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는 11월 12일 저녁 찬양 예배에서 김삼환 원로목사 추대 및 김하나 목사 위임 예식을 진행한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김하나 목사가 11월 12일 저녁 7시 명성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한다. 명성교회는 11월 12일 저녁 찬양 예배 때 김삼환 원로목사 추대 및 김하나 목사 위임 예식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김하나 목사는 같은 날 오후 새노래명성교회를 사임하고, 저녁에는 명성교회 위임 예식에 참석하게 된다.

김삼환 목사는 주일예배 광고 시간에 "저녁 찬양 예배 때 저의 원로목사 추대 및 김하나 목사 위임 예배를 드리게 됐다. 다음 주부터는 우리 교회 강단을 하나 목사가 이어받게 된다. 그동안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38년을 함께 동역하고, 기도하고, 헌신하고 수고해 주신 성도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시대가 심상치 않아서 간소하게 위임 예식을 치르게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삼환 목사는 "원래 오늘 저녁에 (김하나 목사가) 인사만 하고 한 달 정도 지나 세계적인 지도자들 모시고 하려고 했는데, 적당하고 검소하게 저녁 예배 때 하는 게 좋다는 장로님들 뜻에 따르기로 했다. 나도 이제 원로가 되는데 내 뜻대로 하지 않는다"라며 웃었다.

외부에서는 부자 세습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만, 교인들은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영환 장로는 대표 기도에서 "김하나 목사님을 세워 주셔서 감사하다. 우리 교인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하게 하시고, 주의종을 인정과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김삼환 목사는 교인들에게 연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1부 설교를 줄지 5부 설교를 줄지 모르겠다. '원로목사님 쉬시라'고 하면 쉬어야지 뭐. 38년 지나면서 마음에 미움을 가진 성도가 없다. 다 감사하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말을 마친 뒤에는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하트를 그려 보였다. 교인들도 동일하게 화답했다. 여기저기서 눈물을 닦는 교인들이 보였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소속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이른 아침부터 명성교회 길 건너에서 '세습 반대'를 외치는 이들이 있었지만, 교인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소속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교회 세습은 하나님나라를 포기하는 길"이라고 외쳤다. 지나가는 교인들은 이들을 향해 "왜 남의 교회 와서 그러냐. 당신네 교회나 잘해라", "매주 저렇게 와서 떠드는데 아주 시끄러워 죽겠다", "우리 교회는 우리가 알아서 잘한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본당에는 '김삼환 목사 원로 추대 및 김하나 목사 위임 예식을 축하하는 화환도 속속 도착했다. 11월 12일 오전 이미 30여 개가 넘는 화분·화환이 사무실 앞 복도를 채웠다. 명성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했던 목회자, 김삼환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있는 한국교회봉사단도 축하 화환을 보냈다.

명성교회에는, 아침부터 30여 개가 넘는 축하 화분·화환이 도착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그동안 명성교회 부자 세습 반대를 외쳐 온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공동대표 김동호·백종국·오세택)는, 11월 12일 오후 5시 명성교회 앞에서 '김하나 목사 취임 반대 긴급 피켓 시위'를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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