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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 하나에서 두 명 설교, 혼돈의 청량리중앙교회

법원, 김성태 위임목사 자격 인정…교인들, 교단 탈퇴 강수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7.09.13  19: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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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9월 10일 주일예배, 서울 청량리중앙교회에서는 기이한 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설교를 맡은 이는 이용식 원로목사. 그런데 이용식 목사 외에 주일 설교를 전하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김성태 목사는 오른쪽 강대상에서 설교하는 이용식 원로목사를 외면한 채 왼쪽 강대상에서 마이크도 없이 설교를 시작했다. 두 목사의 말이 동시에 교인들 앞에 울려 퍼졌다. 김성태 목사를 나무라는 교인들이 있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용식 원로목사가 설교를 마칠 때까지 준비한 원고를 계속 읽어 내려갔다. 축도 시간에도 똑같은 풍경이 연출됐다. 

담임목사 자질 시비로 2010년부터 지금까지 내홍을 겪고 있는 청량리중앙교회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루한 공방을 반복하던 중 법원이 올해 8월 김성태 목사가 낸 '예배 방해 등 금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하면서 다시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담임목사 자질 시비로
반복되는 교회 분쟁
교인들 권고 사임안 가결해
노회 제출, 노회는 손 놔

기나긴 교회 분쟁 발단은 김성태 목사였다. 김 목사는 당회에서 반대하는 부목사를 '자기 사람'이라는 이유로 데려오고도 그들과 잘 지내지 못했다. 2010년에는 부목사에게 충성 서약을 요구하는가 하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엉뚱한 사람들을 불륜으로 몰아 내쫓으려 했다. 그뿐 아니라 △상품권 횡령 △주일예배 설교 표절 △일부 헌금 유용 등의 의혹도 제기됐다.

김성태 목사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싸움을 계속하던 청량리중앙교회는 목사 반대파 교인들의 결단으로 사태가 일단락됐다. 2011년 11월, 반대파 교인들은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아무 조건 없이 교회를 떠나 분립·개척했다. 지루한 법적 공방이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6년, 청량리중앙교회는 올해 또 한 차례 내홍을 겪고 있다. 지금 김성태 목사 반대편에 선 이들은 6년 전 김성태 목사를 지지한 교인들이다. 과거 김 목사에게 한 차례 기회를 주는 것으로 문제를 매듭지은 이들은, 6년이 지나도 김성태 목사의 행동이 개선되지 않자 결국 사임을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법원 판결로 청량리중앙교회는 또 한 번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올해 3월 12일, 청량리중앙교회는 공동의회를 열어 김성태 목사 사임 권고안을 통과시켰다. 예장통합 헌법에 따르면, 노회가 위임한 목사를 개교회가 해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것 때문에 교인들은 '권고 사임'이라는 방법을 택하고 투표를 진행했다. 김성태 담임목사 권고 사임안은 191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19표, 반대 68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김성태 담임목사와 함께 갈 수 없다고 판단한 교회는 '담임목사 권고 사임안'을 소속 노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청량리중앙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서울동노회는 '사고 노회'로 지정된 곳이다. 2016년부터 목사 안수 문제로 장로들과 목사들이 싸움을 거듭하며 정기노회는 물론 임시노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예장통합 총회는 수습전권위원회까지 만들어 서울동노회 일을 해결하려 하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소속 노회가 개교회 문제에 손을 놓았기 때문에 권고 사임안까지 통과시킨 교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인과 김성태 목사 사이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교인들은 더 이상 김성태 목사를 원하지 않는데, 김 목사는 여전히 청량리중앙교회 담임목사로서 지위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회원 A 장로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김성태 목사에게 이런저런 방법을 제시했다. 어차피 교회가 담임목사를 내쫓을 수는 없으니, 선교사로 가면 지원해 주겠다고도 했고, 그게 아니면 전별금이라도 챙겨 주겠다고까지 제안했는데 김 목사가 모두 거절했다. 자기는 교인 한 명 남아 있을 때까지 교회를 지키겠다 하더라"고 말했다.

