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부자 세습은 이제 일반 언론사도 주목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얼핏 보면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놓인 것처럼 보입니다. 서울동남노회가 김하나 목사 사임서를 수리했으니, 이제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위임목사로 부임하는 단계만 남아 있습니다.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몇몇 노회원은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김수원 위원장)를 조직해 총회 재판국에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 무효 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같은 교단 목회자들과 소속 신학교 교수 및 학생들도 세습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개신교인 6,000여 명이 김하나 목사 청빙 반대 서명에 동참했습니다(2017년 10월 26일 기준).

외부에서 보는 부정적 시각에 명성교회 측은 "교인들이 오랫동안 기도하고 결정한 일"이라는 입장입니다. 교회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적합한 인물을 위임목사로 세웠다는 것입니다. <뉴스앤조이>는 한 명성교회 시무장로가 교인들 입장을 전하기 위해 보낸 글을 싣습니다. - 편집자 주

명성교회는 2015년 말 김삼환 목사님의 은퇴 시점에 맞춰 청빙위원회를 구성했다. 목사님의 목회 철학과 영성을 계승할 후임 목회자를 청원하기 위해 하나님께 간구하며 기도로 준비했다.

우리는 김삼환 목사님과 같은 올곧은 영성으로 명성교회의 새로운 30년을 준비할 목회자를 찾기 위해 기도했다. 김삼환 목사님은 교회를 창립하고 37년간 목회 사역을 펼치며 부흥을 이뤄 냈다. 단 한 번의 안식년도 휴식도 없이 신실한 종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해 왔다.

김 목사님은 은퇴하면서 받은 공로 사례비 29억 원을 어려운 교인을 위해 반납하기도 했다. 외부에서 받은 강사비나 목사님 개인을 위한 특별 사례비, 축하금과 위로금 모두를 교회에 내어놓았다.

우리는 2년여간 눈물 어린 노력과 기도를 했다. 명성교회만의 예배 문화와 선교 및 봉사 사역을 그대로 계승하고, 리더십 교체에서 오는 분열과 갈등으로 교회가 파괴되는 일을 막아야겠다는 심정이었다. 사도행전 1장 22절 말씀처럼, 김하나 목사가 최적임자임을 모두가 인식했다. 당회와 공동의회에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김하나 목사를 명성교회 위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김하나 목사보다 훌륭한 목사도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훌륭한 목사보다 우리 교회에 적합한 목회자, 무엇보다 다수의 교인이 원하는 목사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주변 훌륭한 교회들이 후임을 모시는 과정에서 시험에 들고 혼란이 생겨 교회가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목도했다. 명성교회 30여 년간의 아름다운 사역을 이을 후임을 찾는데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과제를 안고 공식적인 과정과 여러 측면에서 엄정한 검증을 통해 가장 적합한 사람으로 김하나 목사를 선정한 것이다.

만약 이런 면을 고려하지 않고 후임을 결정했다면 사람들 칭송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나, 결코 하나님의 칭찬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회가 혼란에 빠지고 분열하는 것보다 교회가 안정되고 발전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김하나 목사는 준비된 적임자이며 검증된 리더다. 전적으로 하나님 뜻대로 이뤄진 것이다. 집 안에 순수한 정금이 있는데 그것을 버리고 광산에 가서 순도도 모르는 새로운 금을 찾을 수는 없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김하나 목사와 함께 새로운 세대에 교회와 교계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고 선교하기를 기도하고 있다.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가 교회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은 2013년 정기총회에서 전대미문의 악법 세습방지법을 제정했다. 일단 '세습'이라는 용어 사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담임목사직 승계'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담임목사직 승계 금지 조항은 2017년 예장통합 102회 총회 직전 어느 목사님의 질의와 총회 헙법위원회 해석으로 효력을 잃었다. 총회 헌법위원회는 관련 조항이 장로교 정치 원리에 위배되고, 교회의 자유 및 양심의 자유와 충돌하며, 교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즉시 수정·삭제·개정되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를 비유하자면, 인체에 해로운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식품안전청의 판정이 내려진 이상 (완전하고 안전한 제품이 개발되기 전이라도) 정부는 제조업체로 하여금 더 이상 같은 식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게 해서는 안 되고 판매 중지를 명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로써 김하나 목사 청빙의 길이 열리고 교회 안정의 시금석이 마련된 것이다.

