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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교회학교 대안 '연합 교회학교'

함께 아이 키우는 작은 교회들의 느슨한 연대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7.10.31  20: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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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교회에 아이들이 줄고 교회학교가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은 주요 교단 통계가 증명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전계헌 총회장)은 지난 8월, 교단 소속 교회 10곳 중 3곳에 주일학교가 없다고 발표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최기학 총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도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주일학교 인구가 30~40%이상 감소했다.

열악한 현실에서 어린이 한두 명 있는 작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바꿔 보고자, 여러 교회가 연합하는 움직임이 목회 현장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평화교회연구소(전남병 소장)가 주최한 제2회 '담쟁이 평화 목회 세미나'에서는, 작은 교회가 함께 주일학교를 만들어 가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평화교회연구소는 10월 31일 담쟁이 교육 목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연합 교회학교를 실천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나와 사례를 발표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10월 31일 열린 세미나에는 현재 연합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두 공동체가 사례를 발표했다. 강원도 홍천에서 지역 교회 네 곳이 함께하는 '그루터기·토브공동체', 경기도 일산을 기점으로 활동하는 '플레이그라운드'(Prayground)다. 두 공동체가 연합 주일학교를 진행하는 이유, 현실에서 마주하는 어려움 등을 설명했다.

시골 마을 아이들, 교회가 책임진다

강원도 홍천에서 그루터기·토브연합회 사역을 하는 안승원 목사(길곡교회)는, 비슷한 규모 교회, 비슷한 연령대 목사들이 모였기 때문에 연합 사역이 가능하다고 전제했다. 모든 목회 현장에 이 사례를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강원도 홍천군에 있는 개야교회·길곡교회·동막교회·모곡교회는 7년 전부터 교회학교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차로 5~10분 거리에 있는 네 교회는 초등학생과 중·고등학교 교회학교를 공동 목회한다. 각 교회학교에는 '그루터기', '토브'라는 이름이 붙었다. 개교회가 아닌 연합 교회학교 소속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해, 네 교회를 아우르는 교회학교 이름을 새로 지었다.

안승원 목사는 "그루터기·토브연합회는 지역 특성, 목회자들의 목회 방향이 비슷했기에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연합 교회학교 목표는 한 가지. 인근에 있는 모곡초등학교와 한서중학교의 복음화였다. 전교생 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마을 아이들을 교회가 책임진다는 생각이었다. 7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 아이들이 연합 교회학교에 출석한다. 새로 전학 온 아이도 자연스럽게 교회로 흘러 들어온다. 친구들이 모두 교회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에 모여 있으니 교회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노인·아이만 많은 시골에서는 보고 배울 젊은 어른이 많지 않다는 점도 주목했다. 목사들은 아이들이 바로 옆에서 만나는 '젊은 어른'이었다. 안승원 목사는 "아이들에게는 기본 인성 교육도 전무했다. 기독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을 보여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보고 배우고 작은 꿈이라도 키울 수 있는 젊은 어른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교회를 드나들면서 '아이들은 목사가 키운다'는 인식이 마을에 퍼졌다. 학교 폭력과 술, 담배에 노출됐던 아이들이 이제는 조금씩 다른 꿈을 꾸며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학교 폭력이 발생하는 빈도도 감소했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학부모도 목사를 신뢰하게 됐다.

현재 그루터기연합회는 주일 오전에, 토브연합회는 토요일에 오후에 모인다. 처음 시작할 때는 매월 한 번만 연합으로 예배했는데, 이제는 매주 그루터기, 토브 이름으로 모인다. 매월 첫 주일예배는 그루터기·토브가 함께 모인다.

이상적으로 들리는 연합 교회학교도 현실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중이다. 안승원 목사는 "가장 큰 문제는 동역하는 목회자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날 때다. 이 경우 충분한 대화와 양보를 통해야만 지속적인 연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승원 목사는, 연합 교회학교는 같은 목회 방향을 가진 목사들이라면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사역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부터 뭔가 큰 그림을 그려서 한다는 생각 대신, 뜻이 맞는 지역 교회들이 작은 프로그램이라도 하나씩 같이 시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회 밖 연합 주일학교
교단 초월한 플레이그라운드

이우성 전도사가 플레이그라운드 사역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그루터기·토브연합회가 교회 안에서 연합 교회학교를 꿈꾼다면, 플레이그라운드는 교회 밖 새로운 장소에서 연합 주일예배를 꿈꾼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올해 8월 시작한 연합 주일학교다. 일산 지역에서 감리회·예장통합 목회자가 중심이 돼 시작했다.

사례 발표를 맡은 이우성 전도사 역시 처음부터 연합 주일학교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시작한 게 아니었다. 전도사 시절 개척교회에서 만난 아이 두 명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사역의 발단이었다. 이 전도사는 "작은 교회에서는 또래 친구를 만나기 힘들다. 우연한 기회에 지역 목회자 모임에 갔는데, 다른 목사들도 비슷한 상황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교회 밖 주일학교다. 플레이그라운드에 참여하기로 한 교회들은 회비를 내고 아이들을 보낸다. 지역 대안 학교 건물을 주 2만 원에 임대해 예배 장소로 사용한다. 전도사 두 명, 평신도 교사 다섯 명이 아이들 21명과 주일마다 함께 뒹군다. 처음에는 5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네 배가량 늘어났다. 이우성 전도사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알고 대하려면 이 정도가 딱 좋은 것 같다. 더 이상 늘어나지 않으면 좋겠다"며 웃음 지었다.

여름방학 한 달만 시범 운영하기로 한 플레이그라운드는 여름학기를 지나 가을학기를 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계속 오기 때문이다. 화려한 예배, 각종 프로그램으로 무장한 대형 교회도 분명 놓치는 아이가 있다. 이우성 전도사는 한 아이 예를 들면서 "인근 대형 교회에 가도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가 여기서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처음에는 예배하는 근처에 오지도 않더니 이제 옆에 와서 앉기까지는 한다"고 말했다.

이은경 교수(맨 오른쪽)는 '연합주일학교'가 획일적이고 개교회 위주인 교회학교 현실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이은경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는 10월 출간된 <한국적 작은교회론>(대한기독교서회)에서 연합 주일학교가 한국교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세미나에서 "이제 한국교회 교회학교는 '연합'의 모습을 띄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경 교수는 대형 교회나 작은 교회나 '종교적 영양 실조'에 걸려 있다고 평했다. 그동안 많은 목회자가 '우리 교회'만 주장하다가 아이들이 다른 곳에서 신앙 교육을 받을 기회마저 잃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우리 교회 안에서'만 주장하다 아이들이 다양한 신앙 교육을 받을 권리를 빼앗았다"고 말했다.

'연합 주일학교'가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한 이유는 뭘까. 이은경 교수는, 획일적인 프로그램과 신앙 교육을 강조하고 개성을 무시하는 대형 교회 주일학교의 대안으로 연합 주일학교를 꼽았다. '예배당에서 예배 후 공과 공부'라는 틀에서 탈피해, 교회 건물 밖으로도 나가 보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여행을 떠나는 등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서 연합 주일학교가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교단을 초월해 모이기 힘들다면 같은 교단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연합 주일학교를 시작해 보라고 제안했다. 같은 교단,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부분을 이런 데서 활용하면 좋겠다며 "가지고 있는 인맥·재원을, 나, 내 교회만 위해서 쓰는 것에서 벗어나, 공동 경제처럼 서로를 위해 쓰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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