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생들은 성소수자를 위해 목회하는 박진영 목사를 축제에 초청했다. 그러나 항의 전화가 쏟아졌고, 결국 강연을 취소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임성빈 총장)가 교단의 반동성애 정책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은 9월 102회 총회에서 동성애자를 배척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특히 신학대 안에서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가르치는 교직원은 총회에 회부하고 징계하기로 했다.

장신대 도시빈민선교회 '암하아레츠'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강연을 준비했다. 성소수자들과 성소수자 목회를 하는 박진영 목사(로뎀나무그늘교회)를 10월 25일 학교에 초청했다. 성소수자의 신앙과 삶, 현장의 목회 이야기를 들어 보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이 소식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장신대와 행사를 준비한 학생들에게 항의 전화가 쏟아졌다.

장신대 한 학생은 23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어떤 노회에서는 당장 강연을 취소하라며 학교에 압박 전화를 넣었다. 도시빈민선교회로 항의 전화가 오기도 했다. 학교에서 강연을 취소해 달라는 요청을 해 왔고, 내부 회의를 통해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장신대 복음실천처 관계자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지만, 아무래도 교단(정책)과 다르니까 이렇게 됐다. 앞으로 학교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강연 대신 '강연 취소 기념 파티'를 열기로 했다. 학교 외부에 장소를 빌려, 참가자들과 함께 무지개떡을 먹고, 공연도 관람하고,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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