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상담 전문가이자 목사로 지내면서 여성 청년 세 명을 성추행한 부산 이 아무개 목사. 이 목사는 이미 두 차례 성추행을 인정하고 교회 문을 닫은 전력이 있고, 몇 년 후 교회를 다시 열었다가 또 성추행을 저질렀다. 이 목사는 기자와의 대화·통화에서, 성추행으로 가기까지 과정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성추행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목사직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목사에게 물어보니 목사직을 내려놓는 방법이 은퇴밖에 없다고 해서 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기사가 나간 후 기자에게 항의 전화했을 때는 "목사 안 할 거니까 (나를) 목사라고 부르지도 말라"고 말했다.

장로교회에서 목사의 임면은 노회 관할이다. 이미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목사직까지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이 목사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부산동노회는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 기자는 2월 26일, 정일세 노회장, 남기룡 부노회장, 최성수 부회록서기와 만나, 이 목사 사건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물어보았다.

정일세 노회장에 따르면, 이 목사는 지난주 노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뉴스앤조이> 2월 14일 자 기사와 MBC뉴스데스크 2월 21일 자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정 노회장은 "이 목사는 (기사 내용에서) 일단 사실이 아닌 것을 얘기했다. 내용 전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기사가 소위 피해자라고 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기사화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부산동노회 임원들은 이 목사 치리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부산동노회 임원들은 한 발자국 물러선 입장을 취했다. 노회 특성상 사법부 판단이 없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 없다고 했다. 정일세 노회장은 "경찰에서 수사가 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기사에 난 것만 가지고는 어떻게 할 수 없다. 우리가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피해자를 직접 만나 어떻게 행동했느냐고 물어볼 수도 없다. 지금 (이 목사가) 자숙하고 있다니까 조금 더 정신이 들면 본인이 뭐라고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미 이 목사가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상황에서 노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남기룡 부노회장은 "우리는 보도 다음 날부터 조치를 취했다. 우리가 일하는 과정을 전부 얘기할 수는 없다. 노회 안에 다양한 논의가 있는데 결론이 나면 취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는 2월 20일 교회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피해자는 보호하고, 가해자는 법대로'라는 원칙을 세웠다. 앞으로 교단에서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면 이 원칙을 적용한다고 했다. 정일세 노회장은 "총회 방안을 참고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기사 내용 외에는 피해자가 누군지도 모른다. 피해자가 노회에 진정서를 내거나 하면 모르겠지만 우리가 피해자를 불러내거나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언론 보도 며칠 뒤 부산동노회 사무실에 직접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가 계속 목사 하게 놔둘 것이냐"고 항의하며 피해자 연락처까지 남겼다. 하지만 부산동노회는 아직까지 피해자 측에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일세 노회장은 2월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처음 듣는 이야기다. 전화 한 통 한 거 가지고 우리가 뭘 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피해자가 자신을 드러내는 게 쉽지 않은데 그걸 감수하고 연락처를 남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 노회장은 "알아보고 연락해 보겠다"고 답했다.

피해자들은 노회가 가해자 목사만 불러 이야기를 듣고 피해자 쪽에는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은 채 이 일을 방관하고 있다고 했다. 피해자 측은 "마치 피해자들이 (진정서를 내는 등) 뭘 하지 않아서 노회가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것처럼 말하는 태도가 안타깝다. 저런 태도 때문에 노회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목사 말만 듣고 피해자들을 2차 가해한 부산동노회 소속 예장통합 청년전국연합회(장청) 임원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묻자, 정일세 노회장은 "당사자들에게 들어 보니 장청은 이번 일과 아무 관련이 없더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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