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는 11월 12일 부자 세습을 완료했다. 교단 안팎에서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교단법을 무시하고 세습을 강행한 명성교회를 향한 비판과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공동대표 백종국·오세택·김동호)와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에 이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 산하 7개 신학교도 세습 반대 운동에 가세했다.

교단 목회자들인 장신대 신학대학원 '81기 동문'도 세습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11월 20일 성명을 내 "명성교회 세습은 하나님의 뜻과 교단의 헌법을 무시한 교회의 사유화 시도이자 공교회이기를 포기한 행위이다.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는 '세습을 하지 않겠다'는 자신들의 말을 바꿈으로써 거짓을 행해 세상의 조롱거리가 됐다"고 했다.

이들은 명성교회 세습을 방치하면 한국교회는 지금보다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반기독교적 정서가 심화하고, 전도의 문이 지금보다 더 막히게 되며, 다음 세대가 교회를 이탈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명성교회 세습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총회가 명성교회의 불법 세습에 대해 엄중히·신속히 치리할 것 △서울동남노회의 불법적 결의를 폐기하고 노회를 정상화할 것 △명성교회는 합법적 절차를 통해 다시 후임 청빙을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장신대 신대원 81기 동문 성명에는 정종훈 목사(연세대 교목실장), 윤순재 목사(주안대학원대학교 총장), 엄인영 목사(들꽃푸른샤론교회), 신정 목사(장신대 이사장), 박상진·신옥수·배의로 교수(장신대) 등 76명이 이름을 올렸다.

명성교회의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정종훈 목사는 11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성교회 세습은 '범죄'이며, 500년 전 종교개혁 출발이 된 '면죄부' 문제에 버금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목사는 △교회의 주인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를 꿰어 찼으니 하나님 앞에서 범죄 △교회의 세슴금지법을 어겼으니 교회 앞에서 범죄 △사회의 상식과 교회의 공공성을 무시했으니 사회 앞에서 범죄라고 지적했다.

김삼환 목사도 정면으로 겨냥했다. 정 목사는 "(김삼환 목사는) 주님의 '머슴'을 자처했지만, 교회 안에서는 주님의 '머슴님'으로 대접받았다. 그러한 대접이 너무나 좋았는지, 어느 순간 자신을 '주인'으로 착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잘못된 일인 만큼 총회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정 목사는 "서울동남노회는 절차를 밟지 않고 일을 진행했다. 이 부분을 총회가 빨리 바로잡아야 한국교회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 그런 마음에서 우리가 실명으로 성명을 낸 거다. 교단 구성원 대부분도 그렇게 생각하리라 믿는다. 종교개혁 500주년에 걸맞게 일이 바로잡히길 기대한다. 하나님이 그렇게 바꿔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부자 목사는 교단 헌법을 무시한 채 세습을 강행했다. 교인들의 '동조' 없이는 불가능했을 일이다. 엄인영 목사는, 명성교회 교인들의 자세를 문제 삼으면서 리더십뿐만 아니라 팔로우십 또한 병들어 있다고 했다.

엄 목사는 "명성교회에 기대를 걸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교인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았다면 이런 결정에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남의 교회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부끄러운 줄 모른다.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깨어 있는 교인이라면 잘못된 일에 저항하고 일어나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명성교회에 별로 기대할 게 없다"고 말했다.

세습에 침묵하는 교인들을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 엄인영 목사는 "세상 사람이 손가락질을 해도 (명성교회) 교인들은 자기들의 잘못을 모른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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