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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배제는 교회의 거룩성에 위배"

<뉴스앤조이>독자 모임…최주훈 목사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는 교회가 참교회"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7.10.17  12: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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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 10월 독자 모임이 서울 효창교회에서 열렸다. 주요 교단 9월 총회 결의를 놓고 1시간 3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동성애 반대부터 요가·마술·재혼 금지까지.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9월 총회에서 결의한 내용은 교회 안팎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상식 밖 결정이며, 종교개혁 500주년에 한국교회가 마녀사냥을 저질렀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스앤조이>는 '교단 총회로 보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10월 16일 서울 효창교회(김종원 목사)에서 10월 독자 모임을 열었다. 교단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기독교인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고민했다.

전도사·목사, 목사 아내, 교인, 직장인, 가톨릭 신학생 등 참가자는 다양했다. "교단 총회 소식 기사를 보면서 화가 많이 났다", "마술·요가가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서 왔다", "교회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왔다"는 등 참가 이유도 가지각색이었다. 패널로 나선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와 <뉴스앤조이> 기자들이 약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이권 다툼하다 동성애에는 '한목소리’
성소수자 인권 문제인지, 성도착 내지 음욕 문제인지 구별 필요    
"교회는 누구든지 품어 줘야"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은 9월 총회에서, 동성애자와 옹호자의 신학대 입학을 금지하는 결의를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번 총회에서 가장 큰 이슈는 '동성애'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합동은, 동성애자와 그 지지자까지 배척하기로 결의했다. 예장합동 총회를 취재한 최승현 기자는 "신학교 입학 금지뿐만 아니라 목사의 동성애자 주례 금지, 동성애자를 교회에서 추방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했다. 총대 1,500명은 이권 문제로 싸우다가도 동성애 이야기만 나오면 한목소리로 수긍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교단으로 평가받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도 동성애 문제를 부담스러워했다. 성소수자 교인 목회 지침 연구위원회를 만들자는 헌의가 정치부에서 논의됐는데, 장로들이 앞장서 반대했다. 이은혜 기자는 "장로들이 '만약 통과되면 내일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기장은 동성애를 찬성한다'고 나간다. 낙인찍히고 '따' 되는 건 시간문제'라며 반대했다. 결국 안건은 부결됐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안에서 동성애가 화두로 떠오른 건 불과 3~4년 전 일이다. 교계에 반동성애 운동이 지속적으로 확산됐고, 이번 교단 총회에서 결실(?)을 거뒀다. 최주훈 목사는, 동성애 문제는 구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인권의 문제인지 성도착이나 섹스, 음욕에 대한 문제인지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성서에서 예수님은 래디컬하게 말씀하신다. 여인을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죄라고 말씀했다. 그렇게 치면, 동성애뿐만 아니라 이성애도 죄다. 성경이 이야기하는 중요한 맥락 중 하나는 '우리는 다 죄인'이라는 것이다. 그 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게 종교개혁 전통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루터와 종교개혁가들이 교회의 거룩성을 강조했다며 한국교회가 이 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어떤 교회가 진짜 거룩한 교회인가. 다른 곳이 아니고 죄를 용서하는 곳,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는 교회가 참교회이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누군가를 판단하고 부정한다. 일단 누구든지 들어와서 함께 품어 주고, 삶과 정의·평화·생명을 나누는 게 교회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교회) 모습은 '심판주' 되는 그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꼴이 됐다. 그게 참 마음이 아프다. 개신교인이라면 이 문제에 있어서 고민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정죄하는 대상은 성소수자에 지나지 않는다. 아슬아슬하지만, 가톨릭도 정죄 대상 반열에 올라 있다. 예장합동에서는 몇 해 전부터 "가톨릭은 이단, 이교"라는 말이 나오더니, 올해 총회에서는 신학부에 '가톨릭의 이교' 여부를 판단하라고 주문했다.

패널로 나선 최주훈 목사는, 한국교회가 누군가를 판단하기 이전에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최주훈 목사는, 독일에서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갈등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1년에 1~2번씩 에큐메니컬 예배를 같이 드리며 서로를 존중한다고 했다. 최 목사는, 한국교회가 500년 전 부패했던 가톨릭의 모습만 끌고 와서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00년을 지나며 서로의 신학, 교회 현장, 직제 등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런데 이 500년간 변화한 역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가톨릭 신부든, 개신교 목사든, 신학자조차도 서로의 교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서로를 아는 게 중요하다. 500년간 우리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도록 놀이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변했는지도 모르면서, 500년 전 이야기만 가지고 비난하면 안 된다."

