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기독교복음선교회 JMS(Jesus Morning Star)는 2018년을 '희망과 기쁨의 부활의 해'로 명명했다. 총회장 정명석 씨(73)가 10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해를 '부활의 해'로 표현한 것이 의미심장하다.

정명석 씨는 여성 신도 네 명에게 성폭력을 가한 사실이 인정돼 2008년 열린 1심에서 징역 6년, 항소심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2009년 대법원에서 항소심이 확정돼 감옥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교계는 JMS가 정명석 씨를 재림주이자 메시아로 섬긴다며 이단으로 규정했다. 수많은 기독교 계열 이단 중 하나인 JMS가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 건 정 씨의 성폭력 때문이었다. 탈퇴자들은 정 씨가 자신을 메시아로 믿는 여신도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저지르고 있다고 폭로했다.

정명석 씨는 1999년부터 다수의 성폭행 혐의로 수사기관의 내사를 받던 중 대만으로 도주한 뒤 홍콩·중국을 전전하며 도피 행각을 벌였다. 2003년에는 한국 검찰의 요청으로 인터폴 적색 수배 대상에 올랐다. 홍콩에서 중국으로 도피한 그는 2007년 5월 중국 공안에 체포됐고, 이듬해 2월 한국으로 강제송환됐다.

'희대의 색마色魔'라고 표현될 정도로 정명석 씨의 여신도 성폭행은 엽기적이었다. 10년 전 사회 분위기로 볼 때, 성 문제로 징역 10년을 선고받는 건 드문 일이었다. 준강간·강제추행·준강제추행·강간치상죄 등이 적용됐다.

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 총재가 10년 형을 마치고 2월 18일 출소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정명석 씨는 2월 18일, 10년간 복역을 마치고 대전교도소에서 출소했다. <뉴스앤조이>는 당시 법원이 작성한 판결문과 당시 정황을 토대로 왜 그에게 10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는지 살펴봤다.

"메시아처럼 따르던 피해자들
항거 불능 상태 이용해 성폭력"

2009년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한 사건은 정명석 씨가 한국에서 저지른 성폭력이 아니다. 모두 그가 해외 도피 중일 때 가한 성폭력이다. 판결문에 등장하는 피해자는 다섯 명. 이들 중 법원이 최종적으로 피해를 인정한 사람은 네 명이다.

판결문을 보면, 피해자들은 정명석 씨를 "메시아라 믿고 그의 절대적인 권위에 복종"했다. 재판 과정에서 정 씨는 법정 진술, 자필 진술문 등을 통해 자신이 메시아가 아니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이는 형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을 뿐, 실제로 신도들은 그를 이 땅의 재림주 메시아라 믿고 있었다.

피해자 A와 B는 자매다. 정명석 씨는 도피 생활 초기 2003년경 A와 B를 홍콩으로 불러들였다. 정 씨가 아무에게도 홍콩에 간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자, 자매는 부모를 속이고 출국했다. 정 씨는 그의 절대 권위에 복종하던 자매를 자기 성욕을 해소하는 데 이용했다.

정명석 씨는 두 사람을 차례로 성폭행했다. 정 씨는 검찰 조사에서, 두 사람을 홍콩으로 불러 방에서 안마를 받고 양 옆에서 팔베개를 하고 눕도록 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강간 사실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 씨와 변호인의 주장이 합리적이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두 사람이 "항거 불능" 상태였다는 점을 적시했다. 판결문에는 "피해자들이 메시아로 여기며 그 권위를 절대적으로 신봉해 오던 피고인과의 관계나, 피해가 일어난 아파트에는 정명석을 신봉하는 소수의 신도밖에 없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심리적으로 반항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나온다. 법원은 정명석 씨의 준강간(사람의 심신 상실 또는 항거 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해 성립하는 범죄 - 기자 주) 사실을 인정했다.

인터폴에 적색 수배 중이던 정명석 씨는 2003년 7월 홍콩 이민국에 구속됐다. 이후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정 씨는 배를 타고 중국으로 밀항했다. 피해자 C는 중국에서 2006년 4월경 정명석 씨를 만났다. 정 씨는 이때 C와 단둘이 목욕탕으로 가, C에게 속옷을 벗으라고 강요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

재판부는 정명석 씨가 C에게 한 행위는 강간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C 역시 A·B와 마찬가지로 정 씨를 메시아로 믿고 있었고, 정 씨가 피해자에게 언행으로 협박을 가한 점 역시 피해자의 항거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과 협박이라고 했다.

