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가 11월 17일, 미수습자 수색 종료를 받아들이고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결정한 미수습자가족들에게 위로 서신을 발표했다. 교회협은 수습되지 못한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군과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권혁규 부자의 이름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들은 11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가족들을 가슴에 묻기로 결단을 내렸다"며 수색 종료를 받아들이고, 11월 18일 합동 장례식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뼛조각 하나라도 찾아 따뜻한 곳으로 보내 주고 싶었다"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교회협은 "그 참담함의 크기를 우리는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다. 오직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시기를 구할 뿐이다"라고 썼다. 또 "가족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에 가슴을 쥐어뜯으며 눈물 흘릴 때 여러분 곁으로 달려가지 못했다. 비용 운운하며 미수습자 가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누군가에 맞서 더 치열하게 싸우지 못했다"며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교회협은 "한 점 의혹이 없는 진상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지고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시스템이 속히 갖추어져, 304명의 고귀한 생명이 온 국민의 안전한 삶 속에서 늘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것이 바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을 제대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유일한 길이라 믿는다"고 했다.

다음은 위로 서신 전문.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다섯 분을 잊지 않겠습니다."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다섯 분의 소중한 이름을 애타는 심정으로 불러 봅니다.

국민을 더 이상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고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결정한 미수습자 가족들을 보면서 미안함과 부끄러움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할 말을 잃게 됩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보다 더한 아픔이 어디 있겠습니까? 살아생전 해 주지 못한 한 가지를 잊을 수 없어 서럽게 눈물 흘리며 온밤을 꼬박 새울 수밖에 없는 그 끝없는 고통을 대체 무엇과 비교할 수 있단 말입니까? 미수습자 가족이 아닌 유가족이 되고 싶다던 그 처절한 소망과 작디작은 뼛조각만이라도 가슴에 품어 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마저 이루지 못한 채 무너져 버린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그 참담함의 크기를 우리는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시기를 구할 뿐입니다. 하나님 저들을 위로하여 주시옵소서.

미수습자 가족 여러분, 정말 미안합니다. 가족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에 가슴을 쥐어뜯으며 눈물 흘릴 때 여러분 곁으로 달려가지 못했습니다. 비용 운운하며 미수습자 가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누군가에 맞서 더 치열하게 싸우지 못했습니다. 유해 발견조차 부러워해야 했던 여러분의 참담함을 미처 다 헤아리지 못했고, 1,312일이라는 그 긴 시간 동안 단 하루도 발 뻗고 편히 잘 수 없었던 애타는 심정에 너무나도 무심했습니다. 그저 가슴에 달아 놓은 노란 리본을 보며 여러분이 아닌 우리 자신을 위로했을 뿐입니다. 이런 우리를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끝이 아님을 믿습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가 이렇게 가족들의 슬픔과 절망으로 끝나도록 결코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미수습자 가족 여러분, 한국교회는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다섯 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다섯 분을 모두의 가슴에 품고 언제까지나 기억할 것입니다. 다섯 분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하며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한 점 의혹이 없는 진상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지고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시스템이 속히 갖추어져서 304명의 고귀한 생명이 온 국민의 안전한 삶 속에서 늘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을 제대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유일한 길이라 믿습니다.

건강하십시오.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고 결코 예전 같을 수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미수습자 가족들 위에 늘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7년 11월 1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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