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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명성교회와 다르다"는 교회들

군산 지역 세습 완료 및 진행 교회 취재해 보니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8.02.05  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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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인구 27만의 중소 도시 전북 군산. 군산 사람들은 "인구 대비 교회가 가장 많은 도시로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얘기가 있더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한다. 정식 등재된 적은 없지만, 소문이 이해가 갈 정도로 군산에는 교회가 많다.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자가 건물을 가진 교회가 대부분이다. 군산을 돌아다니다 보면 200m도 못 가 교회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말, 군산 지역 교회 3개가 세습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라는 제보가 각각 <뉴스앤조이>에 들어왔다. 기자는 당사자 목사들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로 이들의 입장을 들어 봤다. 이들은 저마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다며, 자신들의 경우는 명성교회와 다르다고 했다. 부와 권력의 대물림도 아니고, 김삼환·김하나 목사처럼 세습하지 않겠다고 거짓말한 적도 없다고 했다. 

물론 명성교회 같은 교인 수 수만 명 메가처치를 물려받는 것과 상대적으로 작은 교회를 물려받는 것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요즘같이 임지도 없고 개척도 쉽지 않은 때, 아버지가 담임목사라는 이유로 아들이 혜택을 받는다면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세습한 아들 목사 중에는 이런 현실도 알고 있어서 더욱 고민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군산에 있는 ㄱ교회는 지역과 교단 내에서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한다. 미담으로도 소문난 교회다. 그런데 지난해, 아들 목사에게 '청빙 후보 자격'을 주는 안이 통과됐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신축한 ㄱ교회 예배당. 뉴스앤조이 최승현

미담으로 이름 난 ㄱ교회, 
아들 목사 '청빙 후보자'로
아버지 목사 "반대 교인 섭섭
신천지 소행 같기도"

출석 교인 700명 이상으로 알려진 ㄱ교회는, 옛 본당이 좁아 2013년 본당보다 큰 교육관 겸 새 예배당을 지었다. 몇 년 되지 않은 새 건물은 규모 있는 교회라는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ㄱ교회는 지난해 3월, A 담임목사 아들을 '청빙 후보'로 임명하는 교인 투표를 했다. 12표 차로 찬성이 더 많았다. 근소한 차이만큼 반발도 심했지만, 어쨌든 아들 목사는 서류상으로 협동목사, 실질적으로는 수석목사로 2019년 3월까지 2년간 '테스트' 기간을 거쳤다.

세습 의혹이 짙어지자 이를 반대하는 교인 상당수가 ㄱ교회를 떠났다. 한 교인은 "ㄱ교회는 교단 및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교회다. A 목사도 미담으로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됐다. 그런 A 목사가 아들을 청빙 후보자로 세우기 위해 무리수를 많이 뒀다. 몇 달간 '목사 하는 일에 반대하면 하나님 뜻에 거역하는 것'이라는 식의 표적 설교를 해 왔다"고 말했다. 

A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교회는 아직 승계 절차를 밟지도 않았다. 후보자로 해 놓고 2년간 테스트해 보자는 것이다. 맞지 않으면 (아들을) 담임목사 안 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아들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지금까지 사역해 온 걸 보면 어떻느냐는 질문에는 "그 정도면 됐다"고 답했다.

A 목사는 "반대하는 사람들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들이 너무 나가 버렸다. 30년 가르친 교인들이 나를 무너뜨리려 했다. 나와 함께 어려운 시절 지나온 사람들이라면, 인간적으로 끝까지 함께하면서 교회를 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대 교인들에게 섭섭함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들어 보니 신천지가 그렇게 우리 교회를 무너뜨리려고 한다더라. 그 부분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군산 ㄴ교회는 부산 대형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있던 아들 목사를 청빙했다. B 목사는 1년 이상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지난해 11월 결국 청빙을 수락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ㄴ교회, 대형 교회 부교역자 아들 청빙
아들 목사 "나도 세습 반대, 고민 많았다"
"목사 자녀 타이틀보다 개인 역량이 중요"

차로 5분 떨어진 거리에 있는 ㄴ교회. 교인 수 200명 규모의 ㄴ교회는 지난해 11월, 공동의회에서 담임목사 아들 B 목사를 청빙하기로 결의했다. 현재 노회 절차까지 마치고 위임식을 앞두고 있다.

B 목사는 2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ㄴ교회 공동의회 1주일 전 장로들에게 청빙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나 또한 세습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싸웠던 사람이다. 명성교회 세습 관련한 기사도 많이 보고 있다. 세습 문제는 윤리적으로 봤을 때 분명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결정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이런 생각이 없었다면 속된 말로 넙죽 받았겠지만, 고민이 많았다. 공식적으로는 아니지만 여러 번 거절도 했다"고 말했다.

B 목사는 ㄴ교회 청빙 전 부산에 있는 한 대형 교회 부교역자로 일했다. 그는 "솔직히 부산에 있으면 더 좋다. 대형 교회 출신들이 아무래도 목회지 찾는 것도 상대적으로 쉽다. ㄴ교회는 전임 교역자 두 명은 둬야 하는 형편이라, 이들과 나의 사례비 차이가 크지도 않다. 그래도 여기에 온 것은 '교회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마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목사 자녀가 아닌 다른 목사들에게 박탈감을 주거나 기회를 빼앗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어떻게 받아들이냐고 물었다. B 목사는 아버지 영향을 받기 싫어 20년간 스스로 힘으로 목회지를 돌아다녔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개개인에게 주신 탁월성을 받아들이고, 개인이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목사 자녀라고 다 잘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고 했다.

ㄷ교회는 500석 규모의 새 예배당을 건축했다. 지금은 150명 정도가 모인다. 건축 빚 때문에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 부임 두 달차인 C 목사도 세습에 대해 많이 고민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베풀어 준 교인들 때문에 다시 오게 됐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굳이 욕먹으면서 세습? 고민 많이 했다
죄인이고, 할 밀 없지만 지금 목회 행복"

마지막으로 ㄷ교회를 찾았다. ㄷ교회 예배당은 겉에서 보면 500명 이상도 수용 가능할 정도로 크지만, 현재 150명 정도 모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 아버지 뒤를 이어 ㄷ교회 담임이 된 C 목사는 적극적으로 취재에 임했다. 그는 "나도 김동호 목사님 좋아하고, 세습과 관련한 뉴스도 많이 보고 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성경이 뭐라고 얘기하는지도 고민했고, 사회에서도 이슈가 되는데 굳이 욕먹으면서 가야 하는지도 고민했다. 사실 세습보다 '내가 담임 목회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신대원 시절 형들은 '네가 가면 다른 사람들은 기회를 박탈당한다. 안 그래도 요새 임지도 많지 않다'고 말하는데, 할 말이 없었다. 맞는 말"이라고 했다.

C 목사는 "아버지 때 교회 건축 빚이 많이 생겼다. 철근값이 오르면서 건축비가 예상보다 많이 뛰었다. 그런 상황과 겹치면서, 후임자를 모시려면 사택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나도 부모님 돈 빌려서 전세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교회에 부임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묻자, 그는 "내 욕심이다. 어려서부터 교인들을 봐 왔는데, 이분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떻게 신앙생활하면서 헌신했는지도 안다. 이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있었다. 누가 자기 교회 교인을 싫어하겠나. 그래서 계속 갈등했다. 결국 빚을 갚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C 목사는 "미친놈 같겠지만 나는 지금 행복하다. 힘들고 어려워하는 교인들을 내가 돌볼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물론 '그런 열정 없는 목회자가 어디 있느냐', '네가 뭔데 빚을 갚는다고 하느냐'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내가 죄인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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