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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타임즈> 데스크 직위 해제, '보복성 인사' 의혹

사내 질서 문란, 경영자 지시 불이행 명목…기자들 반발 거세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8.01.31  18: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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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타임즈> 사무실 출입구에 노조 성명서와 신동명 기자 직위 해제를 알리는 공고가 함께 붙어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교단지 <기독교타임즈>가 편집권 침해 문제로 경영진과 갈등을 빚다 신문 발행 중단 사태를 맞았다. <기독교타임즈> 송윤면 사장은 편집국장직무대리 신동명 기자의 직위를 해제하고, 편집국장을 채용했다. 기자들은 '언론 탄압', '노조 파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대치하는 상태다.

<기독교타임즈>는 지난해부터 전명구 감독회장을 비판하는 기사를 몇 차례 썼다. 전 감독회장이 선거공약으로 내세우고 설치한 '100만전도운동본부'가 특별 감사 대상이라는 내용, 전 감독회장이 금권 선거를 했다는 증언, 감독회장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 등을 기사로 내보냈다.

<기독교타임즈> 이사회가, 신문 발행 전 감독회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회사 내규를 만들자 이를 비판하는 기사도 썼다. 실제 신문 발행 전 기사를 확인하고 있는 송윤면 사장 모습도 사진으로 찍어 내보냈다.

경영진과 편집국 간 갈등은 해를 넘겨서도 지속됐다. 그러다 1월 19일, 감독회장 선거 무효 판결이 나온 날 감리회 홈페이지에 <기독교타임즈> 편집국장 채용 공고가 올라왔다. 편집국 기자들은 신임 편집국장 채용 사실을 듣지 못한 상태였다.

일주일이 지난 1월 25일, 채용 원서 접수 마감과 함께 송윤면 사장과 전명구 감독회장은 데스크를 봐 왔던 편집국장직무대리 신동명 기자를 직위 해제했다.

이후 송윤면 사장은 1월 29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신동명 기자 앞으로 통보서를 보냈다. 송 사장은 신 기자의 직위 해제 및 기자로서의 모든 직무 정지, 대기 발령을 명했다. 그 사유로 △사내 질서 문란 행위 △경영책임자의 업무상 지시 불이행을 꼽았다.

송 사장은 대기 발령 기간에 신 기자에게 세 가지를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잠언서를 읽고 깨닫는 진리를 보고서로 제출할 것 △시편을 읽고 주 여호와 하나님께 회개하는 마음으로 기도서를 제출할 것(A4 3장) △<한국 언론의 품격>(나남출판사)을 읽고 '<기독교타임즈>의 품격과 기자 윤리'를 확립할 수 있는 방안을 보고서로 제출할 것.

<기독교타임즈>는 신동명 기자를 대신해, 이번 신규로 채용된 장현구 목사가 편집국장을 수행한다고 공고했다. 장 목사는 CBS 종교부 기자 출신으로, 2012년부터 4년간 <기독교타임즈> 편집국장을 지낸 바 있다.

신동명 기자는 사장의 지시가 부당하다면서 1월 30일부터 편집국에서 금식 기도를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신동명 기자 "징계 절차 안 지켜"
기자들도 새 편집국장 거부
신문 발행, 온라인 출고 모두 정지

기자들은 감독회장과 사장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보복성 징계를 당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자들은 한국언론노동조합 기독교타임즈분회 명의로 1월 26일과 30일 두 차례 송윤면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규탄 성명을 냈다.

이들은 "그동안 <기독교타임즈>는 타락한 교권의 공범이었고, 개혁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기자들은 교권 그리고 송윤면과의 투쟁 속에서도,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편집국이 될 수 있다는 소명감으로 일해 왔다. (중략) 그러나 젊음과 소명을 불태운 6명 기자의 헌신은 송윤면과 총무부장 두 사람의 연봉에도 못 미친다. 송윤면의 무능 경영으로 적자 위기에 놓인 가운데 또다시 무능한 언론 적폐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장현구라는 똥지게를 언론 파괴 앞잡이로 채용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동명 기자는 1월 30일부터 항거의 뜻으로 편집국 사무실 내에서 금식 기도 및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1월 31일 <기독교타임즈> 편집국에서 만난 그는 "이번 조치가 절차와 규정을 모두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면 사장은 신동명 기자를 직위 해제하는 근거로 감리회 본부 인사 규정 2장 6조를 들었다. 규정에는 "'직원'의 신규 채용, 승진 임용, 전직, 전보, 겸임, 파견, 강임, 휴직, 직위 해제, 정직, 복직, 해임 및 파면은, 해당 총무·실장·원장의 추천으로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감독회장이 임용한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신동명 기자는 '인사위원회'에서 자신과 관련한 어떤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에 인사위원회를 거쳐 감독회장이 결재해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도, 송 사장이 이를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다른 기자들도 송 사장의 지시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기자들은 송 사장이 "내가 사장 퇴임하면서 신동명 자르고, 나머지 기자들도 다 다른 곳 보내 버리거나 자르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새로 내정한 편집국장 장현구 목사 또한 '낙하산'이라며 그를 편집국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장 목사가 편집국장서리 명의로 직인을 찍어 업무 지시를 내려보냈으나 이 또한 거부했다.

