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하민지 기자] 김영우 총장과 재단이사회의 독주로 촉발된 총신대학교 학내 사태가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분란만 커지는 모양새다. 신대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곽한락 위원장)가 2월 19일 학교 전산실 서버 접속을 차단해 학사 행정 전체가 마비되자, 학생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총신대 학부 총학생회는 2월 21일 오후 3시 사당캠퍼스 본관 1층 대강당에서 현 사태에 대한 상황 설명회를 열었다. 학부생 150여 명과 신대원 비대위원, 학교 교직원 서너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설명회는, 서버 차단에 따른 행정 마비를 성토하는 학부생들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학부생들은 김영우 총장을 규탄하는 마음은 같지만, 자신들의 의사를 정확하게 묻지 않고 서버를 차단한 것에 불만을 쏟아 냈다. 등록금 납부가 확인이 안 되는 학생, 각종 서류를 떼지 못해 진로가 불투명한 학생 등 현실적으로 절박한 상황이 많았다. 지금도 페이스북 페이지 '총신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이런저런 사연이 올라오고 있다.

비대위는 서버 차단 원인이 학교에 있다고 밝혔다. 김영우 총장 측에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기다렸으나 김 총장 측이 전혀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대위 입장을 이해하지만 학부생들 사정도 고려해야 하는 총학생회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교직원들은 학사 일정을 조정한 사항을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에서, 교직원들은 뭘 했느냐고 책임을 묻는 학생들도 있었다. 교직원들은 미처 대비하지 못했다고 답할 뿐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총학생회가 주최한 상황 설명회는 긴 시간 해답 없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뉴스앤조이 하민지

4시간 가까이 이어진 설명회에서도 명확한 대안을 세우지 못했다. 마침 김영우 총장이 조금 전 학교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학생 100여 명은 김 총장이 들어간 본관 2층 기획조정실 앞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들은 복도 찬 바닥에서 저녁 식사를 해결하며, 김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학생들이 밖에서 CCM을 틀고 따라 부르며 김영우 총장을 기다렸지만, 김 총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간간이 김 총장의 의사를 전달하는 김산용 기획조정실장과 유정욱 교수(산업교육학부)가 기획조정실 안팎을 오가며 학생들과 의견을 조율했다.

학생들은 복도에 앉아 저녁 식사를 해결했다. 뉴스앤조이 하민지
김산용 기획조정실장(사진 왼쪽)과 유정욱 교수가 김영우 총장의 의견을 전달했다. 뉴스앤조이 하민지

2시간이 지난 저녁 9시 30분경, 김영우 총장이 면담에 응했다. 그는 총장실에서 대화하자며 기획조정실을 나와 건너편 총장실로 자리를 옮겼다.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각 학과장, 신대원 비대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면담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면담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학생들 의견을 김영우 총장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다시 논의는 공전됐다. 학생들은 녹음이나 영상 촬영, 페이스북 라이브 등을 요구했는데, 김 총장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김영우 총장은 밤 10시 50분경, 내일(22일) 면담을 진행하자는 의사를 전했다. 학생들은 총장실 앞을 봉쇄하고 밤을 새워서라도 김 총장과의 면담을 성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밤 11시 30분 현재, 학생 100여 명이 총장실 앞 복도에서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학생들이 총장실 앞에서 스크럼을 짜고 있다. 뉴스앤조이 하민지
면담에 응하겠다며 잠깐 밖으로 나온 김영우 총장. 사진 제공 총신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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