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신천지 유관 단체 HWPL(사단법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이만희 대표)이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전쟁 종식과 평화'를 주제로 '3주년 9·18 종교 대통합 만국회의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행사 첫날인 9월 17일,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를 포함 세계 각국에서 1,200여 명이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 모였다. 이들은 '2017년 지구촌 전쟁 종식 평화를 위한 국제법 제정 콘퍼런스', '제5차 국제법 제정 평화위원회 회의', '평화 문화 전파를 위한 평화 교육 발전 포럼', '세계 평화 언론 네트워크 콘퍼런스' 등 4가지를 주제로 회의를 진행했다.

이만희 씨는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평화를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이제는 전쟁 없는 평화 세상이 이루어져 후대에 유산으로 남겨 줘야 한다"며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둘째 날인 9월 18일에는 '종교 대통합 만국회의 3주년 기념 평화 축제'가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렸다. 내빈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올 때마다 HWPL 구성원들은 환호하며 카드섹션을 선보였다. HWPL은 기념식 현장을 한국어·영어·중국어 등 8가지 언어로 통역해 230개 나라에 생중계하기도 했다.

몇몇 언론은 HWPL 행사 소식을 잇따라 보도했다. 신천지 신문으로 알려진 <천지일보>는 물론, <동아일보>·<브레이크뉴스>·<프라임경제> 등 10여 곳이 "평화운동 비정부기구 'HWPL', 17~19일 전쟁 종식 위한 국제 콘퍼런스 진행", "[만국회의 3주년] 한반도 전쟁 위험 속 '평화 회의'", "'지구촌 평화, 이룰 수 있다!' 한반도 긴장 속 평화 회의 열려"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언론이 보도한 HWPL 기사 내용에는 신천지라는 단어가 보이지 않았다. 종교 색채 자체를 띠지 않았다. 이만희 씨도 저명한 평화운동가처럼 소개했다.

이만희 씨가 '종교 대통합 만국회의 3주년 기념 평화 축제'에서 연설하는 모습. 유튜브 영상 갈무리
HWPL 회원들이 준비한 카드섹션. 유튜브 영상 갈무리

신현욱 소장(구리이단상담소)과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 등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가 통일교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탁 교수는 "통일교가 해외로 진출하면서 평화나 국제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해외 활동 소식을 <세계일보>를 통해 알리는 등 홍보하면서 점차 공신력을 얻어 갔다. 최근 신천지가 하는 일을 보면 통일교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현욱 소장은 신천지가 HWPL 행사로 여러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신천지가 평화를 주제로 하는 행사를 통해 반사회적 이미지를 세탁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이번 행사는 특히 신천지 신도를 단속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외국인이 한국으로 몰려오는 행사는 신천지 위상이 전 세계로 뻗어 간다는 것을 신도들에게 보여 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탁지일 교수는 HWPL이 신천지와 관련된 단체인지 모르고 오는 해외 단체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천지가 해외에 이름을 숨기고 기독교 단체, 여성 단체 연합 기구 등에 공문을 보내 참여를 유도한다. 평화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주제로 하는 포럼이다 보니, 외국에서는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를 아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단체는 이 행사가 신천지와 관련이 있는지 모르고 온다. 2014년 HWPL 행사에 참여한 네덜란드 청년은, HWPL이 신천지 위장 단체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글을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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