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웅 박사는 주일학교 학생 수 감소의 큰 원인으로 담임목사 교육 철학 부재를 꼽았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다음 세대가 위기다." 한국교회에서 줄기차게 나오는 말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김상석 총회장) 67회 총회에서 이 말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예장고신 총회교육원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교단 내 주일학교 학생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주일학교 학생 수가 15만 9,928명(2006년)에서 11만 1,713명(2015년)으로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회교육원은 지난해 66회 총회에서 '다음 세대의 출석 감소 원인 분석과 대안 마련 건'을 수임하고 연구위원회를 조직했다. 조성국 교수(고신대 기독교교육학)를 연구위원장으로, 이현철·조철현 교수(고신대 기독교교육학), 박신웅 박사(총회교육원), 이기룡 박사(총회교육원), 박용성 박사(SFC)를 연구위원으로 위촉했다.

다음 세대 문제는 모든 총대의 관심사였다. 67회 총회 둘째 날 9월 20일 오후 회무에서 총회교육원 박신웅 박사가 보고서를 발표할 시간을 요구했다. 상비부 보고는 유인물대로 받는 게 관례였지만, 총대들은 이를 허락했다.

총회교육원 연구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유아·유치부, 유·초등부, 중·고등부, 대학·청년부 학생 수 변화를 분석했다. 2015년을 종착점으로 잡은 건 2016년 예장고신이 예장고려와 통합해, 자연스러운 학생 수 변화 추이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유아·유치부 1만 9,040명, 유·초등부 3만 6,583명, 중·고등부 3만 311명, 대학·청년부 2만 5,779명이었다. 이는 2006년보다 각각 28·44·19·11% 감소한 수치였다.

담임목사 의식 개선 필수,
교육 시스템·방법 바꾸고
총회·노회가 교사 역량 강화해야

총회교육원은 2015년 4월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주요 교단 9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자료에 근거해, 주일학교 쇠퇴 원인을 진단했다. 박신웅 박사는 담임목사가 교육에 무관심해 투자를 안 하고, 주일학교 교역자·교사들 생각이 과거에 머물러 있으며, 입시 위주 교육이 매년 심해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교회를 등진다고 했다.

총회교육원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박 박사는 담임목사의 교육 철학 부재가 주일학교 쇠퇴 원인의 가장 큰 이유라며, 담임목사 의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총회교육원도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교회학교가 빠른 비율로 감소하고 있다. 그 빈자리를 미디어와 세속 문화가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교회학교 구조는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담임목사는 자신의 철학을 바꾸려 하지 않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자기반성도 없다.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열린 자세가 없다면 교회학교의 성장은 곧 멈추고 말 것이다."

또 교육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주일학교 성경 공부 시간은 10~20분 수준이다. 한 주간 교회에서 성경을 배우는 시간이 예배를 포함해 1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박 박사는 "어떤 교회는 10시부터 2시까지 예배하고 식사하고 성경 공부를 한다. 충분한 시간을 활용해 성경을 심도 있게 배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육 방법도 이전과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전에는 주일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여러 명 앉혀 두고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박 박사는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자극을 주고,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주일학교 교사의 전문성과 역량 문제도 거론됐다. 총회교육원은 총회와 노회가 학생의 삶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할지, 어떻게 가르쳐야 학생들이 더 흥미를 느끼는지 등 역량을 강화하는 교사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교역자들이 다음 세대 사역에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신학교 커리큘럼을 보완하고, 부모들이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신앙을 교육할 수 있도록 강조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왔다.

총회교육원은 30분 동안 발표했다. 총대들은 관심 있는 사안이라 그런지 발표 내용에 진지하게 귀 기울였다. 발표가 끝나자, 총대들은 보고서를 그대로 받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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