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사임으로 분쟁에 휩싸인 여의도순복음송파교회. 총회가 개입하면서 문제가 더 커졌으나, 최근 안정세로 돌아서며 분쟁 마무리 단계를 밟아 가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갑작스러운 담임목사 사임, 총회의 임시목사 파송, 교인들 반발로 이어진 여의도순복음송파교회(송파교회) 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총회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재심 재판을 열어 송파교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장로들의 지위도 회복시켰다.

송파교회 분쟁은 올해 3월 시작했다. 김성수 전 담임목사가 후임 목사 청빙을 위한 공동의회를 앞두고, 돌연 사임서를 제출하고 잠적해 교회는 혼란에 빠졌다. 후임 목사 선정 과정을 모두 거치고, 이제 공동의회를 열어 인준만 하면 절차가 마무리되는데, 당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한 것이다.

김 목사 사임과 동시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 총회(이영훈 총회장)는 송파교회에 개입했다. 송파교회 교인들이 선정해 놓은 목사가 있는데도, 총회는 4월 2일 여의도순복음교회 부교역자 A 목사를 임시목사로 파송했다. 교인들은 총회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며 A 목사의 교회 출입을 막았다.

총회는 김성수 목사를 따르는 일부 교인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승강이가 벌어졌다. 교인들은 A 목사가 강대상에 오르지 못하게 막았다. 총회는 임시목사를 감금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송파교회 교인 6명을 고발하고, 예배당 접근 금지 가처분도 제기했다. 교인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총회를 규탄하는 시위를 두 차례 벌였다. 

송파교회 교인들은 여의도 총회에 강력히 항의하며 맞섰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총회가 무리하다시피 개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송파교회는 2008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독립했다. 교인 1만 명에 이르는 이 대형 교회에 조용기 목사 처남 김성수 목사가 담임으로 배정됐다. 그러나 지난 8년간 교인들과 소송을 주고받는 등 마찰을 겪었다.

송파교회를 예의 주시해 온 여의도순복음교회 안에서는 송파교회를 다시 지교회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관계자는 "독립한 지 8년 됐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이번 기회에 흡수해야 한다고 (이영훈 목사에게) 제안한 바 있다"고 말했다.

송파교회 교인들은 결사반대했다. 재산·인사·행정권이 분리된 엄연히 다른 교회이며, 총회 개입은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비대위원장 김수명 장로는 9월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회가, 교인들이 원하는 목사를 행정적으로 인정만 해 주면 끝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예 여의도순복음교회 부목사를 내려 꽂지 않았는가. 우리는 총회와 전 담임목사 간 묵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4개월간 이어진 갈등은, 총회가 한발 물러서며 수그러들었다. 총회장과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을 맡고 있는 이영훈 목사가 총회에 송파교회와의 화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는 9월 셋째 주, 송파교회 교인들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을 취하했다. 총회재판위원회도 9월 28일 재심을 열어, 제명·출교된 장로 8명이 송파교회 당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줬다.

재판위원장 고충진 목사는 "아직 재심 판결이 나온 건 아니다. 다만 어제 논의를 통해 우선적으로 (총회에 반대한) 장로들이 당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지위를 회복해 줬다. (총회가 교인들과) 계속 싸울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수명 장로는 "하나님 은혜로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교인들과 논의해 최대한 빨리 담임목사를 청빙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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