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직업을 바꾸게."

기자 2명이 이번 추석 때 들었던 이야기랍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금 <뉴스앤조이>에 있는 기자들 중 <뉴스앤조이>에 근무하면서 결혼을 감행한 사람은 딱 1명입니다. 현 편집국장, 구권효 기자입니다. 기자 3년 차에 결혼을 했고, 올해에 6년 차가 됐습니다. 일반 언론사 같으면 너무 빨리 데스크를 책임지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뉴스앤조이> 역사상 그보다 더 길게 일해 본 기자는 없습니다.

<뉴스앤조이>에서 일한다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의미만 고집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오래 근무하기 어렵다는 게 저희의 큰 약점입니다. 저희 후원 교회 목사님 중 한 분은 기자와 대화하면서 "가족이 생기면 할 수 없는 일이니 싱글로 있을 때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뉴스앤조이> 기자가 됐다"는 말을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뉴스앤조이> 기자는 결혼할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구권효 기자는, 그런 상황에서도 '결혼이 가능하다'라는 새 관점을 제시한 것이지요. 구권효 기자 덕분에, <뉴스앤조이> 기자가 결혼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이었다가 '매우 어려운'으로 레벨이 낮춰졌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그 '매우 어려운' 일이 또 일어나려 합니다. 결혼하겠다는 기자가 무려 셋이나 됩니다. 속으로는 '이 인간들이 진심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어쩌겠습니까.

서두에 말씀드린 직업을 바꾸라는 말은, 이번 추석 연휴에 기자 2명이 각각 결혼 상대 부모님을 찾아뵈었다가 들은 말이랍니다. "너는 마음에 드는데, 딸의 미래가 불안하다"라는 것입니다. 기자들은 웃으며 농담하듯 이야기했지만 제 마음에는 큰 쇳덩이가 내려앉은 느낌입니다. 하기야 결혼 10년 차인 저의 장모님도 제 아내와 손주들 안위를 걱정하는 상황이니까요. <뉴스앤조이> 기자와 결혼하겠다는 딸을 보며, 그 아버지 입장에서는 얼마나 걱정이 되겠습니까. 저도 딸을 가진 아버지로서 왜 그런 말씀을 하셨을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무겁습니다.

결혼을 앞둔 직원들과 식사하면서 5년만 함께 고생하자고 했습니다.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먹고살 정도는 만들 수 있다고 근거 없는 희망을 펌프질했습니다. 제 자신이 그 말의 근거가 되어야 할 텐데, 그러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뻔뻔해져야 합니다. 우아하게 다닐 자격이 없어졌습니다.

무엇보다 더 많은 분이 후원하고 싶은 저널리즘 공동체가 되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교회를 돌아다니며 느낀 점은 많은 분이 <뉴스앤조이>에 저널리즘 이상의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분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하고, 어떤 분은 '깊이'라고 합니다. 이제 갓 40대가 된 저를 비롯한 젊은 기자들이 만들다 보니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앞으로 5년, 더 깊이 있는 저널리즘 공동체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독자님들께도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저희가 분투할 수 있도록, 기자들이 걱정 없이 결혼을 결심해도 될 정도로 단단한 언론사가 될 수 있도록 소액 후원으로 함께해 주십시오. 깊이 있는 기사는 시간의 숙성을 필요로 합니다. 10년 차, 20년 차 기자들이 이끄는 <뉴스앤조이>를 꿈꿉니다. 1달에 5,000원, 1만 원이면 충분합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물줄기가 될 것입니다.

더 뻔뻔해질 각오를 다집니다. <뉴스앤조이>가 지치지 않고 하나님나라를 향해 달려가도록 기도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건강하십시오.

청파동에서
대표 강도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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