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가 9월 25일 여성과 신학생을 주제로 열렸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청파교회(김기석 목사) 예배당에 여성과 신학생을 위한 기도가 울려 퍼졌다. 9월 25일,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 모습이다. 교계 단체들은 올해 2월부터 매달 기도회를 열어 왔다. 9월 주제는 '여성과 신학생'. 90여 명이 기도회에 참석해 메시지를 듣고 함께 기도했다.

이날 총신대 전 강사 박유미 박사가 '교회 여성'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여성은 한국교회 안에서 약자다. 교단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다수 교단이 여성 안수를 허락하지 않는다. 교회 내 성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피해 여성이 '가해자'로 몰리는 경우가 있다. 박유미 박사는, 한국교회가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가르쳐 온 데서 문제 원인를 찾았다.

박 박사는 "한국교회가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규정하며 '입 다물고 순종하라'고 가르친다. 남성이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 나쁘고 모욕감을 느낄 것이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 이런 말을 시시때때로 듣는다"고 했다.

또, "교회 안에서 여성은 더 이상 존중받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한다. 피해를 당해도 호소할 데가 없다. 가령 남성 목회자가 성범죄를 저질러도, 교회가 피해 여성을 '꽃뱀'으로 몰며 목사 편을 드는 경우가 있다. 남성 목사들이 지금까지 여성을 '유혹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성경을 해석해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박사는 교회 내 여성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 안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과 양육을 받아야 할 여성 교인이 많은데, 남성 목회자가 이를 담당하는 현실이다. 목회는 성경만 안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전인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여성들 삶을 잘 모르는 남성 목사가 적절한 도움을 주기 어렵다. 여성 목회자가 이들의 필요를 채워 주며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들이 교회에서 성장하고 성숙해 갈 때 교회는 회복되고 건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박유미 박사는 한국교회에 여성 목사 안수가 왜 필요한지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백현빈 씨(감리교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는 '신학생'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백 씨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내홍을 겪고 있는 학내 사태를 언급했다.

백 씨는 "이규학 이사장이 학교 모든 자리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채워 넣기 시작했다. 이사장에게 줄 서는 교수는 초고속 승진을 얻지만, 그렇지 않은 교수는 임용과 승진에서 탈락하고 징계를 받았다. 이 이사장은 총장을 선출할 때도 '총장추천위원회'라는 기구를 이용해 자기 사람을 총장으로 세우려 했다"고 말했다.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었다. 백 씨는 총신대·침례신학대·한신대·서울기독대 등 여러 신학교가 학내 갈등을 겪고 있다고 했다. 신학생이 신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으면, 향후 교회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신학과 복음을 들고 교회와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그런데 학교에서 보고 배우는 건 각종 정치와 이전투구·권력·줄타기·경쟁·굴종 같은 것이다. 담임목사가 교회 재정을 횡령하거나 자신에게 못 되게 굴어도, 부교역자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신학교에서 잘못 배웠기 때문이다. 상급자 말에 순응하지 않으면 '찍히고' 낙오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권력에 복종하지 않으면 철저하게 보복당하는 것을 목격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신학교와 신학생은 예언자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 곳에서도 환대받지 못하지만 하나님이 맡긴 소신대로 바른 말을 하고, 핍박 속에서 굴하지 않고 끝까지 바르게 걸어가는 예언자 모습을 되찾자"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교회 안에서 고통받는 여성이 교회 안에서 치유받고, 신학생이 예언자적 정신을 회복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는 다음 달에도 열린다. 10월 30일 청파교회에서 진행한다. 준비 측은 추후 자세한 일정을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 페이스북에 공지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인도자의 기도 제목에 따라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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