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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연합교회는 왜 LGBTQ를 인정하게 됐을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온전한 포용을 향해> 번역·출간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7.10.10  16: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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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교회에서 동성애 문제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뜻의 신조어 – 기자 주)다. 한국교회 대부분은 '동성애'로 통칭하는 LGBTQ(성소수자) 이슈에 '반대'라는 답만 원한다. 꼭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유보적 입장을 취하면 '이단' 소리까지 들을 정도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는 획일적인 반동성애 흐름 속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5년에는 세계교회협의회가 발간한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를 번역·출간했고, 2016년에는 공개적으로 동성 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 감독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교회협은 이 강연을 기획했다는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교회협은 10월 10일 <온전한 포용을 향해>(Moving Toward Full Inclusion)라는 책을 번역·출간했다. 이 책은 캐나다연합교회가 2014년 발간한 소책자로, 어떻게 LGBTQ 교인들을 교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목회자 안수까지 허락하게 됐는지 여정을 담았다. 캐나다연합교회는 세계 교회와 협력하는 가운데 발생할 수 있는 이견을 좁히고 대화를 더 수월하게 발전시킬 수 있게 하고자 이 책을 기획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온전한 포용을 향해>라는 책을 번역·출간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LGBTQ 차별 않는 제도 마련
교단 내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아

캐나다연합교회는 1988년 32회 총회에서, LGBTQ 교인들을 회원으로 인정하고 동시에 그들도 목회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을 담은 보고서 '회원권, 목회와 인간의 성'(Membership, Ministry and Human Sexuality)을 채택했다.

1984년부터 캐나다연합교회 총회는 성적 지향을 연구할 대책위원회를 신설하고 '성적 지향, 생활 방식과 목회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를 향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모든 사람은 성적 지향(동성애·양성애·이성애)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형상 안에 창조됐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고백한 사람은 누구나 연합교회의 온전한 회원이 될 자격이 있다. (중략) 이성애·게이·레즈비언 성인은 약속된 영속적 관계 내에서 도덕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 성행위의 도덕적 책임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성적 지향이나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하다"(64쪽)는 내용이 담겼다.

캐나다연합교회 내에서도 보고서에 대한 반발이 컸다. 32회 총회를 앞둔 1988년 초, 평신도 3만 2,000명, 목회자 1,022명으로 구성된 '우려하는 모임'(Community of Concern)은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총회 개최 직전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는, 총회원 28%만이 동성애자 목회 허용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애 반대 일색이던 총회원들 마음을 움직인 것은 LGBTQ 당사자들 목소리였다.

"총회에 참석한 대표들은 대부분 동성애자에 대한 목사 안수(그리고 임명)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열린 자세로 회의에 임했고, 독실한 게이와 레즈비언 교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경청했다. 아마도 많은 위원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동성애자 교인을 만난 것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의견 분쟁은 거의 없었고,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진중한 자세로 임했고 기도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위원들은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바꾸게 됐다." (66쪽)

캐나다 사회에서도 LGBTQ를 향한 부정적 시각이 만연하던 때, 캐나다연합교회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총회 결정에 불복하는 교인도 많았다. <온전한 포용을 향해>에 따르면, 캐나다연합교회는 1988년과 1989년 사이 교인 수가 급감했다.

캐나다연합교회는 성적 지향이 다른 교인을 포용하고 목회자 안수를 허락하며 교단 소속 학교·단체에서LGBTQ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단 내에는 LGBTQ를 인정하지 않는 교회 연합 '전국언약교회연합', '우려하는 모임'과 LGBTQ를 인정하는 '긍정하는 교회'(Affirming Ministries)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공존한다.

'긍정하는 교회' 중 하나인 캠룹스연합교회는 2016년 지역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에 참여했다. 캐나다연합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교회협은 한국교회에 LGBTQ와 관련해 다양한 대화의 장이 마련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온전한 포용을 향해>를 출간했다. 교회협 관계자는 "올해 교단 총회를 보면 동성애 광풍이 불었다고 볼 수 있다. 교회협 회원 교단들도 동성애 반대하는 교단이 압도적이다. 이 책을 발간하면 '교회협은 동성애 옹호한다'는 낙인이 찍힐 수 있겠지만, 캐나다연합교회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동성애 이슈는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답을 내리기 힘든 문제"라고 말했다.

<온전한 포용을 향해> 출간을 계기로 교회협은 LGBTQ 이슈를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예정이다. 동성애 찬반 양쪽 진영에서 이야기를 듣고, LGBTQ 당사자를 직접 만나는 시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교회협 관계자는 "동성애 이슈를 다루면 논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평화·생명운동 맥락에서 보면 안 다룰 수 없다. 짧게 보지 않고 길게 보려 한다"고 말했다.

<온전한 포용을 향해>는 비매품이다. 책을 구입하고 싶은 사람은 교회협(02-742-8981)으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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