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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학생들, 김영우 총장 퇴진 촉구 전산실 점거

계속되는 학교 사유화 의혹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8.02.01  20: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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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학생들이 전산실과 열람실이 있는 본관 4층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전산실에는 학교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보관한 서버가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 학생들과 김영우 총장 사이 갈등이 해를 지나며 더욱 격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김영우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1월 29일부터 총신대 사당캠퍼스 본관 4층에 있는 전산실과 도서관 열람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비상대책위 학생들은 전산실을 점거하며 "작금의 총신 사태는 100여 년간 총회 직영 신학교였던 총신을 사유화하기 위해 불법을 넘어 조작까지 감행한 김영우 씨와 재단이사들과 그 부역자들의 만행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전산실에는 총신대 학사·교무 행정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모인 서버가 있다. 만일 학교 서버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입학·졸업·장학·대출 등 거의 모든 행정이 마비된다. 비대위는 서버를 내리지는 않았으나, 1차적으로 전산실 직원들의 컴퓨터에 원격 접속되지 않도록 랜선을 뽑아 놓은 상태다.

2월 1일 현재, 학생들은 4층 열람실에 있던 책상을 활용해 엘리베이터 두 대를 막고, 올라오는 계단에 의자를 쌓아 출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전산실 안에는 총신대 신대원 곽한락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학생 10여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상주하다시피 4층을 지키면서 교회 사역 준비 등 개인 일정도 이곳에서 소화한다. 원래 시위 장소였던 본관 1층은 학부 학생들이 돌아가며 지키고 있다.

졸업 요건 '노회 인준' 삭제하고
총회 특별 강도사 고시 신청하면 '제적'
반발 일자 "초안이었을 뿐" 해명
학생들 "재단이사회 회의록 서명도 조작"

본관 1층에서 단식 농성 천막에 있던 이들이 4층 전산실과 열람실을 점거한 것은 김영우 총장 측이 학생들과 대화할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반대 학생들을 탄압하고 '학교 사유화'를 더욱 가속화한다고 판단해서다.

학생들은 김영우 총장 퇴진과 함께 다음 네 가지를 학교에 요구하고 있다. △총회 직영 신학대학으로의 정관 복원 △신대원위원회 해체 및 회의록 조작자 형사처벌 △재단이사회 이기창 이사 서명 조작자 처벌 △교육부 허위 답변 작성자·보고자 처벌.

공개된 회의록에 따르면, 김 총장과 그 측근 교수들로 구성된 신대원위원회는 1월 19일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신대원 학사 내규 92조(졸업의 요건) 5항 "소속 노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는 항목을 삭제하고, 29조(제적) 9항 "재학 중 강도사(또는 준목) 고시에 합격하거나 목사 안수를 받은 자"를 신설했다.

학생들은 이런 조치가 학교와 교단을 갈라놓고 학생들을 고립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졸업 요건에서 노회 인준을 삭제한 것은 교단과의 관계를 단절하려는 의도이고, 제적 관련 조항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전계헌 총회장) 총회가 마련한 특별 강도사 고시를 신청하는 학생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대원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9조 7항으로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학생 신분에서 벗어난 행위로 인하여 신학대학원위원회에서 퇴학 처분하기로 결의된 자"라는 항목을 만들었다. 김영우 총장을 반대하는 이들을 쉽게 제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공개된 회의록은 초안이었을 뿐이고 2차 3차 회의를 거쳐 문제가 될 규정은 다시 삭제 내지 개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공개된 회의록에 서명까지 완료된 점을 들어,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새로운 회의록을 만들어 '조작'한 것 아니냐며 관련자들 처벌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4층으로 진입하는 계단은 의자와 책상으로 막혀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총신대 이사회가 서명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강하게 일고 있다. 2016년부터 2017년 초까지, 이사 이기창 목사가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참여한 것처럼 누군가 대리 서명했다는 것이다. 총신대 교수협의회는 이사회 회의록 7개에 기록된 이 목사의 서명 감정을 전문 기관에 의뢰했다. 감정평가사는, 최소 4명이 이기창 목사의 서명을 대신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당시 이기창 목사는 건강 악화로 전북 전주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였다. 이 목사가 이사회에 불참하면 의사정족수 미달로 이사회가 열리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사들은 이 목사가 입원해 있는 전주 병원에서 이사회를 열기도 했다. 현재 경찰이 이 내용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학생이 교육부에 예장합동과 총신대학교의 관계에 대해 민원을 넣은 일도 있었다. 총신대는 "본교에는 운영이사회실과 운영이사장실이 원래부터 없으며, (졸업도) 노회 인준과 무관하다"고 교육부에 회신했다. 그러나 총신대 사당캠퍼스 2층에는 재단이사장실과 운영이사장실이 있다. 학생들은 강진상 운영이사장이 운영이사장실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김영우 총장이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한다고 비판했다.