이번 주 신문 발행도 차질을 빚게 됐다. 신문사 경영진이 인쇄소에 "사장의 허락을 받지 않은 신문을 발행하면 대금을 결제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기자들의 온라인판 기사 출고권도 정지했다. 현재 기자들은 온라인 기사를 작성할 수 있으나 출고할 수는 없는 상태다.

송 사장이 신동명 기자에게 보낸 통보. 자택에서 시편과 잠언, <한국 언론의 품격>을 읽어 오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송윤면 사장 "대기 발령은 사장 재량
기자들이 사장 무시하고 말도 안 들어"
기자들은 반발, 신문 휴간 지속될 듯

송윤면 사장은 신동명 기자에 대한 인사 조치가 위법하지 않다고 했다. 1월 31일 <뉴스앤조이>를 만난 송 사장은 "대기 발령은 사장이 재량껏 할 수 있는 것으로, 인사위원회에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대기 발령은 그렇다 치더라도 '직위 해제'는 인사위를 거치게 되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사장 재량이라 문제없다고 답했다.

그는 "기자들이 사장 말을 듣지 않고 인사도 하지 않는다. 하극상이지 않나. 출퇴근 기록 카드도 작성하고, 늦으면 사장에게 사전에 고지하고 취재를 가도 어디 간다고 말해야 하는데, 그렇게도 하지 않았다. 이게 사내 질서 문란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송 사장은 기자들의 편집권을 침해한 적도 없다고 했다. "비판 기사가 나올 때 형식적으로는 신 기자에게 '이쯤하면 됐으니 그만하라. 더 나가면 경영이 어려워진다'고 말한 적은 있으나 실질적으로 간섭하지 않았다. 내가 국어를 잘한다. 띄어쓰기나 오탈자는 더러 지적하고, 행정기획실장을 지내면서 '교리와 장정'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관련 법규도 설명하곤 한다. 그런데 며칠 전 기자들이 내가 신문 오탈자 지적하는 것 가지고 기사 토씨 하나까지 고치라는 것처럼 묘사했다. 말이 안 된다. 이것은 사장에 대한 불손"이라고 말했다.

송윤면 사장이 설명하던 중 "나는 매일 시편을 읽고 있다"면서 핸드폰을 꺼내 성경을 보여 주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기자들을 다 자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순간 화가 나서 그런 말을 했을 수는 있지만 진심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송 사장은 "아주 탁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라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면서 "16층(본부 행정기획실) 사람들이 13층(<기독교타임즈>)으로 오고 싶어하도록 만들자는 뜻을 전달하다 나온 말이라고 했다.

신동명 기자에게 왜 시편과 잠언, <한국 언론의 품격>을 읽어 오라고 했느냐고 물으니, 송 사장은 휴대전화 성경 어플리케이션을 켜 "시편을 읽으면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 은혜가 된다. 143편을 읽다 보면 내 얘기 같다"면서 성경 구절을 보여 줬다. 송 사장은 "읽다가 감동이 오면 (사장에게) 좀 지나쳤다는 거 깨달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국 언론의 품격>이란 책은, 내용은 잘 모르지만 내용을 읽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라는 차원에서 과제를 내 준 것이라고 했다.

송윤면 사장의 해명에 대해, 신동명 기자는 "취재 일정을 공유하지 않았던 것은, 사장이 기자들이 어디 가는지 사전에 인지한 후 정치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저번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다. 기자가 취재원과 약속을 잡고 만나러 갔는데, 취재원이 갑자기 '오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신 기자는 "법률 자문 결과, <기독교타임즈>가 규정과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노동청에 제소하든 민사소송을 가든 이길 확률이 높다는 것"이라면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했다. 그는 편집국에서 계속 금식 기도로 항의하는 한편, 기자들 명의로 독자들에게 기도를 요청하는 등 부당한 명령에 저항할 것이라고 했다. <기독교타임즈>는 한동안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타임즈> 기자들이 31일 발표한 기도 요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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