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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북한 경제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인터뷰] 2018년 연재 필진 토지+자유연구소 조성찬 통일북한센터장

강동석 기자   기사승인 2018.03.12  00: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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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대북특사단이 방북하고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한반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한반도 정세가 갑작스런 전환점을 맞은 것이다. 시기에 맞춰 <뉴스앤조이>는 경제적 관점에서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짚어 보는 연재 칼럼을 진행한다. 토지+자유연구소 조성찬 통일북한센터장이 6차례 기고를 통해 남북 분단의 원인과 해소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조성찬 센터장은 중국과 북한 경제특구 토지제도에 관한 연구로 중국인민대학교 토지관리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다. 중국의 여러 경제정책이 북한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생각해, 특히 토지를 중심으로 중국의 사례를 어떻게 북한에 접목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 대북 지원 단체 하나누리의 북한 협동농장 자립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어떻게 북한의 경제문제를 접근해야 하는지 현장감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남북 관계와 북한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이야기, 대북 관계에서 경제문제를 우선해서 다뤄야 하는 이유, 연재 관련 내용 등에 대해 물었다. 3월 8일, 홍대입구역 근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했다.

조성찬 통일북한센터장을 만났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 최근 남북 관계가 호조다. 올림픽 이후로 화해 무드인데, 문재인 정부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솔직히 처음에는 올림픽 때문에 환경이 파괴되는 것이 가슴이 아팠다. 올림픽 같은 국제 대회가 끝나고 나면 유지비가 많이 든다. 이 같은 역효과가 나기도 해서 한국이 동계 올림픽을 꼭 해야 할까 생각해 왔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올림픽을 통해 북한 참여를 잘 유도했고, 이것이 화해 무드로 이어져 정상과의 만남으로 연결되니까 80~90점 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초기에 토론회나 학술 대회에 가면, 진보 학자든 보수 학자든 정부가 남북 관계를 풀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렇게 잘 풀어 가는 것은 뛰어난 기획가가 포섭됐기 때문이 아닐까. 철학과 전략 및 기획의 승리라고 본다.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을 진행하겠다는 파격 행보가 놀라웠다. 10년 6개월 만의 정상회담이다. 세 번째 정상회담인데, 평양에서만 하다가 이번에는 판문점 평화의집 남측 지점에서 한다. 처음으로 북한 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는 것에 의미가 있다. 정부가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

북한 전략도 바뀐 느낌이다. 내가 군사전문가는 아니지만, 핵무기가 완성 단계에 와 있거나 완성돼서 전략이 바뀐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완성되기 전에는 실험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는데, 완성 단계에 와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이를 지렛대 삼아 새로운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3월 9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중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기로 결정했다. 사진 출처 청와대

- 남한 사람들 중 북한의 경제 상황을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을 듯하다. 북한의 경제가 어떤 식으로 흘러왔는지 듣고 싶다.

일반적으로 '북한 경제'라고 하면 춘궁기와 보릿고개 얘기를 한다. 내가 접한 정보에 의하면, 북한은 1960~1970년대 느낌은 아니다. 남한은 북한과 가까이 있지만 북한을 너무 모른다. 이미 북한에는 시장이 보편화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시장을 통해 화폐 거래를 한다.

1990년대 김일성 사망 이후 북한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지 않았는가. 북한의 중앙 집중적 계획경제는 배급제다. 북한은 중앙의 평양에서 영토 끝에 있는 모든 농민과 노동자의 식량이나 생필품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였다. 계획경제가 그런 것인데, 미국의 경제 공세를 비롯해 여러 환경이 겹치면서 중앙정부가 평양만 책임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더욱이 경제를 희생하면서 핵무기도 개발하지 않았나. 민생 경제를 책임질 수 없게 된 것이고, 그래서 결국 나온 전략이 자력갱생이다. 평양밖에 책임 못 지니까 지방행정 단위를 비롯해 기업소, 협동농장을 향해 알아서 살라고 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불법이었던 시장을 합법화했다. 그래야 자립이 가능할 테니까. 기업소도 이제는 국가가 지원해 주지 않고 독자 생존의 길로 들어섰고, 협동농장도 생산자가 일정한 만큼 가져가게 됐다.

