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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만 하나님 만나는 날 아니다

주일성수와 가두리양식

신성남   기사승인 2017.09.20  18: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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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을 지금처럼 '주일(주의 날)로 부르게 된 것은 서기 343년 사르디카(Sardika) 종교회의에서다. 그 이전에는 일요일을 공식적으로 주의 날로 부르지 않았다.

초기 교회는 전통적으로 안식 후 첫날인 일요일에 모였다. 유대인들은 토요일인 안식일을 중시했으나 사도들의 초기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일요일 예배를 시행했다.

사실 어느 날에 모였나 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현대 율법주의자들이 주일을 마치 구약의 안식일처럼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목숨 걸고 주일성수!"라는 말까지 나올까.

장로교 보수 교단의 K 교수가 "예배의 제사의 중심은 구약시대에는 안식일 성수의 예배의 제사였고, 신약시대에는 주일성수의 예배의 제사였습니다"라고 주장한 것이 그 좋은 예다.

만일 신약시대에 '안식 후 첫날'이 정말 성수해야 할 정도로 중요했다면 사도들이 그날을 특별히 구분하여 별도로 강조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정작 신약성경에는 주일을 안식일처럼 중시하여 가르친 구절이 단 한 줄도 없다.

심지어 K 교수는 "한번은 장로님 한 분이 주일날 군에 간 아들을 면회하러 갔습니다. 저는 그 장로님도 치리하며 두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라며, 실화까지 소개했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런 정도로 화석화한 한국 보수 교단의 신학 수준에 분노를 느낀다.

본래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었던 것처럼 주일에 사랑과 선을 실천하는 건 결코 금할 일이 전혀 아니다. 나는 주일에 그 누구를 면회하러 가도 결단코 그게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보수 교단의 주일성수 개념은 성경의 가르침이 아니다. 신약성경에는 그런 비슷한 말도 없다. 주일을 율법화하여 그날을 안식일처럼 특별히 신성시하거나 거룩하게 치장하는 건 율법주의와 교회주의의 산물일 뿐이다.

교회주의는 "세상은 속되고 교회는 거룩하다"는 중세적 이분법 사고에 기인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신도들을 교회당이라는 울타리 속에 가두고 보호하고 관리하려고 한다. 군소리 말고 주일마다 열심히 교회당에 나와 열심히 예배하고 헌금 바치라는 말이다.

나도 주일을 좋아하고 공예배를 사랑한다. 교우들이 주일마다 모여 함께 예배하고 봉사하고 교제하는 건 매우 귀하고 아름다운 전통이다. 그러나 그게 율법적 규제나 압박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리스도의 진리는 사람을 자유케 하는 것에 있다. 결코 억압하는 게 아니다.

예수는 무거운 짐 진 자들을 쉬게 하신다 했다. 율법의 정신을 지키는 것과 율법의 규정을 지키는 것은 매우 다른 것이다. 신약의 신자들은 율법의 속박 아래 있지 않고 은혜 아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일성수가 세속의 오염을 막기 위한 신앙 운동이라는 생각은 대단한 착각이다. 교회에 와서 세상 것으로 행패를 부리거나 해를 끼치는 사람은 드물다. 요즘 보면 세상이 교회를 더럽히는 게 아니라 도리어 교회가 세상을 더럽히고 있는 걸 더 자주 본다. 중세 교회 1,000년 역사 또한 비슷했다. 교회의 성직자들이 오히려 세상의 일반인보다 더욱 악하게 타락했고 세상에 더 큰 피해를 주었다.

주일을 신성시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별로 없다. 일요일이 특별히 거룩해질 이유도 없고 그럴 신학적 근거도 없다. 그건 그냥 또 하나의 우상숭배이며 가두리양식이 될 뿐이다.

주일만 하나님을 만나는 날이 아니다. 신자에게는 매일매일이 주의 날이다. 또한 예배당 건물 속에만 교회가 존재하는 게 아니다. 신자 자신이 서 있는 그곳이 늘 거룩한 교회가 되어야 마땅하다. '교회에 다니는 신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회가 되는 신자'다.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진리 안에서 자유해야 옳다. 이 세상 어디에도 신약의 신자에게 강요될 '절기 율법'이란 없다. 구약시대처럼 날과 달과 절기를 지키는 것이 또다시 율법의 종노릇하는 관습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도바울은 "율법은 믿음에서 난 것이 아니니 율법을 행하는 자는 그 가운데서 살리라"(갈 3:12)고 경고했다.

그리스도인은 종교를 거부하고 진리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어찌하여 다시 약하고 천박한 초등학문으로 돌아가서 다시 그들에게 종노릇하려 하느냐. 너희가 날과 달과 절기와 해를 삼가 지키니 내가 너희를 위하여 수고한 것이 헛될까 두려워하노라." (갈 4:9-11)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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