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선교회가 배포한 유인물에는 정명석 씨를 옹호하는 내용과 법원, 언론을 비난하는 내용이 같이 담겨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기독교복음선교회 총회장 정명석 씨가 출소한 2월 18일, 충남 금산 월명동에서 만난 JMS 홍보팀에게 두 개의 팸플릿을 받았다. 하나는 기독교복음선교회와 정명석 씨에 대한 소개가, 다른 팸플릿에는 오해와 억울함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팸플릿은 4개의 목차로 구성돼 있다. △국내외에서의 성 추문? △기독교복음선교회 '테러 사주'? △정명석 총재 호화 수감 생활? △정명석 총재의 10년형 판결? 순이다. 소제목만 봐도 어떤 이야기를 할지 어느 정도 감이 온다. JMS는 정명석 씨의 성범죄는 없었고, 테러는 교단과 상관없는 우발적인 사건이고, 정 씨가 억울하게 10년간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러를 반박하는 내용 중에는 <뉴스앤조이> 기사도 언급돼 있다. 팸플릿에는 '2012년 <뉴스앤조이> 사건 오보 정정' 이라는 문구가 있다. 문구 자체만 놓고 봤을 때 <뉴스앤조이>가 오보를 냈고, 이를 정정한 것처럼 써 놨다. 마침 바로 옆에 '2015년 1월 <여성조선>*2012년 사건 오보 사과' 표현까지 있어 오보는 기정사실처럼 보인다. JMS는 언론이 진실을 왜곡했다며 억울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뉴스앤조이>는 JMS 관련 기사에 대한 오보를 정정한 적이 없다. 2012년 4월, JMS 탈퇴자들의 양심선언과 정명석 씨에게 상납되는 여신도 나체 동영상 폭로가 있었다. <뉴스앤조이>는 이들의 기자회견을 기사화했다. 이후 JMS 측의 반론도 따로 기사로 실어 주었다. "JMS, '동영상은 여론 몰이 전략'"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기사가 나간 후, JMS 측은 자신들 입장을 좀 더 정확하게 보강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 기사는 애초에 탈퇴자들 주장에 대한 JMS의 반론을 담는 목적이었기 때문에, <뉴스앤조이>는 JMS 측 입장을 반영해 일부 문구를 수정하고 보강해 주었다. 반론을 좀 더 구체적으로 수정한 것을, JMS 측은 '오보 정정'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상대의 입장을 실어 주는 '반론 보도'와 팩트가 잘못돼 기사 내용을 수정하는 '정정 보도'는 엄연히 다르다. 반론 보도를 정정 보도로 잘못 표기해 벌금형을 받은 사례도 있다. 신천지 유관 기관 <천지일보>는 지난해 6월 CBS의 반론 보도를 "오보 인정"이라고 썼다가 1000만 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JMS 관계자는 해석의 차이일 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2월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존 기사 내용 중 잘못된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뉴스앤조이>가 우리 이야기를 들어 준 게 아니겠는가. 만약 오보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했을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했다. 당시 기사가 잘못된 게 아니고 반론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반영해 준 것이라고 설명하자 "해석의 차이다. 우리는 그렇게 (오보 정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론권 보장을 '오보 정정'이라고 한 기독교복음선교회. 이단 전문가들은 "내부 결속을 다질 목적으로 팸플릿이 제작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팸플릿에는 정명석 씨 성 추문을 방영한 SBS '그것이알고싶다'를 지적하는 내용도 있다. 그것이알고싶다는 1999년 '구원의 문인가, 타락의 빛인가-JMS' 편을 시작으로 6차례 JMS를 다뤘다. 팸플릿에는 "음성변조와 틀린 자막으로 시청자와 선교회를 우롱했다. 시청률을 노린 자극적이고, 악의적인 방송 때문에"라고 나와 있다. 또 2007년 SBS가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을 위반해, 2010년 9000만 원 손해배상을 받았다는 내용도 있다. 마치 방송 내용이 잘못돼 JMS 측에 돈을 지불한 것처럼 보인다.

SBS 홍보팀 관계자는, 손해배상은 방송 내용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방송 내용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JMS와의) 소송 과정에서 합의가 있었다. (그것이알고싶다) VOD를 판매하지 않기로 합의했는데, 내부 실수로 판매가 됐던 모양이다. 자세한 액수는 말해 줄 수 없지만, 일부 금액을 배상한 건 맞다"고 말했다.

JMS 관계자는 그것이알고싶다의 방송 내용이 잘못됐기 때문에 VOD를 못 파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SBS 측은 "JMS 주장처럼 방송 내용이 허위거나 날조된 건 아니다. 정정해야 할 부분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단 전문가들은 정명석 씨 출소를 계기로 JMS가 활발히 활동할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 제공 CTS기독교텔레비전

JMS가 배포한 팸플릿은 "저희들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 주십시오"로 시작해 "더 이상 10만 성도가 한 맺힌 마음으로 살지 않게 해 달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JMS는 정명석 씨 출소 시기에 맞춰, 이 팸플릿을 종교 매체와 언론사 종교 담당자를 만나 배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장통합 전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최삼경 목사는 "법원의 객관적인 판단이 이미 나왔다. 저들의 주장은 주관적인 변명에 불과하다. (팸플릿은) 내부를 단속하기 위한 하나의 수법이다. (팸플릿이) 외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장합동 전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진용식 목사도 "내부 단속용이다. 신도들은 여전히 정명석 씨가 억울하게 옥살이한 것으로 안다. 현재 JMS는 3만 명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명석 씨 출소에 따라) 앞으로 활발히 활동할 텐데 미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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