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강남순 교수(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신학대학원)가 명성교회로 촉발한 대형 교회 세습 문제를 분석하는 글을 썼다.

강 교수는 2월 8일 <시사IN>에 기고한 글에서 김삼환 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손을 얹고 안수하는 장면을 세습의 정점으로 꼽았다. "하늘의 '아버지(하나님)'가 '아들(예수)'에게 신성한 전권을 준 것처럼, 땅의 '아버지' 목사가 '아들' 목사에게 안수를 함으로써 반反종교적 세습이 신성한 종교적 행위로 전이되는 세탁 과정이 이루어진다"고 해석했다.

경제·정치·종교 권력이 집중돼 기업화한 대형 교회의 부자 목사를 보며, 강 교수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개념을 상기했다. 그는 "악은 악마적 품성을 지닌 존재에 의해서가 아니라, 바로 이 비판적 사유의 부재를 통해 창출되고 지속된다"고 했다. 맹목적으로 순종하면서 '아멘'으로 화답하고 지지하는 '평범한' 이들이, 위계주의적 가치관과 권력에 대해 비판적 사유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진정한 종교는 '아멘'만이 아니라, 종교의 사유화와 다양한 혐오 정치에 '아니요'라는 비판적 저항을 통해서만 성숙해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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