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여동문회가 9월 20일 총회 장소 앞에서 "여성 안수 허용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 여동문회 회원들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전계헌 총회장) 102회 총회 1일 차에 이어 3일 차인 9월 20일에도 여성 안수 제도를 도입하라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여성 안수 문제로 총신대 강의에서 배제된 강호숙·박유미 박사도 시위에 동참했다.

여동문회는 검은색 고급 차량이 즐비한 총회 임원 주차장 앞에 일렬로 서서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총회는 여성 안수 허락하라"는 구호를 연호했다. 관심을 보이는 총대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무관심하게 지나갔다. 한 총대는 여동문들에게 "그렇게 하면 안 돼. 존댓말로 해야지"라며 나무랐다.

시위에 참석한 이들은 예장합동이 성경을 입맛대로 골라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유미 박사는 "시대 흐름에 부응해야 하는 게 교회 사명인데, 총회는 여성은 안 된다고 한다. 이게 하나님의 교회에 도움이 된다고, 복음 전파에 도움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안수를 막으니 여성 리더들이 다른 교단으로 빠져나간다. '이 교단은 여자들이 있기 힘든 교단'이라고 각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미 박사는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 데는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동등하다고 생각한다면 안수를 주지 않을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놓고 여성 차별한다는 말도 못 한다. 돌 맞을까 봐 공개적으로 말도 못하면서, 교회에서는 차별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강호숙 박사는 "교회에서는 말씀을 전하는 직분은 더 우월하고 섬기는 직분은 열등한 걸로 구분한다. 그러니 말씀 전하는 목사는 남자가, 섬김은 여자가 하도록 성 역할을 구분한다. 섬김 또한 중요한 사명이다. 초대교회사에서 다비다처럼 섬김을 통해 많은 사람을 전도한 리더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강 박사는 "재혼은 간음이다"라는 신학부 연구에 대해서도 "신학교수들이 머리 맞대고 했다는데 남성의 하나님, 강자의 하나님으로 성경을 편취해서 해석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자기네 유리하게 갖다 쓰는 것이다. 원래 구약에 써 있는 '간음은 이혼 사유'라는 구절은 여성을 보호하기 것이었다. 지금은 기득권 남성이 이혼해 주지 않으려 이 구절을 쓰고 있지 않나. 약자 중심으로, 공의 관점에서 성경을 봤으면 한다. 재혼이 간음이라고 할 용기가 있으면 성추행·간음한 목사부터 먼저 치리하고 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남성으로 가득한 교회 로비. 뉴스앤조이 최승현

한편, 예장합동 총회정책연구위원회가 올해 총대 1,640명(655명 응답)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중 여성 안수를 허용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총대 중 60%가 "여성 목사 안수는 비성경적이므로 허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회의장에 들어올 수 있는 여성은 기자 혹은 청소하러 들어오는 교인뿐이다. 간식 배분과 환경 미화는 전계헌 총회장이 시무하는 익산동산교회 교인들이 맡았다. 올해 총회에서도 여성들은 웃으며 인사하고 간식을 배치하며 남성 총대들이 어질러 놓은 회의장을 청소하는 역할만 맡았다.

여성 교인들이 총대들에게 물과 간식을 나눠 주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