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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근 목사가 전병욱 목사 복귀 두려워해 음해한 것"

전병욱, 대법 상고장서 피해자 실명 공개하며 성추행 부인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7.09.14  17: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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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평양노회 재판국에 출석하고 있는 전병욱 목사.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법원은 9월 7일 전병욱 목사(홍대새교회)가 교인 5명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총 1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전 목사가 상고한 지 두 달, 전 목사 측 변호사가 상고이유서를 낸 지 40여 일 만이었다. 변론 없이 결론을 내는 '심리불속행 기각'이었다.

전 목사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감사합니다'는 분량을 30장으로 제한한 대법원 규칙을 2배 초과한 72장짜리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왜 전 목사를 성추행범으로 보면 안 되는지 길게 설명했지만, 대법원 판결문에는 상고 사유가 없다는 짧은 판결 이유만 적혔다.

피해자 실명 공개…"분노 치민다"
다시 청빙할까 두려워 성 중독 낙인?
피해자 '신빙성' 의문 제기, 반대신문 요구

전병욱 목사 측은 삼일교회(송태근 목사)가 전 목사를 음해하고 있으며, 법원이 피해자들 말만 듣고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선규 총회장) 평양노회 재판에서 인정된 '단 한 번의 실수(한 명의 교인과 부적절한 대화)'만 잘못이라고 했다.

"원고 교회(삼일교회)가 그러한 주장을 하고 있는 이유는, 원고 교회가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가장 중요한 목적이 바로 '피고가 원고 교회 담임목사 재임 기간 동안 수백 명의 여자 성도들에게 성희롱·성추행을 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중략) 원고 교회 및 원고 교회 담임목사인 송태근 목사로서는, '혹여 피고가 단 한 번의 실수를 한 것뿐임이 알려진다면, 원고 교회 성도들이 피고(전병욱 목사)를 다시 청빙하려는 시도를 할까' 두려웠던 것입니다."

전 목사 측은 상고이유서에서 그동안 비실명 처리됐던 피해자들 실명을 전부 공개하기도 했다. 삼일교회 관계자들과 변호인들은, 전병욱 목사 측의 상고이유서를 본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상고이유서를 본 한 변호사는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일교회 측 변호인도 위법행위는 아니라 할지라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했다.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신원 공개는 제한돼 있지만, 민사소송에는 관련 규정이 없다.

전 목사 측은 "피해자들이 비실명으로 처리돼 있었고, (전 목사가) 목회자로서 혹여 성도의 아픈 과거를 들추는 것이 심리적으로 부담이었으며, 피해자들이 이야기하는 성추행 시점조차 특정하기 어려워 반박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실명 공개 이유를 밝혔다. 변호인단 중 한 명은 홍대새교회 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 목사 측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전 목사 측은 소설가 신경숙의 자전적 소설 <외딴 방>을 예로 들었다. "자전적 소설이나 재연 드라마만 해도 표현이 구체적이라고 해서 그것이 사실이나 실체적 진실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피해자들 정황 설명이 구체적이라고 해서 법원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뜻이다. 피해자들이 제3자의 도움을 받아 '진술의 일관성 유지 작업'을 거치지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점을 확인하려면, 전 목사 측도 피해자를 반대신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전병욱 목사가 '목사' 지위를 이용해 '위력에 의한 성추행'을 저지를 이유도 없다고 했다. 교회 내에서 목사를 '영적 아버지'로 여기는 문화가 있지만, 이는 일종의 존경 표현에 그치는 것일 뿐 그 이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 목사 측은 "단지 담임목사와 교회 성도라는 사회적 지위만으로, 성추행을 감행할 만큼의 위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비유를 들자면, 재판장님은 예전 사건 당사자를 보면서 '저 사람이 그때 나에게 존경하는 재판장님이라고 하면서 깍듯이 대했으니, 내가 음란한 말을 하거나 성추행을 해도 가만히 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평양노회 재판 당시, 전 목사 옹호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전 목사가 지나갈 때는 피켓으로 촬영을 막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전병욱 목사 사건이 <뉴스앤조이>를 통해 공론화한 지 7년 만에 그의 성범죄가 법원에서 인정됐다. 전 목사 측도 상고이유서에 "원심 판결이 형식적으로는 민사 판결이지만 그 판단 내용은 피고의 범죄 성립을 인정하는 것으로서 실질상 형사판결"이라고 썼을 정도로, 이번 판결이 지니는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삼일교회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에셀 이상민 대표변호사는 "2심 재판부가 증거를 꼼꼼히 보고 법에 맞게 잘 판단해 준 것 같다. 한국교회 목회자의 성 추문이 끊이지 않고, 교단은 면죄부를 주고 있다. 이번 판결이 다른 목회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 잘못하면 회개하고 돌이키고, 그에 앞서 잘못된 마음 자체를 먹지 않길 크리스천의 한 사람으로서 바란다"고 말했다.

전병욱 목사에게 '공직 정지 및 설교 중지'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린 예장합동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9월 18일 열릴 예장합동 102회기 총회에 올라온 헌의안에도 전병욱 목사 관련 헌의는커녕 목회자 성범죄와 관련한 헌의안도 없다. 전 목사는 지금도 예장합동 목사로서 아무런 제약 없이 목회하고 있다. 판결 이후 이렇다 할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일교회는 9월 14일 <국민일보 미션라이프>에 전병욱 목사의 징계를 요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삼일교회는 성범죄를 묵인한 교단과 끝까지 부인하는 전병욱 목사에게 "사회 법보다도 못한 교회의 도덕성과 윤리를 가지고 복음을 부르짖을 수 있겠느냐"며 징계 및 성폭력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종교개혁500주년평신도행동은 9월 18일 예장합동 총회가 열리는 익산 기쁨의교회에서 전 목사 치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개혁연대는 홈페이지에서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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