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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도로점용, 유례없는 조건부 기부 채납"

주민소송단 "대가성 허가는 위법"…교회 "문제없다"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7.09.15  19: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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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공사 중인 사랑의교회 외관.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서초구청이 서울시의 반대 의견과 구청 내부의 '불가' 입장에도 사랑의교회에 '도로 점용 허가'를 내준 것은 시가 47억 원 상당의 어린이집 기부 채납 때문이며, 이는 위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초구청과 사랑의교회가 서리풀어린이집과 도로 점용 허가를 '거래'했다는 것이다.

'도로 점용 허가 무효 확인' 항소심(파기환송 후)이 9월 1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속행됐다. 도로 점용 허가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원고 서초구 주민소송단, 피고 서초구청, 보조참가인 사랑의교회가 각각 주장을 정리해 프레젠테이션을 벌였다.

주민소송단 측 변호인단은 사랑의교회와 서초구청 사이에 '대가성' 있는 거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민소송단 측이 발표한 프레젠테이션과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서초구청·사랑의교회 내부 문건을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서초구청 재난치수과, 2월 25일 "점용 불가"
사랑의교회 3월 3일 기부 채납 의향 표시,
구청 3월 23일 '점용 허가' 결정

도로 점용에 대한 서초구청의 내부 입장은 부정적이었다. 도로 점용 허가 주관 부서인 도로관리과는 재난치수과에 의견을 물었다. 2010년 2월 25일 서초구청 재난치수과는 "이 지역에는 우리 구에서 관리하고 있는 공공 하수 시설이 매설되어 있어 하수 처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지이므로 점용이 불가함을 통보한다"고 했다. 서초구청은 서울도시가스와 KT에도 문의했으나, 두 곳 모두 지장물 이설로 불편을 초래하게 된다며 부정적 의견을 냈다.

사랑의교회는 부대 조건을 달아 3월 3일, 구청에 정식으로 도로 점용 허가를 신청했다. 사랑의교회가 구청에 보낸 공문에는 "교회는 서초구 발전과 서초구민의 복지 증진 등 공공 목적 기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서초구청과 양해 각서 체결을 추진 중"이라고 되어 있다.

서초구청은 사랑의교회의 허가 신청이 들어오자, 서울시에 해석을 의뢰했다. 서울시도 부정적으로 답했다. 서울시는 3월 8일 서초구청에 "교회 건물 같이 사회·경제·문화적 의미가 매우 제한적인 시설물 이용의 편익을 주목적으로 하는 도로 점용 허가 신청을 받아들이기는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이를 받아들이게 되면 향후 유사한 내용의 신청을 거부하기 어렵게 돼 도로 지하의 무분별한 사적 사용이 우려된다"고 회신했다.

교회는 더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사랑의교회가 3월 16일 구청에 보낸 '도로 지하 점용에 따른 공공성 제고 방안'이라는 문건을 보면, 맨 마지막 부분에 '지하 점용에 따른 공공성 시비에 대응 - 다중의 시민이 사용 가능한 공간을 구청에 제공하는 방안'으로 약 330제곱미터 면적의 탁아방과 청소년 상담 센터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건 복지 분야에 기여한다든지 체육 시설 개방 등의 내용도 있었으나, 핵심은 100평짜리 공간을 구청에 주겠다는 것이었다.

서초구청은 교회의 제안을 더 비중 있게 받아들였다. 3월 22일 도로관리과가 작성한 '사랑의교회 신축 관련 도로 점용 허가에 따른 기부 채납' 문건을 보면, 교회가 325제곱미터를 기부 채납하기로 해 공공성이 확보된다고 했다. 서초구청은 당시 이 공간 재산가액을 47억 1,250만 원으로 추정했다. 1제곱미터당 1,450만 원의 공시지가를 반영한 것이다. 2017년 현재 이 지역 공시지가 1,970만 원으로 계산하면 64억 250만 원이다.

사랑의교회는 기부 채납하겠다는 확약서를 3월 22일 구청에 제출했다. 이 확약서는 도로관리과 문건에 첨부됐다. 3월 22일 거의 모든 절차가 동시에 완료된 셈이다. 주민소송단 변호인단은 "구청장 결재는 3월 23일 이뤄졌다. 결재받는 데까지 불과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보름 후인 2010년 4월 9일, 서초구청은 사랑의교회에 도로 점용 허가증을 발급했다. 허가증에도 제1조건으로 '기부 채납 이행'이 명시돼 있다.

서초구청은 사랑의교회 확약서가 도착한 3월 22일, 곧바로 이를 첨부해 문서를 만들었다. 주민소송단은 하루 뒤인 3월 23일 구청장 결재가 이루어졌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주민소송단 "현행법과 서초구 조례 위반"
서울시 감사 결과도 '위법' 판단
교회 측 "법적 문제없어, 원고가 과장"

주민소송단 변호인은 "서초구청이 어린이집을 기부 채납받는 대가로 허가를 내준 것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공유재산법), 서초구 구유(區有) 재산 및 물품 관리 조례, 서울시 감사 지적 사항에 위배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먼저 공유재산법 7조에는 "기부에 조건이 붙은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받아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서초구 조례 13조 2항은 "기부 채납을 할 때에는 재산관리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기부한 사람에게 부당한 특혜를 주는 조건을 붙이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2012년 주민감사 요구를 받아들여 서초구청을 감사한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은 "기부 채납에는 특혜 등 조건이 수반되어서는 아니 됨에도, 조건을 수용하여 도로 점용을 허가한 것은 법령의 취지나 내용에 맞지 않은 위법·부당한 처분"이라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민소송단 변호인은 "만일 도로 점용 허가가 취소된다면 구청으로서는 기부 채납도 취소되고, 점용료 수익도 발생하지 않으며 수백억 원의 복원 비용이 들어 사회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서초구청 측의 주장을 거론하며 "기부 채납과 도로 점용 허가가 조건부 관계라는 점을 자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소송단 변호인은 "사랑의교회는 최대 규모의 예배당을 확보하려 했지만 부지가 부족하다 보니 유례없는 조건부 기부 채납을 하면서까지 도로 지하를 점용하려 했다"며 허가를 취소해 달라고 주장했다. 사랑의교회 지하 본당은 2015년 12월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 예배당'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사랑의교회 변호인은 주민소송단 측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관련 법문을 찾아봐도 위법하지 않으며, 원심에서도 "도로 점용 허가를 함으로써 서초구가 운영하는 어린이집 325제곱미터를 확보할 수 있고 도로 점용료를 징수하여 서초구 재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서초구청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대법원은 구청의 재무회계 행위에 위법성이 있는지 다투라며 파기환송했다. 그러나 서초구는 재정 손실을 입지 않았다. 오히려 점용료 징수 등의 이익을 얻고 있으며, 주민들에게 공개 공지를 제공하는 등 편의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서초구청이 공공의 이익 달성을 위해 행정 재량권을 행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재판부는 당초 이날 변론을 끝으로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으나, 양측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 보겠다며 한 차례 더 속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원고가 주장한 '대가성 기부 채납' 문제 외에도, 사랑의교회가 점용한 도로 지하가 과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구청이 교회에 사권(私權)을 부여한 것인지와 만일 허가를 취소한다면 원상회복이 가능한지 등을 더 논의한다.

다음 기일은 10월 19일로 잡혔다. 재판부는 마지막 변론 후 11월 초에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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