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름교회는 투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최낙중 목사의 아들을 후임으로 청빙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해오름교회(최낙중 목사)가 세 번 시도 끝에 부자父子 세습을 완료했다. 최낙중 목사의 둘째 아들 최진수 목사가 후임 담임목사로 청빙됐다.

해오름교회는 1월 12일 금요 철야 예배 시간에 공동의회를 열었다. 교인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공동의회는 속전속결로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를 본 최낙중 목사가 "후임 담임목사 청빙 건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한 교인이 일어나서 "원안대로 진행하자"고 말했다. 이어 동의, 재청 의견이 나왔다. 반대 의견이 없자, 최 목사는 "'아니다'고 말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그러면 만장일치로 가결됨을 선포한다. 오늘 저녁 투표하려면 1~2시간 걸릴 텐데, 너무 감사하다. 하나님께 영광의 박수를 올려 드리자"고 제안했다. 교인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일부 청년은 '날치기'라며 반발했다. 예배당을 뛰쳐나온 한 청년은 계단에서 "이게 무슨 교회냐"고 소리를 질렀다. 또 다른 청년은 "어떻게 이걸 만장일치라고 할 수 있는 거냐"고 기자에게 하소연했다.

그러나 대다수 교인은 공동의회 결과에 만족하는 듯했다. 예배당 입구에서 배웅하는 최낙중·최진수 목사와 웃으며 악수하거나 포옹했다. 특히 최낙중 목사는 장로들과 일일이 포옹하면서 "수고 많았다"고 위로했다. 최 목사는 교인들을 배웅하는 내내 환한 표정을 지었다. 기자가 결과에 만족하느냐고 묻자, 최 목사는 "할 말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해오름교회 밖에서는 저녁 8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세습 반대 시위가 열렸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10여 명은 "목사님이 아니라 예수님이 주인 되는 교회를 만들어 달라", "한국교회가 세습 때문에 망하고 있다", "세습을 막아 달라"고 해오름교회 교인들에게 호소했다.

해오름교회 교인들은 세습 반대 시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교인은 지나치면서 "다른 데 가서 데모하라", "당신들이나 잘하라"고 말했다.

공동의회 결과를 들은 교회개혁평신도핸동연대 정상규 집사는 "제대로 된 투표 과정도 없이, 동의 재청만으로 담임목사를 청빙하는 교회가 어디 있느냐.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는 해오름교회 공동의회를 앞두고 세습 반대 시위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대신 총회가 발표한 세습 옹호 입장문이 교회 알림판에 부착돼 있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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