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교회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윤세관 총회장)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에 대해 "이단적 경향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박삼열 총회장) 경기중노회는 "퀴어신학과 이에 동조·옹호·조장하는 임보라 목사의 이단성을 조사하고, 임 목사가 속한 기장에 이에 대한 입장을 질의해 달라"는 헌의안을 102회 총회에 올렸다.

임보라 목사는 타 교단 목회자들에게 이단 정죄 대상으로 지탄받고 있다. 하지만 그가 속한 기장 총대들은 '임보라 목사 이단 시비'를 두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기독교장로회 102회 총회 총대들은 임보라 목사 '이단 시비'와 관련해 "지나친 처사"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기장 102회 총회에서 만난 총대 대부분은 "임보라 목사가 하는 일에 모두 동의하는 건 아니다"라는 점을 전제했다. A 목사는 "우리 교단이 동성애를 찬성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동성애자 인권 문제는 그것과 별개다. 이게 아마 우리 교단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라고 답했다.

B 목사는 "같은 교단 목사로서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회 현장에서 보면 (임 목사가) 일반적인 사람들 시각보다 너무 앞서 나간 경향이 있다. 우리도 목회자로서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임보라 목사는 목회 차원에서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것이다. 이단으로 정죄하는 건 문제다. 타 교단이 너무 양식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인이 임보라 목사에 대해 문의해 온 적 있다는 목회자도 있었다. C 목사는 "옆 교회 교인이 우리 교인에게 임보라 목사 이야기를 했다더라. 그러면서 목사님은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데, 현장에서 이런 일을 만나면 참 난감하다. 그래도 우리와 함께하는 목회자인데 어떻게 이단이라고 규정할 수 있나. 교단이 보호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세가 작은 교단이기 때문에 얕보는 것 같다고 한 총대도 있었다. D 장로는 "교단 공식 채널을 통해 질의해 온 게 아니었다. 자기들 나름의 잣대로 임보라 목사를 이단이라 정죄하고 시작한 건 잘못이다. 큰 교단들의 횡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임 목사가 주장하는 것들은 나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고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교단에서 우리 목회자에게 '이단'이라고 하는 건 상당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임보라 목사를 적극 옹호하는 총대도 있었다. E 목사는 "성소수자는 한국교회에서 모두가 싫어하고 손가락질하는 대상인데, 그들과 함께하는 임보라 목사에게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당신에게만 맡겨서 미안하다'고 얘기하는 게 먼저 아닐까. 신학적 차이가 있으면 그건 신학 차원에서 논의할 문제지, 그걸로 '이단'이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장 총회에는 '성소수자 교인 목회를 위한 연구위원회 구성과 활동' 헌의가 올라왔다. 이 헌의안은 2년 전 100회 총회에서 총대들의 강한 반발로 부결됐다.

한 총대는, 성소수자 논의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소수자 이슈는 교회에서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임보라 목사처럼 목회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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