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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총신대에 용역을 불렀나

총장도 직원도 "고용한 적 없다"…학생들 "학교 도움 없으면 진입 불가"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8.02.27  19: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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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2월 25일 밤 10시께, 총신대학교 종합관을 지키던 학생들은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성을 목격했다. 총신대는 캠퍼스 전체가 금연 구역인데다가 학교 분위기상 공개 장소에서 담배를 피울 학생이나 교직원은 없기에,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은 곧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용역'인 것을 알아차렸다.

학생들은 다급하게 종합관 출입구들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용역들은 학생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종합관 지하 보일러실에서 올라왔다. 올라오려는 용역들을 막다 학생 몇 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고, 입구를 막아 놓았던 책상 몇 개가 부서졌다.

그 와중에 경찰이 출동했고, 김영우 총장은 경찰과 함께 약 72시간 만에 총장실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용역들은 이후 학교를 떠났다. 학생들은 "용역 직원들은 운동을 했는지 체격이 매우 건장하고 덩치가 컸다. 다수의 학생이 용역들에게서 술 냄새를 맡았다"고 전했다.

용역 19명이 총신대 본관에 진입한 모습. 총신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경비업법에 따르면, 용역 20명 이상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전문 업체에 의뢰해야 하고 배치 48시간 전까지 관할 경찰서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2월 23일 총신대에 나타난 용역 직원은 총 19명이다. 전문 경비 업체를 고용하거나 사전에 신고할 필요가 없는 최대 인원을 고용한 것이다.

총신대 학생들은 김영우 총장이 총장실을 빠져나가기 위해 자신을 따르는 직원들을 통해 용역을 고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용역들이 보일러실 문을 열고 올라올 때 학교 직원이 같이 있는 모습을 봤다는 일부 학생의 진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용역을 동원하지도, 돕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팀장급 이상 직원들이 2월 26일 발표한 입장문에는 "학생 제지를 위해 동원된 19명의 용역 업체 직원들에 의해 발생한 집기 손상 및 학생 무력 제지 사건과 관련하여 심각한 유감을 표명하고, 직원들은 용역 업체를 동원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또한 용역 업체 동원에 대해 책임 있는 설명을 분명하게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고 되어 있다.

학생들은 직원들 말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종합관을 지키고 있는 신학과 휴학생 김 아무개 씨는 2월 2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보일러실 문을 누가 열어 줄 수 있을까. 그날 팀장급 이상 직원 두 명이 '주일날 점거한다더니 왜 오늘(토요일) 점거하느냐. 이러면 안 된다'면서 화를 내고 사라졌다. 그 후 용역이 나타났다. 우리는 직원들이 개입했다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27일 오전, 종합관 진입을 시도하려는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면서도 "아무리 그래도 신앙인인데 용역은 아니지 않느냐. 그것도 우리 학교 보안 구역을 열고 들어왔다. 그럼 어떻게 된 것이냐"고 소리치며 시치미 떼지 말라고 했다.

김영우 총장 귀가 후, 용역 직원들이 건물을 나가는 장면. 총신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재단이사회 관계자는 2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김영우 총장은 용역을 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총장실을 빠져나가기 위해 경찰에 신고했을 뿐, 용역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그는 "마침 경찰에 신고한 그 시점에 용역들이 들이닥쳤다. 타이밍이 그렇게 된 것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고 해야 한다. 19명 가지고 무슨 총장을 구출하나. 경찰도 (그 인원으로는) 구출조를 할 수 없다는 걸 알더라"고 말했다.

그럼 누가 용역을 불렀느냐고 묻자, 그는 "다른 목사님 한 분이 자기 동생들을 부른 것이다. 정식 경호로 하면 절차가 복잡해지니 적은 사람들을 보낸 것이다. 교무처 안에는 학적부, 기밀 사항 등이 들어 있는데, 학생들이 그곳을 점거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건물 경비 목적으로 부른 것"이라고 했다. 그 목사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제3자가 총신대 교무처 경비를 위해 개인적으로 19명을 고용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한 직원은 "교무처는 직원이 지켜야지 왜 용역들이 거기를 가느냐"면서 교무처 경비를 위해 용역이 고용됐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총신대 학생들과 용역 업체 직원들이 충돌하고 있다. 총신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난생 처음 용역을 본 학생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종합관을 지키고 있는 김 씨는 "용역이 올 거 같다고 말은 들었지만 진짜 올 줄 몰랐다. 그날 용역을 겪은 학생들은 한숨도 못 잤다. 어떤 학생은 캠퍼스를 나가는데 검정 카니발이 뒤따라왔다고 하더라. 이제 학생들이 카니발만 봐도 무서워한다. 나도 그때 생각만 하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다. 이런 곳에서 신학을 배웠다는 것 자체가 비참할 정도"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학교에 조만간 대규모 용역이 투입된다'는 소문이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경찰에서 용역 90명이 학교에 올 건데, 그전에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해 줬다"고 했다. 재단이사회 관계자에게 이에 대해 묻자 "처음 듣는 얘기"라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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