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신대원 비대위는 2월 19일, 학교 서버 접속을 차단했다. 전산실 앞에도 의자를 쌓아 다른 사람의 접근을 막았다. 뉴스앤조이 하민지

[뉴스앤조이-하민지 기자] 김영우 총장과 재단이사회 퇴진을 요구하며 본관 전산실을 점거한 총신대 신학대학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2월 19일 새벽, 전산실 서버 접속을 차단했다. 서버에는 학생 데이터베이스가 보관돼 있어, 서버 접속을 차단하면 재학생 등록부터 수강 신청까지 대부분 학사 행정이 마비된다. 20일 오전 10시 현재 홈페이지도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총신대 홈페이지는 현재 접속이 불가능하다. 온라인 페이지 갈무리

총신대 직원들과 학생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19일 시작한 등록금 납부와 20일 수강 신청, 학자금 대출, 기숙사 입사 신청, 휴학 및 복학 신청 등이 모두 불가능한 상태다. 학생 데이터베이스를 보관하고 있는 서버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근로장학금 지급은 1개월가량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이번 서버 접속 차단의 책임이 학교 측에 있다고 했다. 이들은 2월 1일, 김영우 총장 측에 △최 아무개 학생 관련 입시 비리 전모 공개 및 관련자 형사처벌 △신학대학원위원회 회의록 조작 전모 공개 및 위원 전원 해임·형사처벌 △최근 단행한 교수들의 보복성 인사 철회 △총회 직영 신학대학으로의 정관 복원 및 재단이사회 전원 사퇴 △김영우 총장 퇴진 및 처벌 등을 요구하며 "2월 6일 오후 1시까지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시, 즉각적으로 전산실 장비들을 셧다운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곽한락 비대위원장은 2월 19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서버 차단에 대한 비신학과 학부생들의 반대 의견을 배려하기 위해 약 2주간 의견 수렴을 거쳤다고 말했다. 곽 비대위원장은 "(서버 차단을) 욕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등록해 봤자 후배들이 뭘 배우겠나. 나에게는 이게(총장 퇴진 운동) 참공부요, 참사역이다. 처벌을 받는다면 교도소에 갈 각오도 돼 있다"고 말했다.

총신대 학생들은 1월 29일부터 전산실을 점거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학부 총학생회는 이날 서버 차단이 사전에 조율된 것이 아니라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는 같은 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서버를 내리는 시기를 학부 임시총회 이후 결정하는 것으로 비대위 측에 전달했으나 오늘 상황은 갑작스럽게 벌어졌다. 총학생회는 김영우 씨와 재단이사회 사퇴를 촉구하는 비대위 행보에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지만, 학부 전체가 피해를 입는 상황에는 대처해 가겠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21일 오후, 학부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응 방안을 결의할 임시총회를 열기로 한 상태다.

<뉴스앤조이>는 이날 서버 접속 차단과 관련한 김영우 총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총장실을 찾았으나, 회의 중이고 미리 약속을 잡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를 만날 수 없었다. 다만 재단이사회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는 더 이상 인내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경찰 동원은 김 총장에 대한 여론을 악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러면 무슨 방법이 있나. 학교가 (대처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이사회는 학교가 뭐하고 있냐고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끌려 나갈 각오로 김영우 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며 경찰 동원에도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곽한락 비대위원장은 "(학교가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총장실·교무처·학생처가 모여 있는 본관 건물 전체를 폐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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