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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교회 이공계 엘리트가 전파한 창조과학

[창조과학 연속 기고⑦] 창조과학, 대중을 탐하다② 엘리트·대중

박준우   기사승인 2017.09.09  00: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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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장관으로 지명된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가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에 창조과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국 과학의 건강성을 담보할 대안을 모색하는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창조과학 연속 기고'라는 제목으로 연재 중인 글들을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한인 교회의 이공계 엘리트, 창조과학을 수입해 오다

박정희 정권의 해외 과학자 유치 사업으로부터 시작하여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과학기술 인력이 한국으로 지속적으로 귀국하게 되는데, 이는 미국에서 한창 성행하던 창조과학 운동을 한국에 들여놓는 계기가 된다. 한국창조과학회의 초대 회장인 김영길 박사 또한 미국으로 유학을 가 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에서 일하다가 귀국한 인물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의 간증의 여러 부분에서 어떻게 창조과학이 미국의 한인 교회를 거쳐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는지 잘 드러난다. 그의 간증에서 김영길이 재미 교포의 네트워킹 장소이며 미국 개신교계와 한국 개신교계가 맞닿는 한인 교회라는 공간에서 <리더스다이제스트>라는 대중매체를 통해서 창조과학 운동을 접했다는 점이 드러나고, 뒤이어 대형 대중 집회인 '80 세계 복음화 대성회' 또한 창조과학회의 설립 계기로 재확인된다.1)

한국창조과학회 설립 초기에는 한국 CCC 설립자인 김준곤 목사의 후원에 힘입어 학회 사무실도 마련한다. 한국창조과학회 측 자료에서 공산권 및 이슬람권 선교에 있어 창조과학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과 연결 지어 보면,2) 이는 '민족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를 위한 정치적 영향력을 중시한 당시 한국 개신교와 연관이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한국의 창조과학 운동은 교회 내의 창조과학 교육, 교과서에 창조론을 넣으려는 시도, 대중매체를 통한 논쟁 제기 등을 통해 공적 영역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1990년에는 이화여대 생물학과 이양림 교수와 서울과학고 이광원 교사가 창조과학적 관점에서 집필한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가 문교부의 검정에서 불합격하자 이에 반발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사건이 있었다.3) 놀랍게도 한국창조과학회는 현직 초·중·고 교사를 위한 연수 기관으로 지정된 적이 있다.4) 1988년에는 KBS에서 창조론자들과 진화론자들이 주제 발표를 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하였으며,5) 1991년에는 <과학동아>에 '진화냐 창조냐'를 주제로 한국의 창조론자들의 주장과 그에 대한 반박이 같이 실리기도 했다.6)

이러한 교육계 및 언론을 통한 일련의 '창조과학화' 시도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 개신교계가 가진 '엘리트적 계몽자'적 자세의 연장선상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복음화', 즉 개신교로의 계몽을 이끄는 한국의 개신교 엘리트 과학기술자들에게 창조과학은 "과학을 우상시하는 현대인들에게 과학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를 증거하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영광을 돌리는 '외치는 자의 삶'으로 쓰임받"기 위해 효과적인 도구였던 것이다.7) 한국창조과학회를 설립한 이들이 대부분 미국 유학 출신의 이공계 엘리트임을 생각해 보면, 그들의 전공과 관련이 적은 진화론이나 지질학 등에 문제 제기하는 것은 이러한 엘리트적 자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8)

창조과학, 대안을 자처하며 대중을 노리다

창조과학 운동이 미국 유학파 이공계 엘리트와 한국 복음주의 개신교계의 신학적 특성과 결합하여 공적 영역에 진출한 과정 외에도, 일반 개신교인 대중이 어떻게 창조과학을 받아들이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이는 창조과학 운동이 지니는 종교적인 함의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창조과학회 전 회장인 이웅상 명지대학교 교목의 글에서 이를 찾아낼 수 있다.

"철저한 유물론적 사고로 세뇌된 이들에게 영적인 세계란 하나의 허황한 꿈과 같은 얘기일 뿐이며, 이러한 영원한 세계를 갈망할 필요도 없게 된다. 하나님의 독생자도 예수 그리스도도 별 의미 없게 되고 만다. 또한 이러한 철저한 유물론적 사고에 근거한 진화론적 사고는 인간의 도덕관념을 흐리게 한다. 궁극적으로 인간은 동물과 같은 조상에서 진화된 존재에 불과하며, 결국 동물과 같은 모든 행동을 할 수 있다고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가장 자유롭고 행복한 인간의 상태라고까지 미화하는 자들이 있지 않는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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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는 한국 복음주의 개신교의 이분법적 사고방식 외에도 과학적 유물론에 대한 반발, 초월적인 것에 대한 욕망, 그리고 기독교적 윤리에 대한 수호 의지 등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이는 기존 과학의 대안을 자처하는 자세로, 유사 과학의 일반적인 특성이다. 즉, 창조과학이 기존 과학을 비판하는 것에 '과학에 의한 인류의 진보'에 대한 회의가 담겨 있으며, 이런 대중이 가진 '영적인' 수요가 개신교에서는 창조과학 운동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안'을 표방하며 대중적 확산력을 가진 유사 과학 운동은 여럿 있었지만, 한국의 창조과학 운동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주류 집단 중 하나인 개신교계를 기반으로 하기에 과학 대중화의 측면에서 심각하게 고찰해야 할 현상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왜 믿냐'의 단순한 계몽적 자세로만 접근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출처: [창조과학 연속 기고 - 7] 창조과학, 대중을 탐하다(2): 엘리트, 대중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홈페이지 바로 가기

박준우 /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창조과학 강연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20대가 된 지금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각주

1) 김경수. "김영길 박사 간증". 크리스천웹진소리, 2011.05.23. 웹페이지. 2017.08.30 접근.
2) 김영길, 조덕영, "한국에서의 창조론 운동의 회고와 전망", 한국창조과학회. 2004.07.26. 웹페이지. 2017.08.30 접근.
3) "진화론은 가설…창조론도 수용을" 고교 생물교과서 검정 못받자 소송. <한겨레>. 1990년 2월 8일: 9.
4) 양봉식, "창조과학회, 교사 대상 겨울방학 연수", <교회와신앙>. 한국교회문화사, 2006.12.18. 웹페이지. 2017.08.30. 접근.
5) "TV 심포지엄". <동아일보>. 1988년 4월 2일: 13.
6) "<과학동아> 8월호 '난기류 휘말린 지구' '진화냐 창조냐 II' 등 특집". <동아일보>. 1991년 8월 1일: 15.
7) 김영길, "'과학' 할수록 '창조의 신비' 몰입". <경향신문>. 1993년 5월 8일: 15.
8) 김윤성, 신재식, 장대익, <종교전쟁>. 사이언스북스, 2009. 433.
9) 이웅상, "'무'에서 '유' 창조한 하나님 강조되어야". <순복음가족신문>. 2002.07.28. 웹페이지. 2017.08.30.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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