법원 "김성태는 청량리중앙교회 위임목사"
예장통합 교단 헌법에 따라 판결

대다수 교인이 김성태 목사를 반대하고 있지만 김 목사는 교회를 떠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목사는 공동의회에서 권고 사임안이 통과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4월 28일, 법원에 '예배 방해 등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목사는 △청량리중앙교회의 당회장으로서의 직무를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 △청량리중앙교회 내에서 김성태 목사가 집례하는 예배와 설교를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 △교회 건물 및 구내에서 김성태 목사가 아닌 자가 주관하는 예배 행위 △김성태 담임목사 명의 없이 청량리중앙교회 명의로 주보를 발행하는 행위 등 4가지를 금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법원 판결이 있기까지 교인들과 김성태 목사는 함께 주일예배에 임했다. 이미 공동의회에서 권고 사임안을 가결한 뒤였지만 김성태 목사는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 불편한 동거가 계속됐다. 김 목사는 자신을 지지하는 소수 교인과 함께 끝까지 예배당을 지켰다.

기다림 끝에 법원은 8월 31일, 김성태 목사가 요구한 4가지 중 1가지만 인용했다. "청량리중앙교회 내에서 김성태 목사가 집례하는 예배와 설교를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결정한 것이다.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법원은 공동의회에서 권고 사임안을 통과했다고 해서 바로 위임목사직을 잃는 것은 아니라 설명했다. 예장통합 교단 헌법상, 개교회 공동의회에서 위임목사를 해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청량리중앙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교단 헌법이 중요하게 작용한 셈이다.

결정문에는 "교단 헌법은 제35조에서 목사가 교회에서 불미스러운 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될 때에는 당회 및 공동의회의 결의에 의하여 시무 사임 권고를 상급 노회에 건의할 수 있도록 규정할 뿐, 지교회 당회나 공동의회에서 위임목사를 해임하거나 권한을 정지할 수 있는 근거를 두지 않고 있다"고 나온다.

공동의회에서 권고 사임안이 통과된 3월 12일부터 청량리중앙교회 주일예배 설교는 이용식 원로목사, 부목사, 외부에서 초청한 목사가 번갈아 가며 맡고 있었다. 이용식 원로목사를 대리당회장으로 세워 열린 3월 5일 당회에서 '3월 12일부터 당회가 예배를 주관하되 당회 서기와 예배부장에게 맡겨서 처리하도록 한다'는 안건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교인 의사 반하는 판결에
교인들 '노회 탈퇴, 김성태 해임' 결의

청량리중앙교회 교인들은 9월 10일 주일예배 후 교인 총회를 한 차례 더 소집했다. 언제까지 노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교단에 속해 있는 이상 사회 법정에서도 교단 헌법에 근거한 판단을 내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교인들은 이 자리에서 소속 노회 변경을 결의하고 김성태 목사 위임 해지를 결의했다. 먼저 노회 소속 변경 건은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어 김성태 목사 해임안을 무기명 비밀 투표에 부쳤다. 170명 출석에 찬성 158표 반대 11표 무효 1표로 가결됐다

B 집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소속 노회 변경이 곧 교단 탈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인 대다수가 더 이상 김성태 목사와 함께 갈 수 없다고 의사를 표명해 노회에 처리해 달라고 안건을 올렸는데, 목사에게만 유리한 교단 헌법과 손을 놓고 있는 노회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청량리중앙교회는 빠른 시일 내에 노회 탈퇴와 김성태 목사 위임 해지를 예장통합 교단지 <한국기독공보>에 공고할 예정이다. A 장로는 "교회가 정상화할 때까지는 노회에 가입하지 않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양쪽의 충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목사 부임 당시 1,000여 명이던 출석 교인은 현재 200명 이하로 줄었고, 남은 교인 대다수는 김 목사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회와 교단이 손을 놓은 사이 교세는 줄고 30~40년 다닌 교인들만 남아 교회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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