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는 세습 반대 시위에 맞서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세습하면 명성교회도 죽고, 한국교회도 죽습니다. 명성교회 교인 여러분이 막아 주십시오." 
"성경 어디에도 세습을 용인하는 말씀은 없습니다. 교인이 앞장서 세습을 막아 주기 바랍니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세습을 막아 달라"는 외침이 서울 명일동 일대에 울려 퍼졌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평신도행동)가 11월 5일,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반대 시위를 벌였다. 오전 10시부터 약 4시간 동안 교인들에게 세습을 반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평신도행동은 세습이 '탐심'의 또 다른 모습이며, 성경 정신과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세습은 교회를 사유화하는 것이고, 사회정의와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다고 했다. 시위에 참여한 정상규 집사는 "대형 교회가 세습을 감행하면 우리가 전해야 할 복음은 힘을 잃게 된다. 신뢰를 잃은 한국교회는 서서히 죽어 갈 것"이라고 했다.

교단 법과 원칙을 무시한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제우 집사는 "교회 합병이 실패하니, 헌법 개정을 시도하고, 이마저도 실패하니 서울동남노회를 유린했다. 그럼에도 세습금지법은 여전히 유효하고, 명성교회 세습은 불법이라는 것은 세상 누구나가 안다. 제발 교인들이 막아 달라"고 했다.

교회를 오가는 수많은 명성교회 교인은 평신도행동의 외침에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 일부 교인은 지나치면서 "왜 이리 (남의) 집안일에 관심이 많을까", "여러분이나 잘하세요", "웃기는 사람들이네"라고 말했다. 명성교회는 평신도행동을 향해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경찰이 시위 현장을 통제하면서, 평신도행동과 명성교회 교인들 간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가장 중요한 것 다윗에게서 배운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미움으로 성공할 수 없다. 다윗처럼 적을 사랑하고 품을 줄 알아야 한다. 모든 사람의 눈물을 닦는 게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다. 우리가 사랑으로 하나 되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이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평신도행동은 "세습은 탐심"이라고 규정했다. 교인들이 나서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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