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김하나 목사 사임 이후 현재 새노래명성교회 담임목사 자리는 공석이다. 하루아침에 담임목사를 잃은 새노래명성교회 교인들은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노래명성교회 A 집사는 11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겠다. 후임자부터 슬슬 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명성교회가 올해 3월 김하나 목사를 청빙하기로 결의하면서부터, 기자는 여러 차례 새노래명성교회 부목사와 교인들에게 김하나 목사가 실제로 사임하는지 물었다. 그럴 때마다 이들은 "잘 모른다",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 "아직 담임목사님께서 아무 말씀 없으니, 우리도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하나 목사는 지난주 돌연 사임했다. 몇몇 교인은 아무것도 모른 채 예배에 참석했다가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을 들어야 했다.

새노래명성교회 교인들은 김하나 목사 사임 후 교회가 어떻게 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당회가 없는 새노래명성교회는 현재 교인이 참여하는 의사 결정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 명성교회를 거쳐 새노래명성교회 시작 때부터 다닌 교인도 교회가 어떻게 운영될지 모르고 있다.

당장 오는 일요일 예배부터는 명성교회 설교 목사 노영상 목사가 새노래명성교회에서 설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일 저녁 예배와 수요 예배, 새벽 예배는 새노래명성교회 부목사들이 돌아가며 설교한다. 한 교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냥 그렇게 된다고 부목사에게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교인들 사이에서는 김하나 목사 후임으로 누가 올지 소문만 무성하다. 명성교회 부목사나 명성교회 부목사 출신 등 여러 사람이 거론되고 있다. 김하나 목사는 11월 10일 새노래명성교회 구역장 모임에서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교인들과 함께 대화하고 기도하면서 좋은 후임 목사가 교회를 잘 이끌 수 있도록 돕겠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교인들이 후임자를 청빙할 수 있는 어떤 시스템도 만들지 않고 떠났다.

김하나 목사는 새노래명성교회를 사임하고, 아버지인 김삼환 목사의 뒤를 이어 명성교회 담임목사가 됐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새노래명성교회는 명성교회 입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교인은 명성교회가 후임을 선정해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새노래명성교회 B 집사는 "우리 교회는 장로가 없어 청빙위원회를 구성할 수 없다. 결국 명성교회가 보내 주는 사람을 받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C 집사는 "김삼환 목사와 명성교회 장로들 앞에서 우리들은 아무런 힘이 없다. 세상 말로 호구다"라고 말했다.

명성교회 측은 새노래명성교회와 논의하며 후임자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명성교회 D 부목사는 "아직 후임을 논하기에는 너무 이른 건 같다. 천천히 기도하며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 장로는 "두 교회가 후임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서로 협의하며 누구를 모셔 올지 정하겠다. 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새노래 예배당은 명성교회 소유
재적 2,500명 이상이지만
장로 1명 없는 미조직 교회
부목사들은 모두 무임, 해직 위기

김하나 목사는 새노래명성교회를 사임하면서, 원래 자신은 명성교회 후임으로 갈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만약 처음부터 명성교회 후임으로 갈 생각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새노래명성교회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개척 3년 반이 지난 지금 새노래명성교회 상태를 보면, 과연 김하나 목사 말이 사실인지 의문이 든다.

새노래명성교회는 법적으로도 명성교회에 예속되어 있다. 현재 새노래명성교회 예배당도 명성교회 소유다.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가 2014년 새노래명성교회를 분립 개척할 때 지하 2층 및 지상 4층짜리 현재 건물을 지어 줬지만, 소유권을 통째로 넘겨준 건 아니었다.

당시 서울동남노회 하남시찰회 임원이었던 고은철 목사(하나교회)는 "새노래명성교회가 창립 당시 서울동남노회에 제출한 서류를 보면, 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에게 예배당을 '무상 대여'한다고 나와 있다"고 말했다.

새노래명성교회 예배당은 명성교회 소유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새노래명성교회는 2014년 3월 창립할 때, 명성교회가 운영하던 하남기도실 600여 명을 흡수했다. 몇몇 교인은 새노래명성교회 근처로 집을 옮기기까지 했다. 이후 김하나 목사는 3년 반 만에 새노래명성교회를 재적 인원 2,500명이 넘는 대형 교회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새노래명성교회는 아직도 당회가 없는 미조직 교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 헌법에 따르면, 세례교인 30명 이상이 출석하고 있는 교회는 목사·부목사 각 1인과 장로 2인으로 당회를 구성할 수 있다. 새노래명성교회는 세례교인이 1,329명이지만(2017년 9월 기준), 장로가 없기 때문에 당회를 구성할 수 없었다.

장로를 뽑을 수 없었던 건 아니다. 교단 헌법에는 상당한 식견과 통솔 능력이 있고 무흠 세례교인으로 7년을 경과하고 40세 이상 된 이에게 장로 자격이 주어진다고 나와 있다. 새노래명성교회는 개척한 지 3년 반밖에 안 됐지만, 교인 중에는 명성교회에 20년 이상 출석한 교인이 상당하다.

교단법상 당회가 없는 미조직 교회는 부목사를 청빙할 수 없다. 그러나 김하나 목사는 새노래명성교회를 분립 개척할 때 명성교회 소속 목사 4명과 함께했다. 부목사들은 3년 넘게 새노래명성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지만, 행정적으로는 모두 '무임목사' 즉 무소속 상태다. 이들은 현재 해직 위기에 놓여 있다. 교단 헌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3년 이상을 무임목사 신분으로 있으면 목사직이 자동 해직된다.

서울동남노회에서 7년 동안 임원을 맡아 온 이용혁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 그래도 부목사 신분이 불안하기 때문에 새노래명성교회에 여러 차례 당회를 조직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당회를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명성교회 세습을 보면서, 김하나 목사가 일부러 당회를 조직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김수원 위원장)는 11월 1일 기자회견에서 "당회가 있으면 교회를 사임할 때 당회 허락을 받아야 한다. 결국 자신이 원할 때 언제든지 교회를 떠나기 위해서 이런 상태를 유지한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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