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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로 평화 유지하는 한반도에 예수님이 오신다면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한 성탄절 연합 예배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7.12.25  19: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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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 예배가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라는 주제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2,000년 전 아기 예수가 이 땅에서 태어나자, 하늘에 있는 천사들이 노래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눅 2:14) 예수는 평화를 위해서 이 땅에 오셨다.

이번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 예배는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라는 주제로 12월 25일 오후 3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기독교인 600여 명이 서로 손을 잡고 눈을 감으며 찬송했다. "평화, 평화, 하나님 주신 선물. 그 놀라운 주의 평화. 하나님 선물일세."

예배에는 한국에서 누구보다 평화가 절실한 사람들이 참석했다. 해군기지 건설로 자연과 공동체가 파괴된 제주 강정마을, 사드 배치로 투쟁하고 있는 성주 소성리마을, 한반도 긴장 상황마다 마음을 졸이는 파주 민통선마을 주민이 참석했다. 예배에서는 각 마을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제주 강정마을, 성주 소성리마을, 파주 민통선마을 주민도 예배에 참석해 각 상황을 소개했다. (사진 왼쪽부터) 조약골 활동가, 김종희 팀장, 안재영 장로. 뉴스앤조이 박요셉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는 완공됐고, 정부는 마을 주민과 평화 활동가에게 구상권을 청구했다가 얼마 전 철회한 상황이다. 조약골 활동가는 "아직 제주에서는 평화운동이 끝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조 활동가는 "제주도 전체가 고난을 받고 있다. 과잉 관광, 난개발, 군사기지 건설로 아름다웠던 오름과 곶자왈, 바다가 망가지고 있다. 정부는 해군기지에서 이어 공군기지를 지으려고 하고, 제2공항을 추진해 제주도의 수용 능력을 초과하는 관광객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제주도가 다시 생명 평화의 섬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경북 성주 소성리마을 주민들은 1년 넘게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올해 3월과 9월 두 차례 발사대와 관련 장비 반입을 기습적으로 강행해, 사드 1개 포대 장비를 완비했다.

김종희 팀장(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회)은 "하루아침에 김천·성주 주민은 전쟁 위기 한복판에서 살아가게 됐다. 소성리마을에 사는 81세 도금연 할머니는 한국전쟁 때보다 더 심한 폭력과 공포를 겪고 있다며 몸서리를 친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무기로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파주 민통선마을 주민 안재영 장로(파주장파교회)는 더 이상 남과 북이 서로를 비방하고 대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 공산당의 중심인 소련과 한국전쟁 때 적이었던 중국과도 수교를 맺었다. 하물며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은 일본과도 수교한 지 50년이 넘었다. 그런데 같은 민족이고 같은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고 있는 북한 동포들과는 왜 이렇게 서로 비난하고 미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장로는 "파주는 비무장지대라고 부르면서도, 전 세계에서 지뢰가 가장 많이 묻혀 있고 우리의 자녀들이 총부리를 들고 대치하고 있는 경악스러운 곳이다. 이제는 남북이 서로 공존하고 공생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마을 현장 상황을 들은 참석자들은 각 마을 주민에게 예수의 평화가 임하고 이들이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허락해 달라고 기도했다.

과천교회 유하랑 군과 최은별 양이 예배 시작을 알리며 주제 성구를 읽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참석자들은 예수의 평화가 각 마을 주민에게 임하게 달라고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설교를 맡은 김정태 목사(사랑누리교회)는 "세상은 풀밖에 먹을 줄 모르는 양들에게 고기 먹는 이빨을 가지라고 강요한다. 강대국처럼 힘과 더 많은 무기를 갖춰야 평화가 온다고 우리를 유혹하고 설득한다"고 했다. 그는 거짓 신앙에 속지 말자고 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지 못하는 평화는 평화가 아니며, 무기로 유지되는 평화는 저주라고 했다. 그는 칼을 보습으로 바꿔야 참평화가 온다고 했다.

"2017년 성탄절 광화문에 모인 우리는 이 같은 꿈을 꾼다. 이사야가 꿈꾸는 하나님나라는 이런 것이다. 가난하고 굶주린 자에게 내 소득을 나눠 주는 것, 가난한 이들을 경제적 노예 상태에서 해방시켜 주는 것, 강자의 폭력에 희생된 이들을 감옥에서 끄집어내는 것, 생명의 존엄성이 짓밟힌 자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신원하는 것, 거처 없이 떠도는 난민에게 자기 집 대문을 활짝 열어 맞아들이는 것. 이것이 하나님나라다."

성탄 집례를 맡은 (사진 왼쪽부터) 최규희 목사(직동교회), 이혜진 목사(기장전국여교역자회), 박성희 목사(새가정사). 뉴스앤조이 박요셉

설교 이후에는 성찬을 나눴다. 회중들은 예수가 인간의 몸으로 와서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소외된 사람과 한상에 둘러앉은 것을 기억하며, 삶에서 예수의 모습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성찬을 마치고 나서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예수의 평화가 필요한 이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기도했다.

"전쟁의 위기로 평화가 깨어진 곳 성주 소성리마을, 제주 강정마을, 파주 민통선마을, 군 복무 중인 청년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을 기억합니다. 전쟁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 특히 여성과 어린이, 살 곳을 잃고 떠도는 난민을 기억합니다. 생존권을 위해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여전히 투쟁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 해고 노동자들을 기억합니다. 차가운 감옥에 갇혀 있는 양심수를 기억합니다. 생사를 알지 못한 채 추운 겨울을 맞이하는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원과 그 가족을 기억합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평화와 생명을 허락하고 남겨진 몫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거룩한 삶을 살게 하옵소서. 아멘"

성탄절 연합 예배는 공동 축도로 마무리했다. 참석자들은 서로 손을 잡고 한목소리로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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