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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권 선거 의혹에도 끄떡없는 전명구 감독회장

"90일 지나면 문제 제기 못 해", 일부 개혁 단체 성명에도 조용한 감리회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8.01.10  16: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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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구 감독회장의 직무를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드러난 자료에 따르면, 전 감독회장이 선거 참모를 통해 제공한 금액은 최소 5600만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감독회장 선거 기간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의 '직무 정지 가처분' 심리가 1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인천연희교회 전 담임목사 윤동현 씨와 전 충청연회 감독 이성현 목사가, 전명구 감독회장이 선거 기간 최소 5600만 원의 불법 금전을 선거권자들에게 제공했다며 12월 말 법원에 신청한 사건이다.

윤동현 씨는 지난해 10월에도 감독회장 직무 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12월 12일, 윤 씨가 이미 교단에서 출교한 목사라는 점 등을 들어 원고 적격 문제로 각하했다.

그러자 윤동현 씨는 이성현 목사와 함께 다시 한 번 가처분을 신청했다. 지난 가처분에서 금품 장부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원고 적격 문제만 따졌던 만큼, 이번에는 금품 장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두 사람은 전명구 감독회장 선거 참모였던 오 아무개 장로(인천연희교회)로부터 나온 5670만 8000원 금전 지급 장부와 이성현 목사 본인의 확인서 및 통장 사본 등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

이날 재판에서 전 감독회장 측 변호사는, 설사 전명구 감독회장이 금권 선거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교단법상 지금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교리와 장정'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법 36조는 "선거법 위반에 관한 고소, 고발은 증거를 갖춘 문서로 총회 특별심사위원회에 제출할 수 있다. 다만, 선거가 종료된 후 90일 이내에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리회가 선거와 당선에 관한 규정은 공직선거법을 준용하고 있는데, 이 법조문을 봐도 두 사람이 문제를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공직선거법 제223조는 "당선 효력에 이의가 있는 정당 또는 후보자는 당선인 결정일부터 3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변호사는 "(공직선거법에 비추어 봐도) 채권자(이성현·윤동현)는 선거 후보자도 아니고 30일이라는 기간도 지났다. 교회법으로나 사회 법으로나 이제 와서 전 감독회장의 당선을 무효화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동현 씨가 같은 소송을 반복해 교단의 질서를 유린하고 있다"면서 재판청구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러나 이성현 목사는 "감독회장 되고 나서 90일만 지나면 온갖 불법을 저질렀어도 상관없다는 얘기인가"라고 반발했다. 그는 재판장에게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기에 재판을 청구하게 됐다"고 했다.

법원은 양측에 1월 31일까지 추가 서면을 제출하라고 했다. 전 감독회장의 직무 정지 여부는 2월 초 결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성모 목사가 감독회장 선거 자체가 불법이라며 2016년 12월에 제기한 선거 무효 확인소송은 1월 12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성 목사는 감리회 선거권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를 진행한 것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에도 전명구 감독회장은 별다른 반응이 없다. 그는 1월 9일 광화문광장에서 "그동안 교회가 실망시켰다"는 피켓을 들고 100만전도운동본부 활동에 나섰다. 사진 제공 기독교타임즈

반복되는 금권 선거 논란,
조용한 감리회
"죄 없는 자 돌로 치라"
두둔 나서기도

감리회 수장이 금권 선거를 저질렀다는 구체적인 정황과 자료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는데도, 감리회 내에서는 이 사건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교단 개혁 단체 새물결·장정수호위원회·바른감독선거협의회 등이 금권 선거 자료가 공개된 12월 이후 세 차례 공개 성명을 발표해 전명구 감독회장의 사퇴 및 사과를 요구했으나, 별다른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감리회 내 단체들은 전명구 감독회장을 두둔하고, 성명을 발표한 단체와 소송을 제기한 이들을 비판하고 있다. 감리회 전국평신도단체장들은 12월 27일 성명을 발표해 "교리와 장정을 준수하고 평신도의 귀감이 되어야 할 목회자가, 공포된 장정을 무시하고 감독·감독회장 선거가 끝난 지 1년 3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교회법을 거치지 않고 사회 법으로 감독회장에 대한 가처분과 본안 소송을 제기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 전국 평신도단체장들은 감리교회의 장정에 위배되는 소송을 즉각 취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중략)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 8:7)'는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나부터 회개하며 '세상 법정에 송사하지 말라'는 고린도전서 6장의 말씀을 실천하여 성경으로 돌아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했다.

이틀 후 12월 29일에는 감리회 원로장로회가 "전국평신도단체장 성명을 적극 지지하고 이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원로장로회는 "감리교회의 부흥과 발전에 저해되는 어떠한 사건과 내용도 배격하며, 특히 교회 내부의 문제를 사회 법에 송사하는 것을 적극 반대하며, 감리교회의 교리와 장정에 위배되는 소송은 즉각 취하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물론 자신의 재판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명구 감독회장을 고소한 윤동현 씨나, 감독회장 선거 때 금품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던 이성현 목사가 순수한 목적을 가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금권 선거는 금권 선거다. 전명구 감독회장의 금권 선거 의혹은 구체적인 자료와 정황이 나온 상태다.

하지만 교단은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다. 감리회 일선 목회자와 교인들의 무관심은 '전명구 감독회장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는 신뢰가 아니라, '우리 교단에서는 흔한 일이지' 하는 자조에 가깝다.

감리회 장정유권해석위원장을 지낸 황광민 목사(석교교회)는 1월 1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감리회 내에서 돈을 쓰지 않으면 당선될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만연한 사실이다. 돈을 쓰지 않으려는 사람은 아예 출마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 목사는 "교단 법에 선거 결과 이의 제기를 30일로 제한한 것은, 결과에 불복해 무차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선례가 많았기 때문이지 덮고 넘어가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문제가 있다면 사회 법정에 언제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 당사자인 전명구 감독회장은 의혹 제기 후 지금까지 한 번의 공식 해명도 없이 직무를 계속하고 있다. 2018년 신년사에서는 "왜 훌륭한 후보자들 가운데 가장 부족한 저를 선택하셨나. 그것은 처음부터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전도와 부흥을 약속하고, 신뢰 속에 부흥하는 감리교회를 공약하였기 때문일 것이다"고 했다.

전명구 감독회장은 1월 9일, 그가 만든 '100만전도운동본부'와 함께 "그동안 교회가 실망시켰습니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광화문 일대에서 노방전도를 했다. 교단 수장 자격으로 기독교 방송 신년 간담회에 출연하고 연합 기관 모임에도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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