최주훈 목사는 혐오와 배제, 구별과 차별은 종교개혁 정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루터의 일화를 소개했다.

"1525~1526년 이슬람 군대가 오스트리아 빈까지 진격한 적이 있었다. 기독교 세계는 난리가 났다. 10세기처럼 십자군을 일으켜 이슬람을 쓸어 버리자는 논의가 나왔다. 당시 가톨릭은 병력을 늘리려 이단으로 규정한 루터파까지 정치적으로 끌어들였다.

루터는 반대했다. '상대를 알지 못하고 싸우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상대방 이야기를 듣지 않고 혐오나 배제, 구별과 차별로 대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동성애 정죄하는 한국교회
"성소수자 집단을 악마화하고 혐오,
태극기 부대 한 축이었던 보수 개신교 동성애와 급부상"

독자와의 대화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 번 물꼬를 튼 대화는 50분간 이어졌다. 신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요가와 마술을 반대할 만한 신학적 근거가 있는지 최 목사에게 물었다. 최 목사는 "신학적 근거는 없다고 본다. 이런 게 영적인 문제인가? 아무리 봐도 코미디다"고 꼬집었다.

왜 보수 개신교가 동성애를 반대하는지 고민하는 독자도 있었다. 그는 "목회자 성범죄에는 눈감고 귀 닫고 입을 막으면서, 왜 동성애 문제만 죄악시할까. 단순히 성경에 죄라고 나와 있어 그런 것보다 대상을 설정하고, (성소수자를) 타자화하는 것 같다. 성소수자 문제가 진보 진영의 어젠다이다 보니 보수 유권자들을 결집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동성애 문제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은혜 기자는 "그들은 동성애자가 아니니까, 절대 해당될 일이 없을 것으로 보고 동성애를 정죄한다. 멀리 보면 내 자녀, 친척이 (성소수자가) 될 수도 있는데, 우선 나는 아니니까 정죄한다. 또 그걸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성소수자 집단을 악마화하고, 쉽게 혐오를 말한다"고 했다.

또 "최근 한 신문 기사에서 분석했듯이, 박정희를 지지해 온 태극기 부대는 몰락하는데, 태극기 부대의 한 축이었던 보수 개신교는 동성애와 함께 다시 급부상했다. 정치적으로 보면, (동성애가) 흩어질 뻔한 보수 세력을 결집하는 데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독자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다. 요가와 마술 금지, 동성애 반대가 신학적으로 근거가 있는지, 교단의 변화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질문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이야기를 듣던 한 참가자는 동성애에 대해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말하는 건데 왜 문제 삼느냐"고 질문했다. 이은혜 기자는 "보통 한국 개신교 안에서 반동성애에 앞장서는 분들은 대부분 남자 동성애자만 문제 삼는다. 여자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양성애자 등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못한다. 개신교인이 모든 성소수자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반동성애 운동하는 분들은 그들을 지나치게 타자화하고 악마화한다"고 답했다.

본인을 장로라고 소개한 한 참가자는 "이번 결의를 내린 사람들을 조소하는 데서 그치면 안 된다. 그것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산적인 고민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질문했다.

최주훈 목사는 "100% 옳은 말씀이다. 단순히 비판해서 창조적인 게 나올 수 없다. 말씀드리고 싶은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제 역할 감당하는 목사와 작은 교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성경 정신대로 자기를 희생해 가는 교회와 목회자가 부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몇몇 독자는 한국교회를 질타하면서, 바뀌거나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 목사는 사회 곳곳에서 변화가 시작됐다며 희망을 가져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역사를 보면, 내부에서 (개혁이) 일어나지 않을 때는 외부에서 충격이 오게 돼 있더라. 한국교회도 이대로 가다가는 바깥에서 충격이 오게 될 것이다. 벌써 징후들이 있지 않은가. 아카데미 운동이나, 평신도 운동도 외부적 충격이라고 볼 수 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렇게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소셜미디어에서도 교단을 초월해서, 담장을 넘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는 건, 일종의 운동이고 혁명이다. 가늠하지 못한 세계가 열렸다. 교회 폐쇄성도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희망을 가져 본다."

※ 기사 수정: "루터는 이슬람을 이해하기 위해 코란을 독일어로 번역했다"는 내용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사실관계 확인 후 수정했음을 알립니다. (2017년 10월 20일 0시 25분 현재.) 

 

독자 모임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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