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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잘해 주다 돌변하는 '그루밍'

피해자 길들인 뒤 성 착취, 아동·청소년 성범죄의 전형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7.11.08  11: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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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틴내일(이현숙 대표)은 11월 7일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범죄와 그루밍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 제공 탁틴내일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교회 내 성폭력 대부분은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난다. 평소에 친절하게 대해 주던 목사, 전도사, 장로, 교회 오빠 등이 교회 내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아동·청소년 성범죄 가해자는 대부분 면식범이다.

가해자들은 자신이 성적으로 착취할 대상을 선정하고 오랜 기간 친절하게 대해 주면서 피해자를 길들인다. 그루밍(Grooming)은 성범죄자가 피해자를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착취하기 전 공략할 대상의 호감을 얻고, 신뢰를 쌓는 일체의 행위를 지칭한다.

해외에서는 이 용어의 사용은 물론이고 그루밍이 무엇인지 그 행위와 맥락을 세분화해 알리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도 제정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낯선 개념이다.

아동·청소년 성폭력 상담소를 운영하는 탁틴내일(이현숙 대표)은 11월 7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속 그루밍,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탁틴내일은 2014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성폭력 상담 사례, 초등학생 489명과 중학생 6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들과 함께 '그루밍'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분석했다.

김미랑 연구소장은 인정과 사랑의 욕구가 있는 아동은 가해자의 그루밍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렸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가해자의 그루밍을 받던 아동은 그 실체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종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이것이 그루밍의 치명적 위험성"이라고 말했다.

법 집행 과정에서도 그루밍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다 보니 판사들은 피해자 관점이 결여된 상태에서 판결을 내린다.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는 "다수 한국 판결문은 아동 피해자가 '피해를 왜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이미 아는 사이인 경우 즉각 고소하기 어렵다는 피해자의 특성과 두려움을 이해하지 못한 것"라고 했다.

현직 판사도 그루밍이라는 행위를 정의하고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수희 판사(서울남부지방법원)는 "성 착취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가해자가 피해자를 유인·통제·조종하는 행동을 '그루밍'이라고 명명하는 일 자체가 현행법의 그물망을 피해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착취하던 교묘한 가해행위를 법·제도적으로 인지하고 사회적 환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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