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들이 새해에도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신문>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1월 16일 자 <서울신문>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들이 '광고'와 '광고성 기사'로 이미지 세탁을 꾀하고 있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매체는 물론, 주요 일간지와 월간지까지 동원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신문>은 1월 15일,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다. "6·25 참전 당시 참혹함 체험…전쟁 종식·평화 정착 이뤄야"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신천지를 노골적으로 띄워 주는 내용이 담겼다.

이만희 총회장은 인터뷰에서 "오늘날 우리 신천지예수교회보다 더 나은 곳은 없고, 6000년 있었던 어떤 교리보다 신천지예수교회 교리가 몇십 배는 더 낫다", "성경 전권을 육하원칙에 맞게 가르치는 곳은 신천지예수교회다. 말씀 배우려고 많이 오는 것"이라고 신천지를 홍보했다.

A4용지 3장 길이의 기사는 1월 16일 자 <서울신문> 지면에도 게재됐다. 인터뷰 기사는 서 아무개 객원기자가 작성했다. 신천지를 잘 모르는 사람이 기사를 봤다면, 그저 좋은 일하는 종교인 정도로 오해할 소지가 크다. 그러나 신천지 때문에 가정과 교회가 파괴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교계와 사회에서 물의를 빚고 있는 집단의 수장을 인터뷰한 배경은 뭘까. <서울신문> 측은 '광고성 기사'라고 해명했다. 신천지로부터 돈을 받고 글을 실어 줬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1월 23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수익 사업을 위해 기사를 작성한 서 아무개 씨와 계약을 맺었다. 그분이 따로 팀을 이뤄 일을 진행한 거다. 내부적으로도 (이만희 총회장이) 기독교와 갈등이 있는 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고 했다.

그는 "광고성 기사가 나가고, 항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만약 그쪽(신천지)에서 또 (광고를) 제의해 오면, 회사 내부에서 정식으로 논의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주요 일간지 광고국에서 일하는 신 아무개 씨는, 일반 언론사들이 이단·사이비 시비가 있는 줄 알면서도 '돈' 때문에 광고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신 씨는 "당연히 광고료 때문에 실어 주는 거다. 요즘 돈 아니면 안 된다. 딱 봤을 때 냄새나는 기사는 광고비와 협찬이 뒤따른다고 봐야 한다. 이런 광고들은 단가가 낮지 않다. 오늘(23일)도 보니까, 신천지로 보이는 광고가 여러 군데 실렸다"고 말했다.

신 씨의 이야기대로, 신천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가 1월 23일 자 <조선일보>·<동아일보>·<한국일보>에 호소문 형식의 광고를 냈다. "종교 살인 그 배후를 철저히 규명하라"는 제목 아래에는 강제 개종 교육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일간지를 동원한 신천지의 대대적 홍보 작업은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단·사이비 전문가 진용식 목사(안산상록교회)는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작업으로 봤다. 진 목사는 "이만희가 최측근 김남희를 배도자라고 한 다음 쫓아냈다. 내부적으로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보니까 단속 차원에서 광고에 열을 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는 신천지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홍보 관계자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신천지뿐 아니라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하나님의교회·김주철 총회장)도 홍보에 열을 올리기는 마찬가지다. 이만희 총회장의 인터뷰를 실어 준 <서울신문>은 2014~2017년까지 하나님의교회와 관련한 기사 8개를 내보냈다. <서울신문>뿐만 아니라 <동아일보>·<경향신문>·<월간중앙> 등 일반 매체들도 하나님의교회 홍보 기사를 써 오고 있다.

진용식 목사는 교계가 적극 나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 목사는 "하나님의교회가 신천지보다 먼저 이런 방식으로 홍보를 해 왔다. 교계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 8개 교단 이대위 등이 적극 나서 이단의 행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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