그런데 이 결과에 대해 일부는 내 교회, 내 교인을 위한 눈물의 기도는 뒤로한 채, 세습금지법이 언제까지 유효하냐를 놓고 국가 중대사를 논의하듯이 남 일에 죽기 살기로 달려든다. 하나님과 예수님이 이 모습을 보고 통탄의 눈물을 흘리시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잘못된 것은 하루빨리 고쳐야 하고, 아픈 고름은 한시바삐 짜내고 도려내고 약을 발라야 새살이 돋아나는 것이 만고의 진리다. 그런데 왜 그리 남 일에 관심이 많은지 머리에 띠를 두르고 부추기는 사람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

지금은 남 걱정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내 교회, 내 교인, 내 가정을 돌보고 기도할 때다. 예수님께서 울고 계신다.

명성교회 측은 개교회가 결정한 일에 관여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후임 목사님 청빙 지연으로 은퇴 목사님께서 계속 어렵고 힘든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일 격무를 하시는 목사님을 방치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명성교회는 이번 서울동남노회 73회 정기회를 앞두고 김하나 목사 청빙 청원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헌의위원회에 청원 서류를 완벽하게 갖춰 제출했다. 헌의위원회는 서류 구비만 검토하고 즉시 정치부로 이관해야 하는 게 관례이고 절차였다.

그럼에도 노회 회의록에 명시된 바와 같이, 헌의위원장은 온갖 부정적인 이유와 문제를 만들어 가며 처리를 기피하고 직무를 유기하며 청빙을 방해했다.

우리는 헌의위원장의 횡포를 방치하면 제2·제3의 피해자가 생긴다는 우려에, 헌의위원장이 정기회에서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지 않으면 불신임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당사자는 당일 73회 정기회에서 사과는커녕, 법질서 운운하며 노회 총대들을 선동하는 더 큰 횡포를 자행했다.

73회 정기회에서는 헌의위원장의 잘못을 놓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그 결과 당사자인 김수원 목사의 불신임안이 무기명투표에 부쳐져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정당하게 법질서에 따라 진행됐는데, 당사자는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온갖 고성으로 회의장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다. 이어 노회원들의 퇴장을 유도해 40여 명이 투표장을 이탈하는, 노회사에 부끄러운 광경을 만들고 말았다(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는 130여 명이 이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편집자 주).

민주주의 기본은 무엇인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선동하고 퇴장했으면, 그 이후에 이뤄진 절차에서 결정된 결과를 승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시민의 도리이자 믿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상식 아닌가. 내 의견대로 되지 않는다고 선동하고 뛰쳐나가고 길거리에서 싸움을 재연한다면 믿지 않는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교회로 나오겠으며 어떻게 전도를 한단 말인가.

더 이상 교단이나 노회, 교회 분열과 갈등의 선봉에 서는 우를 범하지 말길 바란다. 하나님의 음성과 예수님의 눈물에 귀를 기울여 달라. 이제 우리는 하나 되어 함께 기도해야 한다.

남의 것은 무조건 부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남이 하는 일을 무조건 불법으로 몰고, 고성방가와 피켓 시위가 우리의 삶과 믿음을 방해하고 파괴한다. 함께 기도해야 한다.

존경하는 교계 여러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어디에 절차상의 허점이나 하자가 있단 말인가. 내가 아니고 남이 한 일이니까 절차상의 하자고 허점이고 불법이며 잘못이라는 이기적인 사고와 행동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왜 우리가 잘못된 정치판을 닮아 가는가. 안 된다. 기도해야 한다.

김 아무개 / 명성교회 시무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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