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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과학 반박하는 화석 증거는 차고 넘쳐

[창조과학 연속 기고⑧] 인간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김준홍   기사승인 2017.09.10  09: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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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장관으로 지명된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가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에 창조과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국 과학의 건강성을 담보할 대안을 모색하는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창조과학 연속 기고'라는 제목으로 연재 중인 글들을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창조과학의 후신인 지적설계론은 모든 생물은 지적인 존재, 즉 신이 설계하여 과거 여러 시점에서 드문드문 갑자기 나타났다고 주장한다.1)  예컨대 물고기는 처음부터 지느러미를 갖고 있었고 새는 처음부터 깃털과 부리와 날개를 갖고 있었다는 식이다. 화석 증거를 보면 그와 비슷한 형태를 지닌 조상이 없는데 새로운 생물 종은 갑자기 출현하며, 그 이후에 나타나는 화석들은 초기 화석의 변이이거나 매우 비슷한 형태일 것이라고 그들은 '예측'한다.

다른 종의 진화사를 통해서도 이를 충분히 반박할 수 있지만, 아마도 진화생물학자가 아닌 독자들에겐 인간의 진화사를 통한 반박만큼 크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어디서 갑자기 등장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침팬지 및 다른 영장류와 공통 조상을 공유하며, 가장 최근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분기하였을 때에는 현대인보다 유인원에 훨씬 가까운 존재였다.

현재 인간이 지닌 형질 중에서 다른 영장류 종들과 공통 조상을 공유함을 보여 주는 형질이 너무나도 많다. 그렇기에 신의 위대함을 보여 주기 위해서 분류학을 연구했던 카를 폰 린네(Carl von Linné)조차도 인간을 영장류 목으로 분류했다. 인간의 손을 보자. 인간의 손에는 손톱과 지문이 있으며, 손으로 무언가를 쥘 수 있다. 이는 거의 대부분의 영장류와 공유하는 형질이다. 그 이유는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 조상들이 모두 나무에서 생활했기 때문이며, 수생 생활에서 나뭇가지를 쥐고 미끄러지지 않는 것은 삶과 죽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입체 시각이 가능한 눈과 삼원색을 구분할 수 있는 시력도 영장류 조상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나무에서 다른 나무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거리 측정이 정확해야 하며, 저 멀리 달려 있는 과일이 익은 과일인지 확인하려면 좋은 시력이 필요하다. 인간의 고유한 특징으로 여겨지는 두발 걷기조차도 무게중심이 뒤쪽에 있는 영장류 조상을 가정하지 않고는 진화를 설명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다른 영장류와 다른 인간의 고유한 특징은 언제 어떻게 진화하게 되었을까. 이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화석 발굴에 대한 약간의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 1960년대에 본격적으로 고인류학 발굴이 시작되었을 때에는 오래된 호미닌 화석을 두 손으로 꼽을 수 있었지만,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발견된 호미닌 화석은 2,000개체가 넘는다. 아직 각 화석종 간의 진화 과정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인 인류 진화사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는 숫자가 되었다.

생물인류학에서 인간을 다른 유인원과 구분하는 특징으로 꼽는 것은 크게 다섯 가지가 있다. 두발 걷기, 인간의 큰 두뇌, 치아 구조, 천천히 자라는 성장기, 복잡한 문화의 존재 및 대부분의 문화 변이가 언어로 전달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모든 형질은 침팬지와의 공통 조상이 존재했던 600만 년 전에 갑자기 등장하지 않았으며 인류 진화사 내내 서서히 혹은 모자이크적으로 등장하였다. 예를 들어, 두발 걷기는 공통 조상으로부터 분기한 이후에 즉시 나타난 형질이지만 두뇌가 커지고 성장기가 느려진 것은 호모 속이 등장한 200만 년 전 이후에 일어났다. 인류의 문화의 복잡성이 가속화된 것은 더욱더 최근의 일로, 길게 잡아야 5만 년 전부터 일어난 일이다. 알타미라동굴 벽화, 비너스상, 화덕과 지붕이 있는 주거지, 무늬가 들어간 석기 등은 모두 5만 년 전 이후에 등장한 호모사피엔스의 유적이다.

정리하자. 지적설계론에서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영장류 조상부터 현대 인류까지 점진적, 모자이크적 진화가 일어났다는 화석 증거는 차고 넘친다. 박성진 후보자가 헌신한 창조과학은 그 후신인 지적설계론보다 더욱 반과학적이다. 자연적인 과정이 아닌 어떤 창조자를 가정하는 본질적인 면에서는 다르지 않더라도 말이다. 지적설계론은 적어도 화석이 과거에 존재했던 생물의 흔적이라는 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생물이 죽고 나서 화석, 즉 뼈가 아닌 뼈의 모양을 한 돌이 되기까지는 적어도 3만 년에서 5만 년이 걸린다. 6,000년은 화석조차 만들어지기에 짧은 시간이다.

*출처: [창조과학 연속 기고 - 8] 인간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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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홍 /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연구원, 생물인류학자, 유전자-문화 공진화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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