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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1만 명 교회 1개보다, 100명 교회 100개가 낫다

생명평화마당 심포지엄 "작은 교회 운동, 개교회주의 넘어 지역 단위 연대해야"

최유리   기사승인 2017.09.27  14: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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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생명평화마당(생평마당·공동대표 박득훈·방인성·이정배·한경호)이 '작은 교회 한마당'을 앞두고 9월 26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작은 교회론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생평마당과 작은 교회 한마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알리기 위해 신학위원회(이은선 위원장) 주최로 열렸다. 생평마당이 추구하는 '건강한 작은 교회 운동'은 '탈성직·탈성장·탈성별'로 요약된다. 정경일 원장(새길기독사회문화원), 오세욱 목사(가온교회), 안지성 목사(새터교회)가 나와 각 파트를 발제했다.

생명평화마당이 10월 9일 열리는 '작은 교회 한마당'을 앞두고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묻지 마 신앙' 넘는 길은 '평신도 신학'
교회는 지역사회 평화 심는 일 해야
'차별에 대한 감수성 있는 교회'로

정경일 원장은 한국교회에 목회자가 해석한 말씀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묻지 마 신앙'이 팽배하다고 했다. 그는 묻지 마 신앙과 바른 신학 부재가 교회 내 성차별·성장주의·성직주의 등 부작용을 낳았다고 했다. 그는 교인에게 맹목적인 신앙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는 신학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평신도들의 교회 '새길교회' 멤버다. 새길교회는 설교는 물론 성례전도 평신도가 맡는다. 정 원장은 평신도가 스스로 교회를 꾸려 가고 있지만, 여전히 교인들 중에는 정규 신학 코스를 밟은 사람만 신학을 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새길교회 교인들 역시 신학 공부를 부담스러워한다. 신학 공부만큼은 평신도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그게 겸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우리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평신도 신학'을 화두로 붙들고 있다.

핵심은 평신도도 신학을 공부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신도도 신학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우리는 함께 격려하며 신학을 고민하고 글을 쓴다. 신학 주제를 두고 토론한다. 정규 신학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이 많지만 굉장히 흥미롭고 재밌다."

탈성직을 주제로 발제한 정경일 원장(새길기독사회문화원). 뉴스앤조이 최유리

탈성장을 발제한 오세욱 목사는 7년 전 화성에 교회를 개척했다. 오 목사는 7년간 교회가 지역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오 목사는 교회가 공공성(公共性)을 회복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오세욱 목사는, 지역사회에서 중요하지만 잘 다루지 않는 지역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고 회복적 정의를 고민하는 등 비기독교인과 함께 만나는 자리로 작은 교회 운동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민들은 평화가 좋다는 걸 알지만 일상생활에서 평화를 경험한 적이 없다. 실생활에서 (평화를) 구현하기가 어렵다. 교회가 평화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실험해 보는 공간이 되면 어떨까. 정의에 기초한 평화를 서로 상의하고 실험한다면 교회가 지역사회 공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세욱 목사는 다소 추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교회의 공공성은, 평화와 정의 말고도 공공 도서관이나 청소년 센터 등 지역사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보았다. 목사가 지역 선교사로서 현장에서 비기독교인을 만나고, 갈등이 있는 곳에서 조정자 역할을 맡는 등 여러 모습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오세욱 목사(가온교회)는 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안지성 목사는 탈성별 교회를 설명했다. 안 목사는 현재 여성주의 교회 '새터교회'에서 10년째 목회하고 있다. 그는 여성주의 원리가 작은 교회 안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또 어떻게 구현됐으면 좋겠는지 이야기를 풀어 갔다.

안 목사는 교회를 이야기하기 전, 먼저 여성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이 주제를 많이 고민했다. 물론 여성성을 정의하는 건 어렵다. 이것이 여성성이라고 정의를 내리면, 그 틀이 다시 여성을 옭아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여성성을 '차별에 대한 감수성'으로 설명했다.

"차별받아 본 경험은, 존재 자체로 차별받는 이들과의 연대를 할 수 있게끔 한다. 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이다. 우리는 지난해 노회별로 여성 1명을 총대로 보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회별로 여성 총대 1명이 배정돼도 전체 인원의 4.4%일 뿐이다. 창피한 이야기다.

지난해에는 이 안건이 기각됐다. 교회에서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경험한다. 이런 경험이 있기에 성소수자, 세월호 참사 후 교회에서 배척당한 부모, 여러 이유로 차별받는 이와 함께할 수 있다."

그는 여성주의 교회를 '약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눈 돌리는 교회', '차별에 대한 감수성으로 함께하는 교회'라고 정의했다.

안지성 목사(새터교회)는 탈성별 교회를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각 발표가 끝나고 30분 가까이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공공성의 가치는 좋지만, 작은 교회 목사 입장에서는 예산이 부담스러울 것 같다", "과연 작은 교회 운동이 거대한 한국교회를 변혁할 수 있을까" 등을 물었다.

오세욱 목사는 "교인 수가 적으니까 목사가 헌금만으로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 대신 지역에는 공공성 사업을 하는 이들에게 주는 공공 기금이 있다. 물론 생활이 쉽지 않지만, 지역사회 안에서 가교 역할을 한다면 헌금 의존도를 낮추고도 살아갈 방법은 있다"고 말했다.

정경일 원장은 작은 교회 운동이 한국교회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독재' 또는 '파시즘'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 속에서 독재나 파시즘이 어떻게 망했는지 알고 있다. 작은 교회 운동은 효율보다는 가치를 지향하는 운동이다. 1만 명 모이는 교회 하나보다 100명 모이는 교회 100개가 낫다고 보는 운동이다. 우리의 이상이 현실이 되려면 작은 교회들이 개교회주의를 넘어야 한다. 지역 단위로 작은 교회가 연대하고 힘을 모으면, 100명이 모이는 100개 교회라고 할지라도 한국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작은 교회 한마당은 10월 9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한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작은 교회 한마당에는 '작은 교회 소개 부스', '신학 토론', '신학생 대화 마당', '작은 교회 이야기 마당'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이론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작은 교회 목회자 및 교인을 만날 수 있다. 이날 생평마당 신학위원회는 2년간 저자 16명이 저술한 <한국적 작은 교회론> 출판 기념회도 진행한다. 참가비는 무료다.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문의: 010-3834-6923(현창환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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