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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습 반대한 김수원 목사, 노회 재판 회부

고소장과 기소장 유사…재판국원 불참으로 기일 두 번 연기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7.12.26  17: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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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 부노회장을 지낸 김수원 목사가 노회 재판에 회부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명성교회 세습 시도에 법과 원칙을 지키려 한 김수원 목사(태봉교회)가 시린 겨울을 보내고 있다. 세습을 반대한 이유로 노회장에 자동 승계되지 못하고 노회 재판까지 받게 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서울동남노회 기소위원회(신근영 위원장)는 김 목사를 직권남용과 직무 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김수원 목사는 헌의위원장이었을 때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안을 처리해 주지 않은 이유로 고소당했다. 고소인은 명성교회 이 아무개 장로. 이 장로는 김수원 목사가 재판관인 양 행세하며 위임목사 청빙 건에 대한 서류를 처리해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위임목사 청빙안을 노회 정치부로 보내 논의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김 목사가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 장로는 예장통합 헌법 정치 제2편 77조 2항 "노회는 각 당회에서 제출한 헌의, 문의, 청원, 진정 헌법과 헌법 시행 규정과 각 치리회의 규칙에 정한 것에 관한 사항을 접수 처리한다"는 규정을 들며, 김 목사가 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는 "피고소인은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외부 세력과 동조해 한국교회에 대한 외로운 투쟁의 이미지를 갖게 했다. 피고소인 김수원 자신이 마치 한국교회의 마르틴 루터처럼 개혁의 선봉장이라도 된 듯 날뛰는 모습을 행세하고 있고, 교회의 분열을 획책하는 죄과를 더하고 있다"고 썼다.

이 장로 주장대로 김수원 목사는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의 위임목사 청빙안을 노회 정치부로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김 목사 개인의 결정이 아니다. 헌의위원회는 5차 회의까지 가는 끝에 만장일치로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반려했다.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안은 교단이 만든 세습금지법에 위배됐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세습금지법이 유효한지 총회 헌법위원회에 질의했고, 헌법위원회는 세습금지법이 유효하다고 유권해석했다. 

총회 법을 근거로 행정 절차를 밟았는데, 정작 노회는 김수원 목사를 압박했다. 서울동남노회 기소위원회는 김 목사를 기소했다. 기소장을 보면 명성교회 이 장로의 고소장 내용과 별 차이가 없다.

기소장에는 "피고소인 김수원 목사가 헌의위원장 직위를 이용해 직권남용과 직무 유기를 해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 건을 정치부로 헌의하지 않았다. 20일 이상 헌의위원장이 서류를 보관하고 있다가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 건을 노회 서기에 반환했다"고 나온다. 이 장로가 주장한 것처럼 김수원 목사가 헌법 정치 제2편 제77조 2항을 어겼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기소위는 김 목사가 "노회장을 보좌한다"(노회 규칙 9조 2항)는 규정과 헌법 28조 6항(세습금지법)을 빌미로 '헌의위원회 임무'(노회 규칙 제18조 3항)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김수원 목사는, 노회 기소위가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자신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졸지에 피고인으로 신분이 바뀐 김수원 목사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김 목사는 "내가 20일간 헌의안 서류를 관리한 게 아니다. 노회 서기가 위탁 관리했다. 공방이 가장 치열했을 때 헌의안이 외부로 유출될 걸 우려해 노회 서기 허락하에 이틀간 개인적으로 보관한 게 전부다"고 말했다. 기소 결과도 문제지만 과정 자체가 더 큰 문제라고 했다. 김 목사는 "기소위원 4명 중 1명은 기피 신청을 했고, 다른 1명은 중도에 사퇴했다. 2명의 찬성 결의로 나를 기소한 셈인데 절차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기소위가 결의 절차를 밟으려면 회의에 3명 이상 출석해야 한다. 김 목사는 정당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노회가 무조건 기소하고 무조건 재판하는 행태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소장을 받은 서울동남노회 재판국(남삼욱 재판국장)은 두 차례에 걸쳐 김수원 목사의 기일을 잡았지만, 재판은 열리지 않았다. 재판국원 참석률이 저조했다. 남삼욱 목사는 12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일이 두 번 열렸는데 각각 2명, 4명 모였다.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재판이 못 열리고 있다. 재판국원이 모이지 않으면 재판을 못 한다. 다음 기일은 1월 11일로 잡았다. 법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절차를 무시한 무리한 기소라는 주장이 나오지만, 남삼욱 목사는 기소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소할 때 총 3명이 참석했다. 1명이 소리를 지르고 나갔지만, 2명이 찬성했으니 법적으로 문제없다. 애당초 2명만 참석했다면 (결의가) 성립하지 않았을 것이다.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법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 목사는 "이번 소송은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와 관련이 없다. 김수원 목사의 직권남용과 직무 유기를 판단하는 자리다. 서울동남노회 임원 선거도 정상적으로 투표 과정을 밟았다. (총회 재판국이 진행 중인) 선거 무효 소송은 무효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원 목사는 노회 재판국이 법과 원칙대로 할 경우 재판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목사는 "재판국원 2/3(6명)의 출석 없이 이루어진 재판은 위법이다. 정상적인 결의가 가능한 인원이 참석할 경우에만 소환에 응하겠다는 뜻을 노회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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