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 교단장들이 한반도 전쟁 반대 호소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설전을 주고받으며 '한반도에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 소속 교단장들이 '한반도 전쟁 반대 호소문'을 긴급 발표했다. 교단장들은 9월 28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마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그 어떠한 군사적 행동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회협 조성암 회장(한국정교회 대주교)은 "전쟁은 언제나 가장 나쁜 해결 방안이다.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화로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평화 외에 다른 해결 방법은 인간의 본성에 반대되는 것이다.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전쟁을 지지하는 명분·이념·정치를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소문을 읽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최기학 총회장(맨 오른쪽), 한국정교회 조성암 대주교(가운데), 교회협 김영주 총무(왼쪽). 뉴스앤조이 이은혜

'한반도 전쟁 반대 호소문'은 최기학 총회장(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 교단장을 대표해 읽었다. 교단장들은 △미국은 한반도 군사 위협 중단하고 북한과 대화 시작할 것 △북한은 핵실험 중지하고 한국·미국의 대화 요청에 응할 것 △미국 포함한 전 세계 핵보유국은 비핵화 실행할 것 △한국 정부·언론 등은 전쟁 부추기는 언행 중단하고 평화를 위해 한마음으로 협력할 것을 호소했다.

교회협 신승민 국장(화해통일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40년 가까이 일해 오신 미국 인사가 '한반도 위기 상황이 지금처럼 고조된 적 없다'는 말을 전해 왔다. 미국과 영국 등 세계 교회, 종교 단체에서 한반도에 평화를 지켜 달라는 호소문을 보내오고 있다. 이런 간절함을 담아 긴급 교단장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

한반도 전쟁 반대 호소문

"이제 이 성에서 전쟁의 상처를 말끔히 씻고 내가 다시 싱싱한 도읍지로 회복시켜 주리니, 시민들이 해방되어 참 평화를 누릴 시대가 오리라." (예레미야 33장 6절)

"전쟁은 공멸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지금 전 세계는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평화를 말해야 하는 UN 무대에서조차 선전포고와 같은 폭력과 전쟁의 언어들이 남발되고 있습니다. 급기야는 미군의 전략 폭격기가 한국 정부의 묵인 아래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비행 훈련을 감행하였고 북한은 자위권 발동을 천명하고 나섰습니다.

무기로는 절대로 평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 무기는 우리 모두를 파멸로 이끌 뿐입니다. 평화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 한국교회는 1,000만 성도들과 함께 이 땅에서 제2의 전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그 어떠한 군사적 행동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에 우리는 파국으로 치닫는 현 상황을 평화적으로 타개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와 교회, 시민사회에 아래와 같이 호소합니다.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국사적 위협과 대북제재를 즉각 중단하고 북한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바랍니다.

북한은 핵실험을 중지하고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대화 요청에 응하기 바랍니다.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전 세계 비핵화 선언’을 지지하면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핵보유국에게 비핵화를 호소합니다.

한국 정부는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여 대화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의 길을 모색하기 위하여 북한과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에 조속히 특사를 파견하기 바랍니다. 아울러 모든 정치인, 언론, 국민들도 전쟁을 부추기는 언행을 중단하고 평화를 위해 한마음으로 협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2015년 서부전선 포격 사건 당시 대화로써 위기 상황을 평화적으로 타개한 경험이 있습니다. 전쟁을 피할 길은 대화밖에 없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정부와 교회, 시민사회에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합니다.

"한반도 전쟁을 막아 주십시오. 이 땅의 평화를 지켜 주십시오."

2017년 9월 28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최기학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전명구 감독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윤세관 목사
한국구세군 김필수 사령관
대한성공회 의장주교 박동신 주교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양호 목사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 김서호 목사
한국정교회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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