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이슬람 반대 운동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서울 대한문에서 열린 동성애 반대 집회.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새해를 맞아 <뉴스앤조이>가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과 연합 기구 단체장에게 한 해 중점적으로 진행할 사업 계획을 물었다. 보수 교단 총회장들은 기존처럼 동성애와 이슬람 반대 운동을 펼치되, 1월부터 시행하는 종교인 과세는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연합 기구 단체장들은 지난해 무산된 '통합'을 강조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전계헌 총회장은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를 중심으로 대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이기도 한 전계헌 총회장은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은 지금 시작하는 한교총 안에서 한목소리로 반대해야 한다. 종교인 과세도 대응해야 한다. 세금을 안 내려고 반대하는 게 아니다. 종교인 과세가 종교를 탄압할 수도 있다. 우려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단 내부적으로는 미자립 교회를 지원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전계헌 총회장은 "교단 내 미자립 교회가 70%가 넘는다. 장래를 내다보면 암담하기 그지없다. 교회도 사회처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가진 것을 서로 나누는 운동을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유충국 총회장도 한교총을 통해 동성애와 이슬람, 종교인 과세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유 총회장은 "가장 논란이 되는 종교인 과세는 일단 지켜볼 생각이다. 만일 (정부가) 교회를 핍박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면 극단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한기총이든, 한기연이든 전부 하나가 돼서 정부에 협력할 건 협력하고, 반대할 건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충국 총회장 역시 교단 내부적으로는 미자립 교회 지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교단 교회 중 75%가 미자립이다. 올해에는 농어촌 교회 500개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이야기도 나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최기학 총회장은 1월 1일 신년사에서 "새해에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자. 소금과 빛이 되어 한국 사회에 생명의 복음을 전하고,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들고 헐벗고 굶주린 이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기자"고 했다.

2019년에 100주년을 맞이하는 3·1절을 맞아 삼일정신을 되살리자고 했다. 최 총회장은 "1919년 당시 기독교인이 1.3%에 불과했지만 독립을 위해 헌신하여 민족과 함께 고난을 받았다. 민족 대표 33인 중 16명, 투옥된 9458명 중 2087명(22%)이 기독교인이었다. 고난을 통해 기독교는 민족 종교로서의 풍모를 지니게 되었다. 한국 최대 종교로 성장한 오늘날 기독교는 삼일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했다.

동성애와 이슬람,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목소리만 있는 건 아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윤세관 총회장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환대해야 한다고 했다. 윤 총회장은 신년사에서 "사회는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예수의 정신을 따라 사회적 약자를 품고, 차별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은 새해에 개신교의 사회적 신뢰도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청빈의 모습을 보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납세의무를 감당하고, 정직하게 재정 장부를 작성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했다.

교계 연합 기구의 통합에는 반대했다. 전 감독회장은 "연합 운동이 하나의 기구로만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수와 진보, 대형 교단과 군소 교단이 자기 색에 맞는 사역을 찾아서 서로 협력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조화를 이루어 나가면 한국교회의 역동성과 스펙트럼을 더욱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보수 기독교계는 정부의 정책에도 적극 관여해 오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성평등이라는 용어 대신 양성평등을 사용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교단장들과 달리 연합 기구 대표회장들은 통합을 1순위 과제로 잡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은 "동성애와 이슬람 문제도 그렇고, 제대로 대응하려면 교계 연합 기구의 통합이 빨리 진행돼야 한다. 적어도 이 문제에 있어서는 각 단체장이 통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엄 대표회장은 "오늘(1월 2일) 청와대에서 총리와 여성가족부장관을 만났다. '양성평등' 용어 사용 문제와 종교인 과세에 대해 짧게 이야기했는데, 잘 협력해 주겠다고 하더라. 종교인 과세도 이왕 시행하기로 결정됐으니, 서로 잘 협력했으면 한다. 어찌됐든 애국·애족해야 한다. 나라가 없으면 종교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이동석 대표회장도 연합 기구 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회장은 "현재로서는 한기총과 하나 되는 게 가장 큰 계획이자 목표다. 대표회장 되자마자 통합추진위원회를 다시 만들었다. 동성애와 이슬람 반대는 현행처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종교인 과세는 정부 정책이니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일단 한기총과 하나 된 다음 다른 사업을 해 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는 대사회적 활동에 방점을 찍었다. 이홍정 총무는 "민족 공동체의 상처 치유와 화해를 위해 4·3사건, 5·18광주민주화운동, 4·16재단과 함께 공동 협력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 에큐메니즘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2019년 3·1운동 100주년에 발맞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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