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동원'에 반발한 총신대 학생들이 종합관을 폐쇄했다. 현재 교직원들의 출입은 제한된 상태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김영우 총장이 학생들과 대화를 거부하고 빠져나가면서, 불똥은 총신대학교 학생들과 직원 사이로 튀었다. 총신대 총학생회와 신대원 비상대책위원회는 김영우 총장이 귀가한 2월 25일 자정부터 '용역 동원'에 반발해 종합관 전 출입구를 폐쇄하고 외부인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직원들은 종합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학생들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용역 업체 직원들은 2월 25일에도 학교에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가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김영우 총장은 학교를 떠나며 총신대 직원들에게 '비상 근무'를 명해, 총신대 직원들은 25일 일요일부터 출근했다. 출근한 직원들은 종합관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문 앞에 모여 앉았다. 이 상황은 26일까지 이어졌다.

한 직원은 "교직원은 '복무'하는 것이므로 출근을 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이 같은 형태의 출근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신관이나 제2종합관 등 다른 학교 건물에 대체 공간을 마련해 이동할 수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정해진 게 없다"고 답했다.

신대원 비대위가 19일 학교 서버 접속을 차단하면서 현재 학사 행정은 마비된 상태다. 이 때문에 총신대는 학사 일정을 1주일 연기했다. 연기된 일정대로라면 26일부터 수강 신청이 진행되어야 하나, 25일부터 종합관 전체 점거가 시작되면서 학사 정상화는 불투명한 상태다.

종합관을 점거 중인 학생들은 학사 정상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용역들의 종합관 출입을 주도 내지 방조한 책임자를 가려내기 전까지는 직원들을 들여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밤, 용역 업체 직원들이 총신대 직원의 도움을 받아 지하 보일러실을 통해 본관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26일 오전 총신대 직원들이 종합관 앞에 모여 있다. 이들은 당분간 '출근' 형태로 계속 이곳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김현우 총학생회장은 "우리는 입학 등 행정 처리를 위해 직원들은 들여보내려 했다. 그러나 어떤 직원이 용역을 불렀는지 가려내지 못한 상태에서 다 들여보내면 어떻게 하겠느냐. (지금은) 한 사람도 믿지 못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공식적으로 용역 업체를 고용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함영용 부총장은 기자와의 대화에서, 학교가 이 상황에서 결재 라인을 거쳐 공식적으로 용역을 고용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용역을 부른 것 자체는 불가피했을 수 있다고 했다.

함 부총장은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나 개인이 그런 상황이 있다 하더라도 똑같이 했을지 모른다. 3~4일 넘게 (총장실에서 나오지 못하는데) 당연히 경찰에 '나 구금됐는데 어떻게 해 달라' (신고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리고 경찰 한두 명으로 되겠느냐. 나 같아도 이런저런 생각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사 행정이 파행하면서 1학기 정상 개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김영우 총장은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사 파행을 장기화해 책임을 학생들에게 돌리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학생들과 학교 측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영우 총장이 총장실을 빠져나간 상태에서, 학사 파행이 지속되면 총장보다는 건물을 폐쇄한 학생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지 않겠느냐며, 학교는 아쉬울 게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쉽게 물러날 분위기는 아니다. 종합관 내에는 이미 1월부터 농성 중인 신대원생들을 비롯해 학부 학생회 임원 등 30~40명이 상주하고 있다. 한 신대원생은 "학생들이 용역을 경험한 후 군대 '전우조'처럼 두 명 이상이 돌아다니고, 집에 가는 사람이 있으면 차로 데려다주는 등 심리적 여파가 있다. 하지만 용역 등장 이후 학생들은 더 똘똘 뭉쳐 종합관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총학생회장은 "종합관 전체 점거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교육부나 총장이 움직이지 않을 것 같다. 나도 학생이다. (빨리 학교를 정상화하고) 개강해서 수업 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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