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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위원회 부결한 장개위, 동성애대책위원회는 신설

감리회 장정 개정 공청회 △편법 세습 금지법 △사회신경 조문 신설 논의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7.09.13  11: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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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가 10월 열리는 입법의회를 앞두고 9월 12일 서울 종교교회(최이우 목사)에서 장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장정개정위원회(장개위·김한구 위원장) 주최로 열린 이날 공청회에는 교단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해 의견을 제시했다. 공청회는 장개위가 자체 심의를 거쳐 통과시킨 안건에 한해 감리회 구성원의 의견을 듣는 자리다.

김한구 위원장은 공청회 시작 전 열린 예배에서, 감리회가 2년마다 입법의회에서 교리와장정을 개정하는데 이 과정이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과정이 생산적이고 기능적으로 잘 진행되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다. 사전에 엄청난 양의 개정안을 내면 그걸 장개위가 다 심사한다. 개정안을 제시하기 전에 판단을 잘하고 올려야 하는데 2년 전에 부결된 걸 또 올린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사회신경 조문 정리에 새롭게 삽입되는 '출산 장려 운동' 관련 문구 △변칙 세습 방지법 △동성애대책위원회 신설과 관련한 안건에 관심을 보였다.

감리회 장개위가 9월 12일 서울 종교교회에서 장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출산 장려 운동'을 신앙고백에?
"여성 억압하는 문구" 반발

장개위는 감리회 신앙고백 '사회신경'에 출산과 관련한 새로운 조항을 넣겠다고 발표했다. 사회신경 '가정과 성, 인구정책' 부분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일부일처의 결혼의 신성함을 믿으며 출산 장려 운동에 앞장선다"는 문구를 넣겠다고 했다.

공청회 현장에서 최소영 목사(감리교여성연대)는, 이 문구가 여성이 죄책감을 갖게 하고 여성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작년 건의안심사위원회에서 통과한 모성 보호 정책 연구안에 대한 후속 조치도 없이 출산 장려 운동에 앞장선다고 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원인 파악이 필요한데 무조건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하면,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을 신앙 없는 사람이라 정죄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고 말했다.

장개위는 동성애대책위원회를 신설하겠다는 안건도 올렸다. 장개위는 "이슬람교 및 사이비 이단 종교의 대처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본부에 설치된 바 동성애·동성혼을 합법화하는 '차별금지법'이 국회 통과를 추진하는 현실에 강력 대처하기 위한 '동성애대책특별위원회'를 신설하는 제도를 도입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동성애대책위원회가 하는 일은 '성 평등 저지 법안 도입 및 양성평등 지지 법안 개정'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장개위는 감리교여성연대가 제출한 '양성평등 개정안'을 일괄 부결했다. 감리회 내 여성 구성원들이 △교회 내 성폭력 특별법 제정 △양성평등특별위원회 설치 △목회자 성 윤리 강령 제정 △진급 과정에서 양성평등 및 성폭력 예방 교육 필수 이수 등을 제안했지만 장개위는 공청회에서 의논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김순영 목사(전국여교역자회 회장)는 이 안건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양성평등은 동성애대책위원회에서 논의할 게 아니라 따로 떼어서 양성평등위원회를 신설해야 하는 사안이다. 감리회가 100만 전도 운동을 하고 있는데 다 알다시피 얼마 전 감리회 목사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100만 전도 운동하기 어렵다. 많은 목사가 자신이 하는 말이 성차별 혹은 성폭력에 해당하는지 모른다. 교육을 안 받아서 그런 것 같다. 사회는 양성평등을 명료하게 얘기하고 있는데 우리 감리회가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같다. 총회 산하에 양성평등위원회를 신설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변칙 세습 금지법 상정해
편법·탈법 세습 금지 노린다

감리회는 2012년 한국교회에서 처음으로 담임 목회 세습방지법을 제정했다. 이미 감리회 내 금란교회(김홍도 원로목사·김정민 담임목사)와 광림교회(김선도 원로목사·김정석 담임목사)가 '부자 세습'을 마친 상황이었지만 앞으로 일어날 세습을 막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세습'이 주는 사회적 파장과 한국교회 전체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만든 법이었다. 하지만 법을 제정하고도 교묘하게 규정을 피해 일어나는 변칙 세습까지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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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피하는 목사들은 '징검다리 세습'을 시행했다. 아버지 목사가 아들 목사에게 바로 담임목사직을 물려주는 게 아니라 둘 사이에 다른 사람을 임명했다가 1~2년 만에 아들 목사가 후임으로 부임하는 방식이다. 임마누엘교회 김국도 원로목사는 이 방법으로 아들 김정국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세습했다. 앞서 제정한 세습방지법에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안 감리회는 2015년 일명 '징검다리 세습'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이번 32회 입법의회에 상정될 '변칙 세습 금지법'은 1·2차 세습방지법으로도 막지 못한 또 다른 유형의 세습을 막기 위한 법안이다. 합병 세습, 교차 세습 등을 막기 위해 "은퇴하는 목사가 교회를 분립 또는 통합하여 그의 자녀 또는 배우자를 분립·통합하는 교회의 담임자로 파송하는 편법을 악용하는 현실을 차단"하기 위해 제안한 법이다.

감리회에서는 세습과 관련한 세 번째 법안이 상정된 셈이다. 이 법안은 우여곡절 끝에 장개위에서 가결됐다. 장개위 김한구 위원장은 입법의회에서 또 한 차례 세습을 논의하는 데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김 위원장은 "'세습', '세습' 하는데 이 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아들에게 재산까지 물려주는 건 아니지 않나. 이번에 상정하는 법안은 변칙 세습 방지법인데, 공청회에서 한번 의견을 들어 보고 참고하려고 한다. 세습 관련 법이 계속 상정되는데, 법에 그렇게 많은 단서와 벌칙 조항을 두면 법이 아니라 누더기가 돼 버린다. 대외적으로 다른 교파에서 보면 모양새가 우스워진다"고 말했다.

김교석 목사(덕교교회)는 다양한 단서를 달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교회를 합병해 담임목사직을 물려주는 M&A 세습, 목회지를 로테이션해 물려주는 쓰리 쿠션 세습, 비슷한 규모의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을 맞바꾸는 교차 세습 등 변칙 방법이 다양하다. 장정에 이 방법을 다 넣자면 너무 길어진다. 그냥 '어떠한 경우에도 세습을 금한다'고 명시하고 예시를 들자. 이렇게 하면 매번 변칙 세습 문제 생길 때마다 장정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장개위는 공청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후 사안별로 정리해 이를 장정 개정안에 반영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장개위는 이외에도 △대학원생 교회 실습 필수 과목 지정 △무고죄 신설해 고소·고발 남발 방지 △복권 후 범과 재발 시 가중처벌 △연회 경계 개정 건 등을 입법의회에 상정했다.

장개위가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 전부를 받아들여 장정 개정안에 반영하는 건 아니다. 공청회는 장개위가 입법의회에 상정하기로 가결한 안건에 대해 감리회 구성원의 의견을 듣는 성격이 더 크다. 이 자리에서 나온 제안은 사안에 따라 문서로 작성돼 장개위에 전달하거나, 추후 개정안 문구를 확정할 때 장개위가 참고할 예정이다.

장개위는 9월 14일 오후 2시 대전 하늘정원교회(최승호 목사)에서 한 차례 더 공청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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