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키보드 워리어'를 마다하지 않고 소셜미디어에서 거침없이 '팩트 폭탄'을 날려 온 변영권 목사(예사랑감리교회)가 <뉴스앤조이> 2017년 4/4분기 연재 필진으로 합류했다. 10월 둘째 주 토요일부터 격주로 6개의 글을 연재할 예정이다. 연재 칼럼 타이틀은 '애니의 위대한 질문'.

칼럼 연재를 앞두고 변영권 목사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페이스북에서 당당하게 "헤비메탈, 프라모델,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서면 인터뷰에서 "애니메이션을 통해 상상력과 감수성을 키웠다. 음악, 특히 헤비메탈이나 록 음악을 통해서는 무엇보다 목사로서 잃지 말아야 할 야성을 배웠다"라고 이야기했다.

변영권 목사는 10월 둘째 주부터 연재 칼럼으로 <뉴스앤조이> 독자와 만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 무슨 일을 하고 있나.

나는 제천에서 평범하게 목회하고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목사다. 페이스북 자기 소개란에 적었듯이 창조과학, 환단고기, 호모포비아, 온갖 음모론을 싫어하고, 헤비메탈, 프라모델, 일본 애니메이션, 오토바이, 역사적 예수 연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신앙을 좋아한다.

- 10월부터 연재할 칼럼은 애니메이션·만화와 신앙에 대한 이야기다. 특별히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나.

내가 1973년생이다. 어린 시절에 일본 만화를 많이 접할 수 없었다. 정부가 일본 문화를 규제하던 시절이라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로봇 대백과>, <공룡 대백과> 등 작은 책자를 보면서, 건담이나 다른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재미있을지 상상했다. 용돈 받으면 프라모델을 사서 동생과 만드는 재미로 살았다.

고등학생 때는 친구들과 만화방을 자주 다녔다. 무협 소설도 많이 읽었지만 해적판으로 나온 일본 만화를 많이 읽었다. 가장 사랑하는 작품인 나가노 마모루(永野 護, 1960~)의 <FSS>('파이브 스타 스토리', ファイブスター物語)도 고등학교 때 알게 됐다. 나를 신학의 길로 인도한 <공작왕>도 그때 읽었다.

그러다 일본 문화에 대한 규제가 풀리고, 인터넷 환경이 점점 좋아지면서, 과거 단편적으로 접했던 애니메이션들을 볼 수 있게 됐다. 욥의 말처럼,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욥 42:5) 하게 된 것이다. '우주 세기 건담'부터 싹 찾아서 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른 애니메이션들도 접했다.

변영권 목사의 서가. 뉴스앤조이 이은혜

- 헤비메탈, 프라모델, 일본 애니메이션, 오토바이 등을 좋아한다고 했다. 대중문화를 다채롭게 즐겨 왔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이점이 있다면.

부모님의 교육열이 높았다. 부모님이 어떤 면에서는 엄한 점도 있었지만, 대중문화에 대해서는 거의 규제하지 않았다. 기독교 집안치고는 자유로웠다. 중학교 시절부터 <음악세계>, <뮤직시티>, <핫뮤직> 같은 잡지를 읽으면서 영미권 팝과 록 음악에 심취했다. 대학생 때는 친구들과 카피 밴드도 나름 열심히 했다.

군대를 다녀와서 125cc 모터사이클을 타다가, 친구(이 친구도 목사가 됐다)네 아파트 지하에 고장 난 상태로 오래 방치돼 있던 1970년식 CB750four을 발견했다. 주인 어르신을 찾아가 구입한 뒤 고쳐서 타고 다녔다. 퀵 서비스 일도 잠시 했고, 혼자 여행도 다녔다. 나중에는 전도사로 사역했던 교회에 오토바이 클럽이 있어서 청년들과 함께 투어도 했다.

교회가 보수적일수록 대중문화 즐기는 것을 죄악시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여건이 되고 취향만 맞으면 다양하게 즐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즐기며, 삶을 풍성하게 누릴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상상력과 감수성을 키웠다. 음악, 특히 헤비메탈이나 록 음악을 통해서는 무엇보다 목사로서 잃지 말아야 할 야성을 배웠다. 오토바이로는 자유로움을 배웠다고 할까. 

근데 이렇게 뭔가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려니 어색해지는 것 같다.

변영권 목사가 보유하고 있는 프라모델. 뉴스앤조이 이은혜

- 연재 칼럼에서 어떤 이야기를 다룰 생각인가.

사실 논리 정연한 글은 잘 못 쓰는 편이라 글을 연재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헬스장에서 운동하다가 갑자기 막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다. 이런 것을 '성령의 감동'이라고 하지 않나. 애니메이션과 만화 몇 작품을 소개하면서 거기서 던지는 질문들과 기독교 신앙이 우리에게 주는 도전을 연결해 볼까 한다.

너무 무겁지는 않게, 읽고 나면 성경보다 애니메이션이 살짝 더 보고 싶어질 정도로 내용을 배분해서 가벼운 글을 써 보려 한다. 바라는 게 있다면, 연재가 끝났을 때 '동성애 옹호 목사'보다는 '오타쿠 목사'로 알려졌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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