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교회는 공격적으로 기존 교회 예배당을 매입해 왔다. 360억 원대 부채를 갚지 못하고 경매에서 288억 원에 넘어간 충성교회가 대표적 사례다. 구 충성교회 예배당은 현재 '판교새예루살렘 성전'으로 하나님의교회 본부 역할을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이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하나님의교회·김주철 총회장)에 하늘나루교회 건물을 55억 원에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을 샀다. 하나님의교회는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로, '안상홍증인회' 후신이다. 고 안상홍을 성령 하나님으로, 장길자를 어머니 하나님으로 부른다.

하나님의교회는 무리한 건축으로 빚더미에 오른 교회를 상대로 매매해 왔다. 대표적 예가 판교 충성교회다. 충성교회는 360억 원을 들여 건물을 지었으나, 은행 빚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갔다. 하나님의교회는 2014년 9월, 288억을 주고 건물을 낙찰받았다.

하나님의교회는 기성 교회 예배당을 공격적으로 사들여 왔다. 교회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하고, 십자가를 뗀 자리에 '하나님의교회' 간판을 내건다. 2009년 5곳, 2010년 9곳의 교회 건물을 사들였다. 2011년부터 구입량이 대폭 증가했다. 하나님의교회가 지교회 설립 목적으로 2011~2015년간 사들인 부동산만 93곳에 이른다. 이 당시 새로 문을 연 하나님의교회 지교회 수만 68개였다.

하나님의교회는 교회 예배당만 사들이지 않았다. <뉴스앤조이>가 하나님의교회 148개 건물 등기부 등본을 확인한 결과, 단독 건물 중 절반에 해당하는 50.7%를 기성 교회로부터 사들였다. 49.3%는 일반 건물(예식장·식당·나이트클럽 등)로 나타났다.

하나님의교회가 기성 교회 예배당을 사들이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하나님의교회피해자모임(하피모) 김영한 대표는 1월 2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시한부 종말론'과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2014년 종말이 온다고 믿고 기존 예배당을 많이 사들였다. (하나님의교회에는) 일종의 노아의방주, 피난처 같은 개념이었다. 2014년까지 지교회가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단·사이비 전문 매체 <현대종교> 탁지원 소장은 '우월 의식'과 '선민의식'을 들었다. 탁 소장은 1월 2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하나님의교회는 신도들에게 자긍심과 우월 의식을 심어 주기 위해 기성 교회 예배당을 사들인다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를 선점했다는 선민의식도 있을 것이다. 지역 주민의 의심도 덜 수 있고, 다가가기 수월해 예배당을 매입했을 것"이라고 했다.

하나님의교회 지교회 148곳을 분석한 결과, 절반에 해당하는 50.7%가 기성 교회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왼쪽은 하나님의교회 매입 이후, 오른쪽은 이전 사진. 다음 로드뷰 갈무리

공격적으로 건물을 사들여 온 하나님의교회지만, 2015년 이후로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는 4곳만 사들였고, 2017년에는 하늘나루교회 1곳에 그쳤다.

김영한 대표는 "올 것으로 예상한 종말이 오지 않아서 내부적으로 동요하고 있다. 신도가 줄어들어 성남 지역의 한 지교회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신교처럼 하나님의교회도 무리한 매입에 따른 여파를 감당하지 못할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는 하나님의교회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한 임원은 "인터뷰하게 되면 우리 입장만 어려워진다. 우리 교회에 대해 좋은 점만 관심 가져 주면 모르겠는데, 아마 (총회) 본부에서도 응답하지 않을 거다. 우리의 숨소리만 나도 자꾸 안 좋게 얘기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취재 결과를 시각화해 전국 주요 하나님의교회 지도를 제작했다. 이 가운데 기존 교회를 인수한 곳은 별도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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