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가 강남 예배당 리모델링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갱신위 소속 교인이 반대로 공사는 진행하지 못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배당 개·보수 공사하러 나왔다. 대체 무슨 권리로 막는 건가."
"우리는 교인이다. 리모델링 반대한다. 여기 공사할 시간에 참나리길 예배당부터 환원하라."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사랑의교회 강남 예배당 앞에서 한동안 승강이가 벌어졌다. 1월 17일 오전 9시경, 강남 예배당을 리모델링하려는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측이 ㅅ 업체 직원 6명을 대동한 채 교회 진입을 시도했다. 공사를 반대하는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교인 수십 명이 입구를 막아섰다.

사랑의교회는 전날 갱신위에 리모델링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사랑의교회 서초 예배당 시설관리처 한 아무개 실장은 이날 강남 예배당에 찾아와, 서울고등법원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결정문을 들이밀며 공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결정문에는, 갱신위 김 아무개 집사 등 8명은 업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

갱신위 소속 김성만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도 같은 결정문을 들고 맞섰다. 김 변호사는 "결정문에 나오는 분들은 지금 여기 없다. 결정문에 공사를 집행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기라도 한가. 아직 최종 판결도 안 나온 상태에서 들이닥치는 저의가 뭐냐"며 맞섰다. 김두종 장로를 포함한 교인들은 "서초 예배당부터 공사하라", "오정현 목사가 직접 오라"고 소리쳤다.

몇몇 교인이 오정현 목사를 비판하자, 한 실장은 발끈했다. 그는 "여러분이 오정현 목사님을 공격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하나님이 들어 쓰실 것이다. 지금보다 더 잘되고, 잘나가실 것"이라고 말했다. 교인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쳤다.

결국 한 실장과 ㅅ 업체 직원들이 물러섰다. 한 실장은 기자에게 "제천 참사도 일어났는데 너무 불안하다. 건물이 오래돼서 시설 안전 점검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ㅅ 업체 이사는 "건물 노화는 물론이고 소화 시설도 문제가 많다. 당장 화재가 나면 천장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는다. 손볼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고 말했다.

예배당 리모델링을 놓고 갱신위 교인들과 사랑의교회 측이 공방을 주고받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사랑의교회 측은 안전상의 이유로 리모델링을 한다는 입장이지만, 갱신위 생각은 다르다. 갱신위의 기도 모임 등을 방해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랑의교회는 2015년 3월에도 기습적으로 강남 예배당 공사를 시도한 적 있다. 갱신위가 모임 장소로 사용하던 교육관 천장을 부수고 장의자를 치우고 건물 곳곳에 두께 3cm 철판을 세우기도 했다. 

김성만 변호사는 "안전 점검은 표면적인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관을 부수는 게 대체 안전 점검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철판을 세워 교인들 출입을 막기까지 했다. 리모델링은 갱신위 기도 모임을 물리적으로 막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리모델링을 하는 데 40억에 가까운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안다며, 그 돈으로 서초 예배당 공사 비용에나 보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의 강남 예배당 리모델링 계획은 갑자기 튀어나온 건 아니다. 오정현 목사는 2013년 11월 "제자 훈련의 산실인 강남 예배당을 리모델링해 고 옥한흠 목사 기념관을 건립하고 글로벌 섬김 센터와 다문화 사역의 허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듬해 운영장로회에서 강남 예배당 리모델링 안건이 통과됐다. 2015년 1월 공동의회에서는 이를 위한 예산도 통과됐다.

교회 측은 갱신위를 상대로 강남 예배당 공사 방해 및 분리 예배 금지 가처분까지 걸었지만, 법원에서 각하됐다. 리모델링 계약을 맺은 ㅅ 업체도 갱신위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사랑의교회에 강남 예배당 리모델링 계획이 구체적으로 없으며, 갱신위 교인들이 예배당을 점유·사용하는 것을 불법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랑의교회 측의 강남 예배당 진입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랑의교회는 리모델링을 위해 ㅅ 업체와 36억짜리 공사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갱신위 교인들은 오전 8시부터 예배당 입구를 지켰다. 사랑의교회 측과 ㅅ 업체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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