1심에서 징역 6년
2심에서 10년으로 증가
성폭력 손해배상 이력도

정명석 씨 재판 과정을 보면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1심에서는 피해자 세 명에게 가한 성폭력만 인정돼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또 다른 고소인 D의 피해 역시 인정해, 정 씨에게 4년을 얹어 10년을 선고했다.

D는 2001년 말레이시아에 머무르던 중 추행을 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명석 씨는 "의학박사 자격증도 있고 하나님을 통해 검사해 주니 너희들에게도 (부인과) 검사를 해 주겠다"며 D를 추행했다. 1심 재판부는 "정명석 씨가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협박을 가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발생 당시, 주위에 있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자가 정신적 혼란이 가중돼 반항이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명석 씨가 특수 지위에 있는 종교 지도자라고 믿는 회원을 상대로 성 접촉을 한 점, 피해자들이 비교적 어린 나이였던 점 등을 볼 때 정 씨가 고령(당시 63세)이라 하더라도 1심보다 중한 형을 내려야 한다"며 10년을 선고했다.

정명석 씨는 10년 형을 선고받은 것 외에도, JMS 탈퇴 여성 두 명에게 성폭력을 가한 사실이 인정돼 손해배상한 사실이 있다.

정명석 씨는 한국에 있을 때도 여신도 성폭행이 법원에서 인정된 적 있다. JMS 탈퇴 여성 7명은 2000년, 정 씨에게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소송은 무려 8년간 지속된 끝에 정 씨와 합의한 4명, 공소시효가 만료된 1명을 제외한 2명에게 각각 1000만 원과 5000만 원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언론 보도와 판결문에 따르면, 정명석 씨는 자신을 메시아로 믿게 하고, 그 믿음을 이용해 성욕을 채운 성범죄자다. 하지만 JMS 신도들은 정 씨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했다고 믿고 있다. JMS가 제작한 팸플릿에는 "언론과 방송이 조성한 여론의 영향을 받은 종교 편향적 재판, 증거 없는 자유 심증주의에 의한 편파적 판결", "유죄의 결정적 증거는 없고, 무죄를 입증할 증거는 철저히 배제된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이 무시된 결과"라고 써 있다.

2012년 여신도 '나체 동영상' 파문
"감옥에서도 편지로 '상록수' 지명"
이단 전문가들 "JMS 포교 주의해야"

JMS는 2012년 다시 한 번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JMS 핵심 간부로 활동했던 탈퇴자들이 2012년 3월 기자회견을 열고, 정명석 씨가 감옥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JMS에서 26년간 활동한 조경숙 씨는 JMS 내 다양한 여성 그룹이 존재하고 정명석의 신부로 준비된 여성들을 '상록수'라고 부른다며 "JMS는 한마디로 섹스교"라고 폭로했다.

이들은 JMS가 여성들 프로필을 정명석 씨에게 보내고, 정 씨가 감옥에서 자필 편지를 보내 직접 상록수를 선발한다고 말했다. 탈퇴자들이 공개한 프로필에는 후보 여성이 비키니를 입은 사진과 신상 정보가 적혀 있다. 이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다.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영상에는, 젊은 여신도들이 나체 상태로 정명석 씨를 "주님", "여보" 등으로 칭하며 교태를 부리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JMS는 일부 여신도가 영상을 자체 제작한 것이지, 교단 차원에서 관여한 적이 없고 이 영상을 정명석 씨에게 보낸 적도 없다고 했다. 이들은 탈퇴자들이 여론 몰이를 위해 영상을 이용했을 뿐, 성상납의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명석 씨는 대전교도소 입구 안쪽에 미리 준비된 차량(맨뒤 은색 외제차)을 타고 빠져나왔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하지만 탈퇴자들과 이단 전문가들은, 정명석이 출소하면 다시 성범죄를 저지를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JMS 사무국장을 역임했던 김진호 씨는 "상록수로 뽑힌 여성들은 정명석이 출소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정명석이 출소하면 똑같이 범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에서도 JMS의 폐해는 심각하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일본의 사이비 종교 연구 전문가 카와시마 켄지 박사도 "정명석 씨의 성범죄는 교리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재범의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JMS 신자들은 일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5월, 한 뉴질랜드 언론은 JMS가 학교·쇼핑몰 등지에서 젊은 여성을 모집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정명석 씨를 따르는 미국인, 호주인의 간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교계 이단 전문 매체들은 JMS의 포교를 주의해야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현대종교>는 정 씨의 출소를 앞두고 그가 교주로 있던 기독교복음선교회가 정 씨에게 데려가기 위해 다시 키 크고 예쁜 여대생을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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