곽한락 비대위원장은 "모든 구성원이 함께 김영우 퇴진을 외치는, 합력해서 선을 이루는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총장 퇴진 시위도 사역"
학부·신대원·일반대학원 연합 시위 계획 중

시위 현장에서 만난 곽한락 비대위원장은, 1월 6일부터 단식을 시작했다가 건강 악화로 두 차례 응급실에 다녀왔고, 어제(1월 31일)도 링거를 맞고 왔다고 했다. 현재는 의사 조언에 따라 전면 단식에서 1일 2끼 금식으로 수위를 조절한 상태다.

곽 비대위원장은 "김영우 총장 측 교수 일부가 우리를 가리켜 '공부도 안 하는 것들이 시위나 하고 있다'고 하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공부 열심히 하는 성적 우수자들이다. 목사·교수라는 사람들이 선지 동산에서 서슴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무리하게 처음부터 점거를 시작한 게 아니다. 2년 전부터 총장 물러가라고 요구해 왔다. 지난해 9월, 김 총장이 2000만 원 배임증재로 기소되면서 수업 거부 등 전면적인 시위에 나선 것이고 단계적으로 절차를 밟아 왔다"고 했다.

또 "교회에서 말씀 가르치는 것도 사역이겠지만, 하나님의 진리를 가르치는 이곳이 바로 서게 하는 것도 사역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을 바르게 세우는 것이 첫 단추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학부생 1600명과 신대원생 1400명, 일반대학원 학생 1000명이 한목소리로 김영우 퇴진을 외치는 연합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곽한락 비대위원장은 "총신대 구성원들이 합력해서 선을 이루면 '우리'라는 의식이 생길 것이다. 그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세상 사람들도 지진 나면 외국에 구호품 보내는데 하물며 주의종들이 같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불의를 외면하면 되겠느냐"고 했다.

1층 천막은 총신대 학부생들이 돌아가면서 지키고 있다. 학생 임원뿐 아니라 일반 구성원들까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전산실 점거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서버 접속이 원활하다면서도 전원이 차단되면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졸업, 신입생 등록, 추가 합격자 발표, 수강 신청, 대출 업무 등이 몰린 2월이 학교로서는 제일 중요한 달이다. 모두 서버가 필요한 일이다. 1차적으로는 우리도 불편을 겪고 있지만 결국 피해는 학생에게 가게 된다"고 말했다. 총신대는 2월 2일 정시 합격자 발표, 2월 7일 졸업식 등을 앞두고 있다.

학생들은 "모든 책임은 불법을 자행하고도 회개하지 않고, 불법을 넘어 조작을 반복하는 학교 측에 있음을 밝힌다"고 경고했다. 비대위는 1차로 2월 22일까지 학생들 요구를 수용하라고 했다. 만일 학교가 학생들 말을 듣지 않으면 서버 전원 차단 혹은 다른 공간에 대한 추가 점거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학부 학위 수여식이 열리는 2월 7일 본관 1층에서 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학생들은 모든 책임이 김영우 총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이 퇴진하지 않으면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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