협동농장의 경우, 그전에는 모든 생산물이 지방행정과 국가로 갔다가 배급을 받는 구조였다. 이제 생산자가 일정 분량을 갖는다. 처음에는 70%를 국가가 가져가고, 30%를 개인이 가져갔다. 지금은 40%만 국가가 가져가고, 60%는 개인이 가져간다고 들었다. 산업 단지와 같은 개발구도 각 지방에 하나씩 지정해 줬다. 경제봉쇄 때문에 해외 투자 유치 등 진척이 안 되고 있지만, 해외 자본 유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인프라를 깔고 제도들을 열어 주고 있다. 시장화가 많이 됐다.

- 대북 문제를 대할 때, 특별히 정치보다 경제를 다뤄야 할 이유가 있는가.

북한 정부의 핵심 욕구는 체제 보장이다. 정치적 주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말이다. 한국에서 북한의 정치적 권력이 어떤 식으로 비대칭인지, 누구에게 비리가 있고 누가 총살을 당했는지를 언급하면서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있을까. 저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행위다. 예를 들면, 아파트 내 이웃하는 A호와 B호 간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기가 관할하는 영역에 누군가가 와서 질서를 무너뜨리거나 훼손하는 일은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북한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하나의 국가로 봐야 한다. 남북 간 특수 관계가 있지만 UN에 동시 가입했기에 동등한 국가로 보고 경제협력을 하면서 통일로 가야 한다. 그래서 북한의 정치 문제보다 경제문제에 더 우선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치 문제를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다. 북한의 공식 이름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이름이 실제적으로 그 내용을 보여 주지는 않지만, '민주주의'와 '공화국'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나라명으로 쓰고 있다. 즉 북한도 민주화가 되고 진정한 의미의 공화국 체제로 발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남한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먼저 북한의 경제가 발전하고 자립하게 돕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내부에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될 것이다.

- '통일이 꼭 필요한가'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통일이라는 의미를 조금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다양한 주체들의 개성을 무시하고 하나로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시대적으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남북한이 하나가 되는 것보다 남북한의 지방정부가 자치권을 갖고 경제적 자립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통일이 진행되면 좋겠다.

통일을 목적론적으로 많이 얘기하는데, 무엇보다 양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통일해야 한다. 대부분 통일을 '목적'으로 이해하지만, 나는 '결과'라고 본다. 서로 상생하면서 좋은 협력 관계가 유지됐을 때 몇십 년이 지나서 "통일하자"고 말할 수 있다고 본다. 통일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은 후세대 몫이다.

조성찬 센터장의 글은 3월 말부터 격주 간격으로 6차례 <뉴스앤조이>에 게재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 연재에서 어떤 내용을 다룰 생각인가.

분단이 왜 왔는지, 분단 해소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내 전공 관점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통일보다 그 전 단계로서 평화를 먼저 이야기하고자 한다. 평화 가운데 신뢰 관계가 형성돼야 통일을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으니까. 평화와 관련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언급하고자 한다.

통일한다고 했을 때, 통일의 방식이 중요하다. 중국과 대만은 내전을 치렀다. 남북한과 유사한 사례다. 이들이 추구하는 방식을 살펴보려 하고, 중국과 홍콩의 일국 양제에 대해서도 우리가 배울 게 없는지 보면서 평가해 보려 한다. 통일 방안과 관련한 내용도 살피면서, 통일 헌법 등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특히 토지 재산권을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상생 방법인지 다루려 한다.

- 기독교인이 북한 문제에 귀 기울여야 할 이유가 있다면.

기독교가 한국 사회에서 끼친 부작용이 크다. 보수 기독교는 북한을 악으로 규정하는 색채가 강하다. 이게 한국교회에 좋은 것인가. 통일 한국으로 나아가는 시대에 기독교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 주는 것이 한국교회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확히 알아야 한다.

기독교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 많다. 북한을 개방적, 긍정적으로 보는 교회와 기독교인이 많다면 적극적으로 민간 차원에서 지원하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 하나누리에서 북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원금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교회의 선한 의지가 모여서 큰 재원이 마련된다. 이를 건강한 대북 시민단체에 지원해도 되고 교회가 직접 나서서 북한의 한 마을이나 한 지역과 매칭해서 도울 수 있다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한국교회가 새로워질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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