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신대 총학생회가 반동성애 강사를 초청, 학술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학교 안팎으로 동성애 찬반 논란이 일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동성애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교회와 교단을 넘어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침례신학대학교 45대 총학생회 '흥'은 11월 9일 오후 6시 학교 대강당에서 '동성애의 실태와 그리스도인의 자세'라는 주제로 학술제를 개최한다. 강사는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김지연 대표(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와 울산대 이정훈 교수(법학과)다. 총학생회는 11월 3일 페이스북에 학술제 포스터와 함께 소개 글을 올렸다.

학술제에 대한 게시물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찬반 댓글이 수백 개나 달렸다.

학술제를 비판하는 이들은 총학생회가 동성애 혐오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성애는 '죄'가 아니며 찬반 대상도 아니라고 했다. 한 누리꾼은 총학생회를 향해 "현대판 바리새파들아. 예수께서 다시 오면 동성애자들을 돌려 쳐 죽이라고 할까? 그들과 겸상하고 발을 씻어 주겠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는 "대한민국에서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 것을 반대할 권리는 없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은 타인의 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사진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동성애 반대에 앞장서는 이들의 강의만 들으면, 반대편 입장은 고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침신대 재학생이라고 소개한 누리꾼은 "동성애를 찬성·반대하는 전문 강사들을 섭외해, 학생들로 하여금 비판하고 사고할 수 있게 학술제를 다시 기획했으면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숙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학교 내부 행사인 만큼 학술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보다 찬성·지지하는 의견이 더 많았다. "총학생회 잘하고 있다. 자랑스럽다", "학술제를 기도로 응원한다. 꼭 참석하겠다"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한 학생은 "동성애는 '죄'이기 때문에 찬성하고 반대할 문제가 아니다. 이건 마치 도둑질을 찬성하자, 반대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했다. 다른 학생은 "동성애자를 정죄하거나 심판하기 위한 학술제가 아니다. 동성애자는 영혼으로 품고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잘못된 동성애를 지지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성경에 남색하는 자는 하나님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없다고 나오기 때문에 반대한다. 주의종이라는 목사들과 신학생 중에 분별 못하고 동성애를 지지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사는 사람이 많다. 강의를 통해 정체성을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페이스북에서 논쟁이 거세지자, 총학생회는 게시물을 한 번 삭제했다가 다시 게재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은 계속해서 달렸다. 총학생회 권요한 학술국장은 11월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술제) 반대 댓글을 다는 사람은 외부인이 많다. 학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제를 개최한 이유에 대해서는 "동성애는 죄라고 생각해서 반대한다. 그러나 동성애자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하면 그들을 미워하지 않고 사랑으로 품을 수 있을지 고민하기 위해 (학술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동성애를 찬성하는 강사를 따로 부를 계획은 없느냐는 말에 권 국장은 "현재로서는 없다. 추후에 공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역 교계 연합 기구는 침신대 학술제에 적극 참여하라고 독려했다. 대전기독교연합회(김용혁 회장)는 "동성애의 실체와 정체를 파악하여 이 시대를 악한 성적 타락의 길로 몰고 가는 세력에 대항할 기독 청년들의 연합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강력한 믿음의 청년 세대가 일어나 막아야 한다. (지역 교회는) 교회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동성애를 반대하고, 총학생회 학술제를 지지하는 글이 주로 달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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