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세월호 추모 공원이 안산 화랑유원지에 조성된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2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산 지역 추모 공원은 현재 정부 합동 분향소가 위치한 곳(화랑유원지)에 희생자 봉안 시설을 포함해 조성한다"고 밝혔다.

안산시는 추모 공간 조성을 위한 50인 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계획과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제 공모를 진행해 친환경 디자인으로 공원을 설계하고, 화랑유원지를 리모델링해 지역 주민들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화랑유원지에 있는 정부 합동 분향소는 올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 이후 철거할 것으로 보인다. 제 시장은 "4주기 때 합동 영결식을 거행하고 이후 정부 합동 분향소와 주변 시설물을 철거하도록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했다. 분향소를 제외한 세월호 관련 모든 시설물은 2월 20일부로 정비하겠다고 했다.

제종길 시장은 "지금은 힘든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의견이 다르더라도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해 그리고 더 큰 우리의 미래를 위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길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제 시장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한 전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데 긴 시간이 흘러 굉장히 아쉽지만 그럼에도 첫발을 내딛을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추모 공원을 통해 아픔과 갈등이 치유되고, 과거를 기억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단체가 주관한 공모전에서 수상한 416안전공원 조감도. 세월호 가족들은 모든 시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 공원 형태로 만들자는 입장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지난해 6월 30일, 안산시가 416안전공원 부지 결정 유보한다고 발표하고 있는 제종길 안산시장. 안산시는 그동안 지역 주민 반대를 이유로 공원 조성을 연기해 왔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세월호 가족들은 소식을 반기면서도 정부가 너무 오랜 시간을 허비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416안전공원은 2015년 제정된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세월호 참사 추모 시설을 일반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 공원으로 조성하자며, 그간 정부와 안산시, 세월호 가족들이 논의해 왔다.

세월호 가족들은 추모 공원을 '416안전공원'으로 명명하고, 희생자 304명을 기리고 한국 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참사를 기억하며, 재발 방지와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일부 지역 주민이 거세게 반대하면서, 정부는 공원 조성을 차일피일 연기했다.

단원고 2학년 5반 창현 엄마 최순화 씨는 "이번 제종길 시장의 발표가 가족들에게는 기쁜 소식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진작 했어야 할 일을 너무 늦게 추진했다. 조성 계획이 연기할 때마다 가족들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안산시가 세월호 추모 공원을 제대로 조성하는지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단원고에서 교실을 뺄 때, 정부와 지자체는 가족들과의 약속을 어겼다. 이번에도 안산시가 세월호 관련 시설을 철거하는 일에만 서두르고 공원 조성은 계속 연기하지는 않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단원고 2학년 8반 시찬 아빠 박요섭 씨도 화랑유원지에 416안전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발표를 환영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공원 조성을 놓고 지역 주민 간 갈등이 발생할 때마다 안산시는 방관해 왔다. 단원고 기억 교실 때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씨는 "그동안 시가 너무 멀리 돌아왔다. 더 이상 공원 조성을 연기하지 말고 일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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